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의 국외 핵배치 러시아 “미국처럼”…미 “핵 옮겼다는 징후 없어”

[앵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맹국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한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서방에 대한 위협 목적으로 보이는데 미국은 러시아가 아직 핵을 옮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베를린 김귀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오랫동안 핵무기 배치를 요청해왔다며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지난 수십 년간 동맹국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해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핵무기 이전이 아니라 배치이고 미국과 똑같이 하는 것이니까 핵 비확산 합의를 어기는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우리는 핵무기 비확산에 대한 국제적 의무를 위반하지 않고 (미국과) 똑같이 할 것이라는 점에 동의했습니다."]

실제 진행되면 소련 해체 이후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가 국외에 전술핵을 배치하는 겁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13개월 만에 가장 두드러진 핵 관련 움직임인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는 나토를 향한 핵 위협이라는 분석입니다.

벨라루스는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아직 벨라루스에 핵무기가 배치된 것으로 파악되진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의도가 있다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존 커비/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 :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어떤 식으로든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나토는 러시아의 핵 태세가 변한 것은 없다면서도 이 같은 핵 위협은 위험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유럽연합은 유럽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벨라루스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경고했습니다.

한편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는 러시아의 공세가 눈에 띄게 약해졌고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영상편집:사명환/자료조사:서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