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측이 200억대 부동산 먼저 요구”…검찰, ‘건축계획서’도 확보

[앵커]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압수수색한 검찰이 본격적인 증거물 분석에 나섰습니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일당의 자금 조달을 돕고 그 대가로 2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넘겨받기로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화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일하던 2014년, 대장동 일당의 자금 조달을 돕고 대가를 약속받은 혐의로, 어제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

검찰은 박 전 특검의 주거지와 사무실, 우리은행 본점 등에서 확보한 증거물에 대해 본격 분석에 착수했습니다.

검찰은 박 전 특검 측이 먼저, 대장동 일당에게 2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요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입니다.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컨소시엄 구성을 돕고, 대출을 청탁해 주는 대가로, 400평대 상가 부지와 단독주택 2채를 요구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대장동 관계자들로부터 "박 전 특검의 측근인 양재식 변호사가 이런 요구를 해왔다" "양 변호사의 이런 요구가 박 전 특검의 뜻이라고 생각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 변호사는 박 전 특검이 맡은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서 특검보로 일했고, 2015년 대장동 사업 관련 청탁을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남욱 변호사의 변호인이기도 했습니다.

[양재식/변호사/어제 : "(실제로 우리은행 컨소시엄에 참여시키는 데 역할을 하셨나요?) ..."]

검찰은 대장동 일당이 박 전 특검에게 제공하려고 했던 '건축계획서'와 함께 우리은행 사업 실무부서의 회의 자료 등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우리은행이 컨소시엄에서 최종적으로 빠지고 하나은행이 참여하면서,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최근 한 차례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뒤 보강수사 끝에 박 전 특검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습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박 전 특검을 소환조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