[뉴스 더하기] ‘대전 0시 축제’ 부활…심쿵도시 될까?

입력 2023.03.21 (19:26) 수정 2023.03.21 (20: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0시 축제', 어렴풋이 기억하는 대전시민도 계실 겁니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 2009년, 당시 대전 동구청장으로 재임하면서 추진했던 축젠데요.

대전역 인근에서 0시, 그러니까 자정에 열리는 축제로 대전 축제 사상 처음으로 방문객 20만 명을 넘었습니다.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 열차. 대전발 0시 50분."]

앞서 들으신 노래, 1950년대 후반에 발표돼 인기를 끌었던 대중가요죠.

'대전 블루스'의 이 가사에서 0시 축제의 영감을 얻은 건데요.

2009년 당시, 0시 축제는 1960년대와 70년대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축제장을 꾸미고 다양한 부대 행사를 마련해 사람들의 발길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0시 축제'는 1회로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당시 이장우 동구청장이 이듬해 지방선거에 낙선했기 때문인데요.

성공적인 첫 축제를 시작으로 점차 규모를 키워나가려던 계획까지 심혈을 기울였던 축제.

그래서 그런 걸까요?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해 부임 직후 '0시 축제'의 부활을 강하게 피력했고요.

이후 추진에 급물살을 타면서 올해 '0시 축제'가 다가오는 8월, 14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됐습니다.

축제 준비에도 탄력이 붙고 있습니다.

먼저 다음 달 2일까지는 0시 축제의 비전과 특색을 담은 15글자 이내 선전 구호를 공모하는데요.

최우수작은 축제 홍보물에 활용되고, 당선자에게 50만 원 상당의 상품을 지급합니다.

오늘 0시 축제 교통대책협의회도 출범했습니다.

대전시는 축제 기간, 축제장 근처 중앙로 일대 교통을 전면 통제할 예정인데요.

협의회는 이에 따른 버스 노선 조정이나 지하철 운행 시간 연장, 우회 도로 확보 같은 교통 대책을 마련합니다.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는 축제 윤곽, 그렇다면 대전시가 지향하는 올해 0시 축제의 차별점은 뭘까요?

[전효진/대전시 관광진흥과 관광축제팀장 : "프로그램은 퍼레이드랑 길거리 문화예술 공연이 주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여름에 휴가철 때 바닷가로 휴가를 가는 게 아니고 도심 속으로 휴가를 올 수 있도록, 아무래도 여름에 축제가 흔하지 않다 보니까…."]

0시 축제를 두고 전문가들의 우려와 조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0시 축제 연구 용역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핵심 콘텐츠가 7가지, 세부 프로그램 47개였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축제의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고, 타 축제와 구별되는 특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앞으로 남은 기간, 중요한 건 뭘까요?

[오훈성/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 : "특정 거리에 특정 공연으로 가면, 결국 '0시 축제'가 갖고 있는 어떤 정체성이나 나아갈 방향이 여타 축제와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공간보다는 (0시라는) 시간에 대한 그런 고민을 더 많이 하는 게…."]

여기에 대전시 관계자는 "지난해 연구 용역은 콘텐츠를 최대한 많이 발굴한 것이고, 그걸 모두 가져가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고요.

"현재 축제 대행 업체 입찰 중으로 축제에서 실제로 시행할 콘텐츠는 업체가 정해진 뒤에 확정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지난달 일본 삿포로 눈축제를 방문해 "대전 0시 축제를 세계 4대 축제의 반열에 올리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던 이장우 대전시장.

앞으로 축제까지 5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 민선 8기 대전시가 기획한 0시 축제의 성패가 갈릴 텐데요.

오랫동안 대전을 따라다닌 꼬리표, '재미없는 도시'라는 오명을 벗겨줄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더하기] ‘대전 0시 축제’ 부활…심쿵도시 될까?
    • 입력 2023-03-21 19:26:16
    • 수정2023-03-21 20:02:55
    뉴스7(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0시 축제', 어렴풋이 기억하는 대전시민도 계실 겁니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 2009년, 당시 대전 동구청장으로 재임하면서 추진했던 축젠데요.

대전역 인근에서 0시, 그러니까 자정에 열리는 축제로 대전 축제 사상 처음으로 방문객 20만 명을 넘었습니다.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 열차. 대전발 0시 50분."]

앞서 들으신 노래, 1950년대 후반에 발표돼 인기를 끌었던 대중가요죠.

'대전 블루스'의 이 가사에서 0시 축제의 영감을 얻은 건데요.

2009년 당시, 0시 축제는 1960년대와 70년대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축제장을 꾸미고 다양한 부대 행사를 마련해 사람들의 발길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0시 축제'는 1회로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당시 이장우 동구청장이 이듬해 지방선거에 낙선했기 때문인데요.

성공적인 첫 축제를 시작으로 점차 규모를 키워나가려던 계획까지 심혈을 기울였던 축제.

그래서 그런 걸까요?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해 부임 직후 '0시 축제'의 부활을 강하게 피력했고요.

이후 추진에 급물살을 타면서 올해 '0시 축제'가 다가오는 8월, 14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됐습니다.

축제 준비에도 탄력이 붙고 있습니다.

먼저 다음 달 2일까지는 0시 축제의 비전과 특색을 담은 15글자 이내 선전 구호를 공모하는데요.

최우수작은 축제 홍보물에 활용되고, 당선자에게 50만 원 상당의 상품을 지급합니다.

오늘 0시 축제 교통대책협의회도 출범했습니다.

대전시는 축제 기간, 축제장 근처 중앙로 일대 교통을 전면 통제할 예정인데요.

협의회는 이에 따른 버스 노선 조정이나 지하철 운행 시간 연장, 우회 도로 확보 같은 교통 대책을 마련합니다.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는 축제 윤곽, 그렇다면 대전시가 지향하는 올해 0시 축제의 차별점은 뭘까요?

[전효진/대전시 관광진흥과 관광축제팀장 : "프로그램은 퍼레이드랑 길거리 문화예술 공연이 주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여름에 휴가철 때 바닷가로 휴가를 가는 게 아니고 도심 속으로 휴가를 올 수 있도록, 아무래도 여름에 축제가 흔하지 않다 보니까…."]

0시 축제를 두고 전문가들의 우려와 조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0시 축제 연구 용역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핵심 콘텐츠가 7가지, 세부 프로그램 47개였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축제의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고, 타 축제와 구별되는 특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앞으로 남은 기간, 중요한 건 뭘까요?

[오훈성/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 : "특정 거리에 특정 공연으로 가면, 결국 '0시 축제'가 갖고 있는 어떤 정체성이나 나아갈 방향이 여타 축제와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공간보다는 (0시라는) 시간에 대한 그런 고민을 더 많이 하는 게…."]

여기에 대전시 관계자는 "지난해 연구 용역은 콘텐츠를 최대한 많이 발굴한 것이고, 그걸 모두 가져가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고요.

"현재 축제 대행 업체 입찰 중으로 축제에서 실제로 시행할 콘텐츠는 업체가 정해진 뒤에 확정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지난달 일본 삿포로 눈축제를 방문해 "대전 0시 축제를 세계 4대 축제의 반열에 올리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던 이장우 대전시장.

앞으로 축제까지 5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 민선 8기 대전시가 기획한 0시 축제의 성패가 갈릴 텐데요.

오랫동안 대전을 따라다닌 꼬리표, '재미없는 도시'라는 오명을 벗겨줄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대전-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