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30년, 전 문항 분석 공개…사고력보다는 연습만 요구?

입력 2023.03.28 (21:43) 수정 2023.03.28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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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오는 11월 16일에 치러집니다.

올해도 문, 이과 통합형이고 EBS, 교육방송과의 연계 비율도 50%로 같습니다.

다만, 도표와 그림 등의 변형을 줄여 체감 연계율은 높이겠다는 게 교육 당국의 설명입니다.

KBS가 수능 도입 이후 30년 동안 출제된 문제들을 모두 분석해 봤는데, EBS와 수능 연계율이 높아진 뒤 문제 유형이 확연히 달라진 점을 발견했습니다.

추론 등의 사고력 보다는 정보처리 등 연습을 요구하는 추세로 바뀐 겁니다.

반복적인 연습이 수능 고득점에 유리하다는 건데, 박예원 기자가 분석 결과를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검은 점퍼와 운동화 차림의 수험생들, 이른 아침부터 학원에 들어섭니다.

쉬는 시간도 아깝습니다.

[김도욱/재수생 : "많이 하면 좀 느는 것 같더라고요. 최대한 한 번만 보고 깔끔하게 풀 수 있게 시간 내에. 그런 걸 계속 연습하는 거죠."]

풀고 또 풀다 보면 실력이 는다는 겁니다.

[김형석/재수생 : "전에 봐왔던 기출들이 물어보고 있는 거를 또 물어보고 있구나 라는 걸 체감을 하게 돼요."]

'반복'이 강조되는 요즘 수능, KBS가 지난 30년 동안의 모든 수능 문제를 한국 언론 최초로 분석했습니다.

현직 교사들이 각 과목별 기준을 만들고, 이 10개 안팎의 기준에 따라 문제에 일일이 값을 매겼습니다.

인공지능으로 분석한 수학 문제들의 분포, 파란 점은 2001학년도~ 2010학년도까지의 수능, 초록색 점은 2011학년도 이후 수능인데, 한눈에 봐도 멀찍이 떨어져 있습니다.

[최홍섭/인공지능 분석업체 대표 : "가까이 있는 문제들은 성격이 비슷한 문제라고 보시면 되고요, 멀리 떨어져 있는 문제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문제 유형이다."]

2011년, EBS와 수능 연계 비중이 높아진 뒤로 수능의 성격이 변한 겁니다.

수능 초창기에 높던 추론 문제 비중은 줄어들고, 최근에는 정보처리 문제가 늘었습니다.

사고력 보다는 연습을 요구하는 것.

[배영찬/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2028 대입 정책 자문회의 위원 : "(이 같은 유형의 문제는) 정형화가 되어 있어서 이거는 연습을 많이 한 학생들이 유리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좀 들어서."]

지난해 치러진 수능 수학영역 문제의 비중도 이해, 문제해결, 계산, 정보처리 순이었습니다.

추론, 이해, 문제해결, 창의성 순이던 1994학년도와 완전히 딴판입니다.

안정적인 직업의 첫 관문으로 대학 입시에 전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문제 유형까지 반복이 중요하도록 바뀐 상황, 많은 수험생들이 재수로 내몰리는 이윱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촬영기자:김태석/영상편집:송화인/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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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30년, 전 문항 분석 공개…사고력보다는 연습만 요구?
    • 입력 2023-03-28 21:43:34
    • 수정2023-03-28 21:59:20
    뉴스 9
[앵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오는 11월 16일에 치러집니다.

올해도 문, 이과 통합형이고 EBS, 교육방송과의 연계 비율도 50%로 같습니다.

다만, 도표와 그림 등의 변형을 줄여 체감 연계율은 높이겠다는 게 교육 당국의 설명입니다.

KBS가 수능 도입 이후 30년 동안 출제된 문제들을 모두 분석해 봤는데, EBS와 수능 연계율이 높아진 뒤 문제 유형이 확연히 달라진 점을 발견했습니다.

추론 등의 사고력 보다는 정보처리 등 연습을 요구하는 추세로 바뀐 겁니다.

반복적인 연습이 수능 고득점에 유리하다는 건데, 박예원 기자가 분석 결과를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검은 점퍼와 운동화 차림의 수험생들, 이른 아침부터 학원에 들어섭니다.

쉬는 시간도 아깝습니다.

[김도욱/재수생 : "많이 하면 좀 느는 것 같더라고요. 최대한 한 번만 보고 깔끔하게 풀 수 있게 시간 내에. 그런 걸 계속 연습하는 거죠."]

풀고 또 풀다 보면 실력이 는다는 겁니다.

[김형석/재수생 : "전에 봐왔던 기출들이 물어보고 있는 거를 또 물어보고 있구나 라는 걸 체감을 하게 돼요."]

'반복'이 강조되는 요즘 수능, KBS가 지난 30년 동안의 모든 수능 문제를 한국 언론 최초로 분석했습니다.

현직 교사들이 각 과목별 기준을 만들고, 이 10개 안팎의 기준에 따라 문제에 일일이 값을 매겼습니다.

인공지능으로 분석한 수학 문제들의 분포, 파란 점은 2001학년도~ 2010학년도까지의 수능, 초록색 점은 2011학년도 이후 수능인데, 한눈에 봐도 멀찍이 떨어져 있습니다.

[최홍섭/인공지능 분석업체 대표 : "가까이 있는 문제들은 성격이 비슷한 문제라고 보시면 되고요, 멀리 떨어져 있는 문제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문제 유형이다."]

2011년, EBS와 수능 연계 비중이 높아진 뒤로 수능의 성격이 변한 겁니다.

수능 초창기에 높던 추론 문제 비중은 줄어들고, 최근에는 정보처리 문제가 늘었습니다.

사고력 보다는 연습을 요구하는 것.

[배영찬/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2028 대입 정책 자문회의 위원 : "(이 같은 유형의 문제는) 정형화가 되어 있어서 이거는 연습을 많이 한 학생들이 유리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좀 들어서."]

지난해 치러진 수능 수학영역 문제의 비중도 이해, 문제해결, 계산, 정보처리 순이었습니다.

추론, 이해, 문제해결, 창의성 순이던 1994학년도와 완전히 딴판입니다.

안정적인 직업의 첫 관문으로 대학 입시에 전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문제 유형까지 반복이 중요하도록 바뀐 상황, 많은 수험생들이 재수로 내몰리는 이윱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촬영기자:김태석/영상편집:송화인/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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