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전우원 “할아버지는 5·18 죄인…대신 사죄”

[앵커]

광주를 방문한,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5·18 피해자들을 만나 무릎을 꿇고 사죄했습니다.

전 씨는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할아버지 전두환 씨가 5·18의 학살자임을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주에서 이틀 밤을 보낸 전우원 씨.

오늘 5·18 피해자를 만나 죄송하다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전 씨는 할아버지 전두환 씨가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고 학살자임을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인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전 씨는 어렸을 때부터 5·18에 대해 여러 차례 물어봤지만, 그런 얘기를 할 때마다 전두환 씨 등은 침묵하거나 오히려 전 씨 가족이 피해자라며 시민군을 나쁘게 얘기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5·18은 다신 있어서는 안 될 대학살이며 주범은 전두환 씨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을 지키다 숨진 고 문재학 군의 어머니 김길자 씨는, 큰 용기를 내 광주까지 와 줘서 감사하고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5·18 단체 관계자들은 다른 가족들과 당시의 계엄군들도 전 씨처럼 용기를 내야 할 때라며 양심 고백을 촉구했습니다.

전 씨는 시종일관 고개를 숙인 채 5·18 유족의 이야기를 들었고 유족과 포옹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전 씨는 유족을 만난 뒤 5·18 기념문화센터의 추모관을 방문했습니다.

이후 전두환 일가족 가운데 처음으로 희생자들의 영령을 위로하기 위해 5·18 국립묘지로 향했습니다.

전 씨는 당분간 광주에 머무르며 사죄 행보를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 정현덕/영상편집:이두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