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호한도 1억 원 이상으로…“부담만 늘 수도”

입력 2023.03.21 (21:35) 수정 2023.03.2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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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이 파산한 뒤 우리 나라에서도 은행 파산 같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예금자들을 더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지금 5천만 원인 보호 한도를 우리 경제 수준에 맞게 높이자는 이야기입니다.

서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은행이 파산하면 우리나라에선 예금과 이자를 합쳐 5천만 원까지만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2001년 정해진 기준인데, 22년 만에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이후 미국과 비교해 우리의 예금 보호 수준이 너무 낮다는 지적 때문입니다.

예금보호 상한이 우리 돈 3억 2천만 원이 넘는 미국도 더 높이려 하고 있고, 유럽은 1억 3~4천만 원, 일본도 거의 1억 원입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보호 한도에 우리나라에서 보호 받지 못하는 예금 규모는 1,500조 원으로, 전체 예금액의 절반이 넘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한도를 1억 원 이상으로 높이고, 경제 위기처럼 긴급할 땐 예금 전액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의힘도 우리 경제규모를 감안해 현행 예금 보호 한도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 "화폐가치라든가 그동안의 물가 인상률을 비교해 보았을 때, 현실화 측면과 편의성 등을 고려했을 때 금융소비자들에게는 환영할만한 정책이라고 봅니다."]

다만 신중론도 적지 않습니다.

보호 한도를 높이면 이자를 더 많이 주는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예금이 쏠릴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속한 금융사들은 고위험 대출 비중이 높은 만큼 금융 안정을 위협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 예금보호 규모가 커지면 보험료를 더 내야 해 금융 소비자 부담도 늘어납니다.

[황세운/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보험료는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금 또는 적금에 적용되는 금리가 아주 미세하게 낮아지는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할 수 있죠."]

다만, 지금의 5천만 원 한도로도 예금자의 98%를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실제 위기가 왔을 때 상황을 악화시키는 건 보호받지 못하는 2%라는 반론이 있습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

촬영기자:한규석/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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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금보호한도 1억 원 이상으로…“부담만 늘 수도”
    • 입력 2023-03-21 21:35:30
    • 수정2023-03-21 22: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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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이 파산한 뒤 우리 나라에서도 은행 파산 같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예금자들을 더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지금 5천만 원인 보호 한도를 우리 경제 수준에 맞게 높이자는 이야기입니다.

서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은행이 파산하면 우리나라에선 예금과 이자를 합쳐 5천만 원까지만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2001년 정해진 기준인데, 22년 만에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이후 미국과 비교해 우리의 예금 보호 수준이 너무 낮다는 지적 때문입니다.

예금보호 상한이 우리 돈 3억 2천만 원이 넘는 미국도 더 높이려 하고 있고, 유럽은 1억 3~4천만 원, 일본도 거의 1억 원입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보호 한도에 우리나라에서 보호 받지 못하는 예금 규모는 1,500조 원으로, 전체 예금액의 절반이 넘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한도를 1억 원 이상으로 높이고, 경제 위기처럼 긴급할 땐 예금 전액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의힘도 우리 경제규모를 감안해 현행 예금 보호 한도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 "화폐가치라든가 그동안의 물가 인상률을 비교해 보았을 때, 현실화 측면과 편의성 등을 고려했을 때 금융소비자들에게는 환영할만한 정책이라고 봅니다."]

다만 신중론도 적지 않습니다.

보호 한도를 높이면 이자를 더 많이 주는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예금이 쏠릴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속한 금융사들은 고위험 대출 비중이 높은 만큼 금융 안정을 위협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 예금보호 규모가 커지면 보험료를 더 내야 해 금융 소비자 부담도 늘어납니다.

[황세운/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보험료는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금 또는 적금에 적용되는 금리가 아주 미세하게 낮아지는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할 수 있죠."]

다만, 지금의 5천만 원 한도로도 예금자의 98%를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실제 위기가 왔을 때 상황을 악화시키는 건 보호받지 못하는 2%라는 반론이 있습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

촬영기자:한규석/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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