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해외로’…‘선진지 견학’ 효과 있을까?

입력 2023.03.21 (21:32) 수정 2023.03.21 (21: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태권브이 공원' 조성에 나선 황인홍 무주군수가 최근 직원들과 함께 프랑스로 연수를 떠났습니다.

대형 로봇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한 해외 사례를 배우겠단 건데요.

공직 사회의 잇단 해외 연수.

얼마나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무주군이 2천25년 완공을 목표로 한 '태권브이 공원'.

백92억 원을 들여 움직이는 로봇과 디지털 체험 시설 등을 세워, 태권도를 매개로 관광 활성화를 하겠단 목표입니다.

'랜드마크' 계획까지 발표한 가운데, 황인홍 군수와 담당 공무원들이 최근 '선진지 견학'을 명분 삼아 프랑스로 연수를 떠났습니다.

["(군수님 계신가요?) 군수님은 출장 중이시고."]

황 군수를 포함해 5명이 현지를 다녀오는 데 드는 비용은 3천2백여만 원.

한 사람당 6백만 원이 넘습니다.

대형 로봇 조형물로 유명한 낭트의 '섬의 기계들'을 벤치마킹하겠단 게 핵심인데, 세부 일정을 보면 의아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해당 공원을 제외하면 실제 답사가 이뤄지는 사흘 내내 브르타뉴 공국의 성과 시장 등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낭트를 찾는 여행객이면 누구나 들르는 대표 관광 코스입니다.

마지막 날 파리를 관광한 뒤 돌아오는 4박 6일 일정.

무주군은 로봇 공원과 주변 관광 자원의 연계 사례를 배우려는 것이라며, 일정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합니다.

[무주군 관계자/음성변조 : "관광이나 이런 건 생각도 못 했어요. 작년에 계획했던 거고. 조금 여유 있는 시기를 맞춰서…."]

폐부품을 모아 만든 로봇을 활용해 문 닫은 조선소를 '도시 재생'한 대표 사례로 꼽히는 '섬의 기계들'.

빈터에 새 로봇을 중심으로 관광객을 유도하겠단 무주군의 계획과 부합하는지 의문이 남습니다.

또 둘째 날 기관 방문을 제외하면, 전문가 만남이나 교육 일정이 없어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큽니다.

[이창엽/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 : "(선심성 관광이 될까)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건 맞습니다. 지자체 살림살이로 보면 대단히 큰 비용을 지불하는 거고 주민들의 이익에 돌아와야 되는데…."]

이미 사업을 정해놓고 꿰맞추기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공무 해외연수.

주민들의 따가운 시선 속에 구태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그래픽:전현정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해외로, 해외로’…‘선진지 견학’ 효과 있을까?
    • 입력 2023-03-21 21:32:48
    • 수정2023-03-21 21:56:34
    뉴스9(전주)
[앵커]

'태권브이 공원' 조성에 나선 황인홍 무주군수가 최근 직원들과 함께 프랑스로 연수를 떠났습니다.

대형 로봇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한 해외 사례를 배우겠단 건데요.

공직 사회의 잇단 해외 연수.

얼마나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무주군이 2천25년 완공을 목표로 한 '태권브이 공원'.

백92억 원을 들여 움직이는 로봇과 디지털 체험 시설 등을 세워, 태권도를 매개로 관광 활성화를 하겠단 목표입니다.

'랜드마크' 계획까지 발표한 가운데, 황인홍 군수와 담당 공무원들이 최근 '선진지 견학'을 명분 삼아 프랑스로 연수를 떠났습니다.

["(군수님 계신가요?) 군수님은 출장 중이시고."]

황 군수를 포함해 5명이 현지를 다녀오는 데 드는 비용은 3천2백여만 원.

한 사람당 6백만 원이 넘습니다.

대형 로봇 조형물로 유명한 낭트의 '섬의 기계들'을 벤치마킹하겠단 게 핵심인데, 세부 일정을 보면 의아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해당 공원을 제외하면 실제 답사가 이뤄지는 사흘 내내 브르타뉴 공국의 성과 시장 등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낭트를 찾는 여행객이면 누구나 들르는 대표 관광 코스입니다.

마지막 날 파리를 관광한 뒤 돌아오는 4박 6일 일정.

무주군은 로봇 공원과 주변 관광 자원의 연계 사례를 배우려는 것이라며, 일정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합니다.

[무주군 관계자/음성변조 : "관광이나 이런 건 생각도 못 했어요. 작년에 계획했던 거고. 조금 여유 있는 시기를 맞춰서…."]

폐부품을 모아 만든 로봇을 활용해 문 닫은 조선소를 '도시 재생'한 대표 사례로 꼽히는 '섬의 기계들'.

빈터에 새 로봇을 중심으로 관광객을 유도하겠단 무주군의 계획과 부합하는지 의문이 남습니다.

또 둘째 날 기관 방문을 제외하면, 전문가 만남이나 교육 일정이 없어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큽니다.

[이창엽/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 : "(선심성 관광이 될까)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건 맞습니다. 지자체 살림살이로 보면 대단히 큰 비용을 지불하는 거고 주민들의 이익에 돌아와야 되는데…."]

이미 사업을 정해놓고 꿰맞추기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공무 해외연수.

주민들의 따가운 시선 속에 구태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그래픽:전현정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전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