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초등학생은 ‘생리’ 언급도 금지?…미 플로리다 ‘우 클릭’ 이유는?

입력 2023.03.27 (10:52) 수정 2023.03.27 (10: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 플로리다주에선 초등학생을 상대로 아예 성교육을 금지하자는 법안이 나와 논란이 뜨겁습니다.

플로리다주는 최근 미국 내에서 보수적인 입법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미국 정치에서 플로리다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플로리다의 성교육 금지 법안,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성교육 대상을 6학년에서 12학년까지, 그러니까 우리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3까지만 성교육을 하고, 그 아래 어린 초등학생은 성교육을 하지 말자는 겁니다.

또 '인간의 성 정체성이 태어날 때부터 결정된다고 학교가 가르쳐야 한다', '자녀들이 학교에서 접하는 관련 책과 자료에 대해 부모가 이의제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플로리다 주의회 하원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주도해 발의했는데, 최근 교육 소위원회까지 통과했습니다.

실제 입법까진 아직 멀지만 찬반 논쟁이 벌써 뜨거운데요.

특히 한 민주당 의원이 '생리를 시작한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그 사실을 말도 하지 말라는 거냐'고 비판했는데, 법안을 대표 발의한 공화당 의원이 "맞다"고 대답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보다 성적으로 개방된 미국에서 이런 법안이 등장하다니 의외인데요.

플로리다가 보수적인 교육법으로 시끄러운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지난해엔 이른바 '동성애자라고 말하지 마'라고 불리는 법안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플로리다에서 시행됐습니다.

정식 명칭은 '부모 교육 권리법'인데요.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학년~3학년생까지는 교실에서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에 대한 수업도 토론도 금지됐습니다.

만약 교사가 이 법을 어기면 학부모들이 교육 당국을 상대로 소송도 제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앵커]

이 법이 성 소수자 차별 문제로 커지면서 애꿎은 디즈니로 불똥이 튀었다던데, 무슨 일인가요?

[기자]

우리도 잘 아는 테마파크, 디즈니월드는 플로리다 중부 올랜도에 있는데요.

이 일대는 오래전부터 특별지구로 지정돼 디즈니가 상수도나 도로 관리 등을 자율적으로 하고, 세금 감면 혜택도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6월부터는 주 정부가 이 일대에 대한 행정감독권을 갖게 됩니다.

[론 디샌티스/미 플로리다 주지사 : "디즈니는 자치권을 잃게 됩니다. 플로리다 주는 이제 이 마을의 새로운 보안관입니다."]

플로리다 주가 이런 결정을 한 이유는 디즈니가 '동성애 언급 금지' 법안을 두고 주 정부에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인데요.

디즈니는 직원들이 이 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회사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앵커]

플로리다가 이렇게 보수적으로 변해가는 게 플로리다 만의 일이 아니다, 이런 얘기가 나오죠?

[기자]

플로리다 주지사는 공화당 대권 잠룡, 론 디샌티스죠.

아직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지도 않았지만, 이미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내 후보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엎치락뒤치락 하는 인물인데요.

디샌티스 주지사가 민주당과는 각을 세우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보수 지지층을 끌어모으고,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 정치 전문가 : "디샌티스는 2024년 대선에서 자신이 공화당에 더 나은 선택이고, 더 경쟁력 있는 후보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어 합니다."]

디샌티스 지지자들은 벌써부터 '미국을 플로리다처럼 만들자' 라는 대선 구호를 외치고 있는데, 실제로 미국 내에서 플로리다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플로리다가 '동성애 언급 금지법'을 만든 뒤 알라바마와 오하이오 등 최소 12개 주에서 비슷한 입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습니다.

[앵커]

다른 대권 주자들은 디샌티스의 존재감이 커지는걸 달갑지 않아 할 것 같아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아이오와주 유세에 나선 자리에서 "디샌티스는 무늬만 공화당원"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앞으로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자신을 대적할만한 거의 유일한 인사라는 판단에 비판 수위를 높였다는 분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 "언론은 트럼프가 여전히 공화당 유권자들 정말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론 디샌티스를 이기고 있다고요."]

대선 재도전이 확실시되는 바이든 대통령도 디샌티스를 견제하는 모습인데요.

일련의 보수 정책들에 대해 "플로리다에서 일어나는 일은 '죄악'이다", 이렇게 날 선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디샌티스는 오는 5월 주의회 회기가 끝나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돋보기] 초등학생은 ‘생리’ 언급도 금지?…미 플로리다 ‘우 클릭’ 이유는?
    • 입력 2023-03-27 10:52:04
    • 수정2023-03-27 10:59:13
    지구촌뉴스
[앵커]

미국 플로리다주에선 초등학생을 상대로 아예 성교육을 금지하자는 법안이 나와 논란이 뜨겁습니다.

플로리다주는 최근 미국 내에서 보수적인 입법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미국 정치에서 플로리다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플로리다의 성교육 금지 법안,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성교육 대상을 6학년에서 12학년까지, 그러니까 우리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3까지만 성교육을 하고, 그 아래 어린 초등학생은 성교육을 하지 말자는 겁니다.

또 '인간의 성 정체성이 태어날 때부터 결정된다고 학교가 가르쳐야 한다', '자녀들이 학교에서 접하는 관련 책과 자료에 대해 부모가 이의제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플로리다 주의회 하원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주도해 발의했는데, 최근 교육 소위원회까지 통과했습니다.

실제 입법까진 아직 멀지만 찬반 논쟁이 벌써 뜨거운데요.

특히 한 민주당 의원이 '생리를 시작한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그 사실을 말도 하지 말라는 거냐'고 비판했는데, 법안을 대표 발의한 공화당 의원이 "맞다"고 대답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보다 성적으로 개방된 미국에서 이런 법안이 등장하다니 의외인데요.

플로리다가 보수적인 교육법으로 시끄러운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지난해엔 이른바 '동성애자라고 말하지 마'라고 불리는 법안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플로리다에서 시행됐습니다.

정식 명칭은 '부모 교육 권리법'인데요.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학년~3학년생까지는 교실에서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에 대한 수업도 토론도 금지됐습니다.

만약 교사가 이 법을 어기면 학부모들이 교육 당국을 상대로 소송도 제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앵커]

이 법이 성 소수자 차별 문제로 커지면서 애꿎은 디즈니로 불똥이 튀었다던데, 무슨 일인가요?

[기자]

우리도 잘 아는 테마파크, 디즈니월드는 플로리다 중부 올랜도에 있는데요.

이 일대는 오래전부터 특별지구로 지정돼 디즈니가 상수도나 도로 관리 등을 자율적으로 하고, 세금 감면 혜택도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6월부터는 주 정부가 이 일대에 대한 행정감독권을 갖게 됩니다.

[론 디샌티스/미 플로리다 주지사 : "디즈니는 자치권을 잃게 됩니다. 플로리다 주는 이제 이 마을의 새로운 보안관입니다."]

플로리다 주가 이런 결정을 한 이유는 디즈니가 '동성애 언급 금지' 법안을 두고 주 정부에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인데요.

디즈니는 직원들이 이 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회사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앵커]

플로리다가 이렇게 보수적으로 변해가는 게 플로리다 만의 일이 아니다, 이런 얘기가 나오죠?

[기자]

플로리다 주지사는 공화당 대권 잠룡, 론 디샌티스죠.

아직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지도 않았지만, 이미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내 후보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엎치락뒤치락 하는 인물인데요.

디샌티스 주지사가 민주당과는 각을 세우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보수 지지층을 끌어모으고,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 정치 전문가 : "디샌티스는 2024년 대선에서 자신이 공화당에 더 나은 선택이고, 더 경쟁력 있는 후보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어 합니다."]

디샌티스 지지자들은 벌써부터 '미국을 플로리다처럼 만들자' 라는 대선 구호를 외치고 있는데, 실제로 미국 내에서 플로리다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플로리다가 '동성애 언급 금지법'을 만든 뒤 알라바마와 오하이오 등 최소 12개 주에서 비슷한 입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습니다.

[앵커]

다른 대권 주자들은 디샌티스의 존재감이 커지는걸 달갑지 않아 할 것 같아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아이오와주 유세에 나선 자리에서 "디샌티스는 무늬만 공화당원"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앞으로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자신을 대적할만한 거의 유일한 인사라는 판단에 비판 수위를 높였다는 분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 "언론은 트럼프가 여전히 공화당 유권자들 정말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론 디샌티스를 이기고 있다고요."]

대선 재도전이 확실시되는 바이든 대통령도 디샌티스를 견제하는 모습인데요.

일련의 보수 정책들에 대해 "플로리다에서 일어나는 일은 '죄악'이다", 이렇게 날 선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디샌티스는 오는 5월 주의회 회기가 끝나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