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140만 명 자원입대”…미래세대 진심은?

입력 2023.03.25 (07:47) 수정 2023.03.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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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북한은, 외부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를 명분 삼아 집요하게 핵 개발을 밀어붙이고 있는데요.

얼마 전부터는 이 같은 국방력 강화가 후대의 안보를 위한 길이라며 내부 선전도 벌이고 나섰습니다.

네, 국가 경제, 체제 결속, 그리고 국방 문제까지, 미래 세대 얘기를 결부시키고 있는데요.

미래 세대의 중요성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북한만큼은 정권 유지 차원에서 바라본다는 분석입니다.

최근엔 북한 청년들이 나라를 보위하겠다며 입대를 자원하고, 이미 군을 마친 이들도 재입대를 자원한다는데요.

이런 청년들이 벌써 140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자원해 입대하겠다는 이 충성심, 북한 청년들의 이 마음은 진짜 우러나온 걸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전국 각지에서 광장과 거리로 쏟아져나온 북한 청년들.

한미 연합연습 비난 집회를 여는 등 대규모 정치 선동에 나섰습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자원 입댄데요.

["전국적으로 인민군대 입대, 복대(재입대)를 열렬히 탄원한 청년들의 수는 19일 현재 140만여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아직 앳된 티를 벗지 못한 소년, 소녀들부터.

[자원 입대자 : "우리의 조국을 목숨 바쳐 지키고 모교로 떳떳이 돌아오자고 맹세했습니다."]

[자원 입대자 : "우리는 하나밖에 없는 조국을 위하여 둘도 없는 목숨을 아낌없이 바친 1950년대 전승 세대의 후손답게 승리를 반드시 안아오겠습니다."]

심지어 군에서 10년씩 복무한 제대 군인들도 재입대 각오를 밝혔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생/재입대자 : "미친 듯이 날뛰어대는 미국놈들에 대한 불타는 적대심, 치솟는 증오심을 안고 이 자리에 제일 선창으로 달려 나왔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생/재입대자 : "저는 전략군에서 복무한 제대 병사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는 침략자들을 단멸 시킬 수 있는 최강의 무기가 있고, 원수들이 벌벌 떠는 대륙간탄도미사일도 있습니다. 정말 이제 더는 참을 수가 없습니다."]

청년세대의 입대와 재입대 결의를 통해 한국과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강화하고 충성심을 유도하고 있는 겁니다.

[최순미/前 아주대 아주통일연구소 교수 : "한미 연합훈련 혹은 한미 간의 군사적인 협의들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면서 동시에 우리는 지금 전 인민적인 대응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또 군사력이 있다라고 강조를 하고 싶은 것이고요. 북한 청년들에게 충성심을 고취하는 방법으로는 같은 청년들이 군 입대와 재입대를 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만큼 좋은 것이 없는 거죠."]

과거에도 외부와의 갈등 수위가 높아질 떄마다 청년들의 입대 자원을 대, 내외에 선전하며 체제 결속을 과시해 왔는데요.

미국과의 갈등이 최고조로 향하던 2017년 9월엔 청년 470만여 명이 입대와 재입대를 지원하며 적대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김류성/2017년 자원 입대자 : "1950년대 청년들이 어떻게 싸웠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일단 명령만 내리신다면 제일 먼저 잔인한 핵폭탄이 되어 악마의 소굴 백악관을 불태워 버리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입대나 재입대하면 복무기간은 어떻게 되고, 실제 군 전력 강화로 이어질까?

[김강유/前 북한군 병사/2016년 탈북 : "북한에서는 항상 사건이 터졌을 때마다 그런 걸(입대·재입대) 많이 보여줘서 조국을 지키려는 의지를 선전 선동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복무기간은 따로 정했던 게 없어서 탄원(자원)이라고 하고 재입대 하면 10년 동안 쭉 군 생활을 하는 게 아니라 열악한 상황이라든가 긴장 상황이 해소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지난해 12월, 5년 만에 열린 조선소년단 9차 대회.

이 소년단원들이 북한 사회를 이끌 미래 세대라고 선포했습니다.

["우리 혁명의 백년대계를 굳건히 담보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소년단원들의 대 회합입니다."]

전국에서 온 소년 소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충성둥이’가 될 것을 다짐했는데요.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의 참된 아들, 딸이 되자! (참된 아들, 딸이 되자!)"]

김정은 위원장도 대회 참가자들을 각별하게 대했습니다.

5천 명의 소년단원들이 열흘 넘게 평양에 머물며 관광에 나섰고, 김 위원장과의 기념 촬영도 있었습니다.

대북 제재 국면에서도 참가 선물로 일본산 손목시계를 지급한 장면은 대회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습니다.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지금도 소년단대회와 관련한 미담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대회 참가를 위해 평양에 간 이 여학생은 몰랐던 병을 발견하고 김 위원장의 지시로 치료까지 받았다고 전합니다.

[정일심/조선소년단 9차 대회 재령군 대표 : "갑자기 심한 부종으로 인해서 아버지 원수님 못 만나 뵙게 된다니 정말 가슴 아팠습니다."]

이런 일화를 통해 미래 세대를 중시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 정신과 소년단의 충성심을 적극 부각하는 건데요.

그렇다면 왜 미래 세대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강조하는 걸까?

[최순미/前 아주대 아주통일연구소 교수 : "북한 청년들은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노동력입니다. 2017년에 대북 제재가 역대급으로 이루어졌고 그 이후로 식량난이든 뭐든 장기화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그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고 대내적으로도 독려를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보입니다."]

노동력의 핵심축인 미래 세대, 즉 청년들을 내세워 경제발전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라는 건데요.

지난달 25일 김정은 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참석한 평양 서포지구 건설 착공식.

4천 100세대 대규모 살림집 건설 현장인데 다른 공사 현장과 달리 군인들이 아닌 청년들이 짓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도 착공식 연설에서 청년이란 말을 무려 41차례나 언급하며 이들을 독려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워장 : "온 나라 수백만 청년들의 씩씩한 기백과 용감성과 열정을 다 안고서 여기에 모여온 동무들의 모습을 보니 백배의 힘이 나고 커다란 용기가 솟습니다."]

또 농장과 탄광 등 험지엔 청년들을 탄원 형식으로 사실상 동원해 배치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건 북한 미래 세대들의 속마음인데요.

당국의 보상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장마당 세대라고 불리는 북한의 미래 세대는 무엇보다 시장화를 직접 겪은데다 외부 문화에도 익숙해 물질적 보상을 중시합니다.

[김강유/前 북한군 병사/2016년 탈북 : "보상이라고 하면 당의 따뜻한 목소리, 칭찬, 명패, 경력 이런 게 되지 않을까요. (그런 것에) 뿌듯해하던 시절은 1970~80년대 때가 아닐까. 지금은 그런 게 아예 없어진 지 오래된 것 같고 그런 사람은 한두 명 있겠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국은 강도 높은 통제를 앞세우는 모양샙니다.

2020년에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전문을 최근 북한 인권단체들이 공개했는데요.

남한 드라마 등 ‘적대 문화’를 시청하면 무기 노동 교화형에 처하고 정도에 따라 사형까지 집행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면 이 같은 고강도 통제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김강유/前 북한군 병사/2016년 탈북 : "한류 문화나 비사회주의 문화에 대해서는 항상 강경했어요.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걸리면 당연히 처벌을 받는 거 알면서도 몰래 다 봤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앞으로 개선이 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김주애의 잦은 등장을 두고 미래 세대와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당국의 의도야 어떻든 북한 미래 세대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란 쉽지 않을 거로 보입니다.

[최순미/前 아주대 아주통일연구소 교수 : "(김주애가) 당장 내가 먹고사는 문제와 크게 관련이 있지 않거든요. 북한 청년들 역시 표현하지 않지만 김주애의 영양 상태라든가 김주애와 다른 자신의 입장 같은 것들을 은연중에 느끼고 있을 겁니다. 북한 당국의 의도나 전략이 어떻든지 간에 북한 청년들이 그것을 북한 당국의 의도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좀 다른 문제라는 겁니다."]

핵과 미사일 개발과 함께 장기적인 체제 안보의 축으로 떠오른 북한의 미래 세대.

김정은 위원장까지 나서 이들의 충성심을 이끌어 내려 애쓰지만, 장기화한 경제난으로 당근은 마땅찮고 바깥세상에 대해 높은 관심을 경계하는 채찍은 강해지며, 당국과의 밀고당기기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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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3-25 10:30:29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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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신 것처럼 북한은, 외부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를 명분 삼아 집요하게 핵 개발을 밀어붙이고 있는데요.

얼마 전부터는 이 같은 국방력 강화가 후대의 안보를 위한 길이라며 내부 선전도 벌이고 나섰습니다.

네, 국가 경제, 체제 결속, 그리고 국방 문제까지, 미래 세대 얘기를 결부시키고 있는데요.

미래 세대의 중요성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북한만큼은 정권 유지 차원에서 바라본다는 분석입니다.

최근엔 북한 청년들이 나라를 보위하겠다며 입대를 자원하고, 이미 군을 마친 이들도 재입대를 자원한다는데요.

이런 청년들이 벌써 140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자원해 입대하겠다는 이 충성심, 북한 청년들의 이 마음은 진짜 우러나온 걸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전국 각지에서 광장과 거리로 쏟아져나온 북한 청년들.

한미 연합연습 비난 집회를 여는 등 대규모 정치 선동에 나섰습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자원 입댄데요.

["전국적으로 인민군대 입대, 복대(재입대)를 열렬히 탄원한 청년들의 수는 19일 현재 140만여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아직 앳된 티를 벗지 못한 소년, 소녀들부터.

[자원 입대자 : "우리의 조국을 목숨 바쳐 지키고 모교로 떳떳이 돌아오자고 맹세했습니다."]

[자원 입대자 : "우리는 하나밖에 없는 조국을 위하여 둘도 없는 목숨을 아낌없이 바친 1950년대 전승 세대의 후손답게 승리를 반드시 안아오겠습니다."]

심지어 군에서 10년씩 복무한 제대 군인들도 재입대 각오를 밝혔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생/재입대자 : "미친 듯이 날뛰어대는 미국놈들에 대한 불타는 적대심, 치솟는 증오심을 안고 이 자리에 제일 선창으로 달려 나왔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생/재입대자 : "저는 전략군에서 복무한 제대 병사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는 침략자들을 단멸 시킬 수 있는 최강의 무기가 있고, 원수들이 벌벌 떠는 대륙간탄도미사일도 있습니다. 정말 이제 더는 참을 수가 없습니다."]

청년세대의 입대와 재입대 결의를 통해 한국과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강화하고 충성심을 유도하고 있는 겁니다.

[최순미/前 아주대 아주통일연구소 교수 : "한미 연합훈련 혹은 한미 간의 군사적인 협의들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면서 동시에 우리는 지금 전 인민적인 대응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또 군사력이 있다라고 강조를 하고 싶은 것이고요. 북한 청년들에게 충성심을 고취하는 방법으로는 같은 청년들이 군 입대와 재입대를 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만큼 좋은 것이 없는 거죠."]

과거에도 외부와의 갈등 수위가 높아질 떄마다 청년들의 입대 자원을 대, 내외에 선전하며 체제 결속을 과시해 왔는데요.

미국과의 갈등이 최고조로 향하던 2017년 9월엔 청년 470만여 명이 입대와 재입대를 지원하며 적대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김류성/2017년 자원 입대자 : "1950년대 청년들이 어떻게 싸웠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일단 명령만 내리신다면 제일 먼저 잔인한 핵폭탄이 되어 악마의 소굴 백악관을 불태워 버리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입대나 재입대하면 복무기간은 어떻게 되고, 실제 군 전력 강화로 이어질까?

[김강유/前 북한군 병사/2016년 탈북 : "북한에서는 항상 사건이 터졌을 때마다 그런 걸(입대·재입대) 많이 보여줘서 조국을 지키려는 의지를 선전 선동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복무기간은 따로 정했던 게 없어서 탄원(자원)이라고 하고 재입대 하면 10년 동안 쭉 군 생활을 하는 게 아니라 열악한 상황이라든가 긴장 상황이 해소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지난해 12월, 5년 만에 열린 조선소년단 9차 대회.

이 소년단원들이 북한 사회를 이끌 미래 세대라고 선포했습니다.

["우리 혁명의 백년대계를 굳건히 담보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소년단원들의 대 회합입니다."]

전국에서 온 소년 소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충성둥이’가 될 것을 다짐했는데요.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의 참된 아들, 딸이 되자! (참된 아들, 딸이 되자!)"]

김정은 위원장도 대회 참가자들을 각별하게 대했습니다.

5천 명의 소년단원들이 열흘 넘게 평양에 머물며 관광에 나섰고, 김 위원장과의 기념 촬영도 있었습니다.

대북 제재 국면에서도 참가 선물로 일본산 손목시계를 지급한 장면은 대회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습니다.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지금도 소년단대회와 관련한 미담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대회 참가를 위해 평양에 간 이 여학생은 몰랐던 병을 발견하고 김 위원장의 지시로 치료까지 받았다고 전합니다.

[정일심/조선소년단 9차 대회 재령군 대표 : "갑자기 심한 부종으로 인해서 아버지 원수님 못 만나 뵙게 된다니 정말 가슴 아팠습니다."]

이런 일화를 통해 미래 세대를 중시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 정신과 소년단의 충성심을 적극 부각하는 건데요.

그렇다면 왜 미래 세대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강조하는 걸까?

[최순미/前 아주대 아주통일연구소 교수 : "북한 청년들은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노동력입니다. 2017년에 대북 제재가 역대급으로 이루어졌고 그 이후로 식량난이든 뭐든 장기화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그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고 대내적으로도 독려를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보입니다."]

노동력의 핵심축인 미래 세대, 즉 청년들을 내세워 경제발전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라는 건데요.

지난달 25일 김정은 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참석한 평양 서포지구 건설 착공식.

4천 100세대 대규모 살림집 건설 현장인데 다른 공사 현장과 달리 군인들이 아닌 청년들이 짓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도 착공식 연설에서 청년이란 말을 무려 41차례나 언급하며 이들을 독려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워장 : "온 나라 수백만 청년들의 씩씩한 기백과 용감성과 열정을 다 안고서 여기에 모여온 동무들의 모습을 보니 백배의 힘이 나고 커다란 용기가 솟습니다."]

또 농장과 탄광 등 험지엔 청년들을 탄원 형식으로 사실상 동원해 배치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건 북한 미래 세대들의 속마음인데요.

당국의 보상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장마당 세대라고 불리는 북한의 미래 세대는 무엇보다 시장화를 직접 겪은데다 외부 문화에도 익숙해 물질적 보상을 중시합니다.

[김강유/前 북한군 병사/2016년 탈북 : "보상이라고 하면 당의 따뜻한 목소리, 칭찬, 명패, 경력 이런 게 되지 않을까요. (그런 것에) 뿌듯해하던 시절은 1970~80년대 때가 아닐까. 지금은 그런 게 아예 없어진 지 오래된 것 같고 그런 사람은 한두 명 있겠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국은 강도 높은 통제를 앞세우는 모양샙니다.

2020년에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전문을 최근 북한 인권단체들이 공개했는데요.

남한 드라마 등 ‘적대 문화’를 시청하면 무기 노동 교화형에 처하고 정도에 따라 사형까지 집행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면 이 같은 고강도 통제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김강유/前 북한군 병사/2016년 탈북 : "한류 문화나 비사회주의 문화에 대해서는 항상 강경했어요.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걸리면 당연히 처벌을 받는 거 알면서도 몰래 다 봤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앞으로 개선이 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김주애의 잦은 등장을 두고 미래 세대와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당국의 의도야 어떻든 북한 미래 세대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란 쉽지 않을 거로 보입니다.

[최순미/前 아주대 아주통일연구소 교수 : "(김주애가) 당장 내가 먹고사는 문제와 크게 관련이 있지 않거든요. 북한 청년들 역시 표현하지 않지만 김주애의 영양 상태라든가 김주애와 다른 자신의 입장 같은 것들을 은연중에 느끼고 있을 겁니다. 북한 당국의 의도나 전략이 어떻든지 간에 북한 청년들이 그것을 북한 당국의 의도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좀 다른 문제라는 겁니다."]

핵과 미사일 개발과 함께 장기적인 체제 안보의 축으로 떠오른 북한의 미래 세대.

김정은 위원장까지 나서 이들의 충성심을 이끌어 내려 애쓰지만, 장기화한 경제난으로 당근은 마땅찮고 바깥세상에 대해 높은 관심을 경계하는 채찍은 강해지며, 당국과의 밀고당기기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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