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위에서 내려와”…野, 6년 만에 외친 사연은?

입력 2023.03.2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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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오늘(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장에 섰습니다.

이들은 회견에서 "당 안팎의 의원과 지지자들 사이에 단결이 아닌 대립, 토론이 아닌 날 선 공격이 앞선 것 같아 참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우리는 늘 분열할 때 패배하고 단결할 때 승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내놓은 제안이 이른바 '2023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

"당의 단결과 화합을 바라는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들이 그릇된 행동을 하는 이들에게 '당장 버스에서 내려와'라며 소리쳐 주시기를 바란다"는 당부였습니다.

공동 제안자로는 우원식 김상희 김영주 김태년 등 민주당 4선 의원 10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7년 3월 ‘버스 위에서 내려와’ 운동을 제안하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2017년 3월 ‘버스 위에서 내려와’ 운동을 제안하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 2017년 '버스 위에서 내려와' 운동 제안

'2023'이 붙은 이유는 이 운동이 이미 2017년 3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등장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3선이던 우원식 의원은 "후보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지지자 그룹의 거친 모습과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면서 "분열의 언어를 쓰는 이들이 있으면 여러분이 나서서 '그렇게 하지 마라'고 외쳐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제안에는 민주당 국회의원 119명이 참여했습니다. 애초 서명 참여를 요청하지 않았던 당 지도부 2명(추미애 당시 대표, 우상호 당시 원내대표)을 제외한 전원입니다.

각 후보의 강성 지지자들이 '문자 폭탄'이나 '후원금 18원, 4(死)원' 등을 보내며 상대에 대한 공격에 나서자, 이를 자제해달라고 의원 모두가 나선 겁니다.

우 의원은 지난 15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이 운동을 최초 제안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제가 문재인 정부의 첫 해 원내대표를 했는데, 그때 우리가 소수 여당이었잖아요. 그래서 뭘 국회에서 통과를 시키려면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이런 데 협조를 받아야 돼요. 자유한국당은 안 도와주니까."

"그래서 탄핵을 같이했던 사람들, 그런 당의 도움을 받으러 찾아가고 그러면 우리 당 지지자들이 '왜 원내대표가 꼴도 보기 싫은 당 찾아가냐? 왜 거기 가서 고개 숙이냐? 왜 부탁하냐?' 그래가지고 과장하지 않고 하루에 (문자 메시지를) 7,000~8,000개씩 보냈어요"

6년의 세월이 흘러 시간이 흘러 민주당 중진들이 다시 "버스에서 내려오라"고 외친 대상은 '개딸(개혁의 딸)'들이 주축인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입니다.

이들은 주로 '비 이재명계' 인사들을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수박'으로 지칭하며 강도 높게 비판해 왔습니다.

■ 이재명 "버스에 올라타는 사람들이 있으면 끌어내야"

이재명 대표 역시 강성 지지자 설득을 위해 여러 차례 자제령을 내린 바가 있습니다.

지난 14일 당원들을 상대로 한 인터넷 방송에서 "버스에 올라타는 사람들이 있으면 끌어내야 한다"고 말한 겁니다.

"내년 총선에서 만약 나쁜 결과가 나면 지금도 이러는데, 입법부까지 넘어가는 경우가 발생하면 퇴행의 속도나 강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겁니다. 상상도 하기 싫은 상황이 실제 벌어지지 않게 하는 게 우리의 일이고, 그중에 제일 중요한 게 그 분열 갈등을 최소화하는 겁니다."

"버스에서 내려와야 해요. 그리고 버스에서 올라타는 사람들이 있으면 끌어내야 됩니다. 말려야 되죠. 민주적인 정당에서는 정당한 다양성이 생명이고 다양한 의견 표출이 가능하죠."

■ 인적 쇄신 등으로 '비명계 달래기' 박차

이 대표는 '개딸 자제령'과 동시에 인적 쇄신을 통한 '비명계 달래기'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실제 지명직 최고위원인 임선숙 최고위원은 오늘 울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사의를 갖고 있다. 오늘은 현장 최고위라 사의 표명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당직 개편이 있으면 편하게 카드로 활용하라고 말했다"고 했고,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 역시 "전체적으로 바뀌는 것 같은데, 적격인 후임자를 찾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면적 인적 쇄신 절차는 이미 시작됐는데 내부적으로는 통합을, 외부적으로는 당 쇄신 이미지를 표출할 수 있는 적격 인사 모색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으로 읽힙니다.

24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페이스북 캡처24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페이스북 캡처

■ 박용진 "개딸· 정치 훌리건과 헤어질 결심 해야"

'개딸'에 대해 '버스'에서 내리도록 설득하는 방향으로 당 내홍 수습에 나선 이재명 대표.

하지만 ' 자제령'을 넘어 아예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합니다.

비 이재명계로 꼽히는 박용진 의원은 오늘 SNS에 '개딸과 헤어질 결심'을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박 의원은 " 민주당의 총단합에 가장 큰 걸림돌이 내부를 공격하고, 분열을 선동하는 개딸이고 정치 훌리건"이라면서 " 그렇게 단일대오가 좋다면 '윤심 단일대오 깃발'이 나부끼는 국민의힘으로 가라"고 썼습니다.

또 " 증오와 혐오의 언어가 난무하는 당의 현실은 달라져야 한다"며 "해당 행위, 당을 분열시키는 이들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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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 위에서 내려와”…野, 6년 만에 외친 사연은?
    • 입력 2023-03-24 15:49:24
    취재K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오늘(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장에 섰습니다.

이들은 회견에서 "당 안팎의 의원과 지지자들 사이에 단결이 아닌 대립, 토론이 아닌 날 선 공격이 앞선 것 같아 참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우리는 늘 분열할 때 패배하고 단결할 때 승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내놓은 제안이 이른바 '2023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

"당의 단결과 화합을 바라는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들이 그릇된 행동을 하는 이들에게 '당장 버스에서 내려와'라며 소리쳐 주시기를 바란다"는 당부였습니다.

공동 제안자로는 우원식 김상희 김영주 김태년 등 민주당 4선 의원 10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7년 3월 ‘버스 위에서 내려와’ 운동을 제안하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 2017년 '버스 위에서 내려와' 운동 제안

'2023'이 붙은 이유는 이 운동이 이미 2017년 3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등장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3선이던 우원식 의원은 "후보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지지자 그룹의 거친 모습과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면서 "분열의 언어를 쓰는 이들이 있으면 여러분이 나서서 '그렇게 하지 마라'고 외쳐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제안에는 민주당 국회의원 119명이 참여했습니다. 애초 서명 참여를 요청하지 않았던 당 지도부 2명(추미애 당시 대표, 우상호 당시 원내대표)을 제외한 전원입니다.

각 후보의 강성 지지자들이 '문자 폭탄'이나 '후원금 18원, 4(死)원' 등을 보내며 상대에 대한 공격에 나서자, 이를 자제해달라고 의원 모두가 나선 겁니다.

우 의원은 지난 15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이 운동을 최초 제안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제가 문재인 정부의 첫 해 원내대표를 했는데, 그때 우리가 소수 여당이었잖아요. 그래서 뭘 국회에서 통과를 시키려면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이런 데 협조를 받아야 돼요. 자유한국당은 안 도와주니까."

"그래서 탄핵을 같이했던 사람들, 그런 당의 도움을 받으러 찾아가고 그러면 우리 당 지지자들이 '왜 원내대표가 꼴도 보기 싫은 당 찾아가냐? 왜 거기 가서 고개 숙이냐? 왜 부탁하냐?' 그래가지고 과장하지 않고 하루에 (문자 메시지를) 7,000~8,000개씩 보냈어요"

6년의 세월이 흘러 시간이 흘러 민주당 중진들이 다시 "버스에서 내려오라"고 외친 대상은 '개딸(개혁의 딸)'들이 주축인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입니다.

이들은 주로 '비 이재명계' 인사들을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수박'으로 지칭하며 강도 높게 비판해 왔습니다.

■ 이재명 "버스에 올라타는 사람들이 있으면 끌어내야"

이재명 대표 역시 강성 지지자 설득을 위해 여러 차례 자제령을 내린 바가 있습니다.

지난 14일 당원들을 상대로 한 인터넷 방송에서 "버스에 올라타는 사람들이 있으면 끌어내야 한다"고 말한 겁니다.

"내년 총선에서 만약 나쁜 결과가 나면 지금도 이러는데, 입법부까지 넘어가는 경우가 발생하면 퇴행의 속도나 강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겁니다. 상상도 하기 싫은 상황이 실제 벌어지지 않게 하는 게 우리의 일이고, 그중에 제일 중요한 게 그 분열 갈등을 최소화하는 겁니다."

"버스에서 내려와야 해요. 그리고 버스에서 올라타는 사람들이 있으면 끌어내야 됩니다. 말려야 되죠. 민주적인 정당에서는 정당한 다양성이 생명이고 다양한 의견 표출이 가능하죠."

■ 인적 쇄신 등으로 '비명계 달래기' 박차

이 대표는 '개딸 자제령'과 동시에 인적 쇄신을 통한 '비명계 달래기'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실제 지명직 최고위원인 임선숙 최고위원은 오늘 울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사의를 갖고 있다. 오늘은 현장 최고위라 사의 표명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당직 개편이 있으면 편하게 카드로 활용하라고 말했다"고 했고,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 역시 "전체적으로 바뀌는 것 같은데, 적격인 후임자를 찾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면적 인적 쇄신 절차는 이미 시작됐는데 내부적으로는 통합을, 외부적으로는 당 쇄신 이미지를 표출할 수 있는 적격 인사 모색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으로 읽힙니다.

24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페이스북 캡처
■ 박용진 "개딸· 정치 훌리건과 헤어질 결심 해야"

'개딸'에 대해 '버스'에서 내리도록 설득하는 방향으로 당 내홍 수습에 나선 이재명 대표.

하지만 ' 자제령'을 넘어 아예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합니다.

비 이재명계로 꼽히는 박용진 의원은 오늘 SNS에 '개딸과 헤어질 결심'을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박 의원은 " 민주당의 총단합에 가장 큰 걸림돌이 내부를 공격하고, 분열을 선동하는 개딸이고 정치 훌리건"이라면서 " 그렇게 단일대오가 좋다면 '윤심 단일대오 깃발'이 나부끼는 국민의힘으로 가라"고 썼습니다.

또 " 증오와 혐오의 언어가 난무하는 당의 현실은 달라져야 한다"며 "해당 행위, 당을 분열시키는 이들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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