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셴코 “푸틴, 필요하면 벨라루스에 전략핵도 배치할 것”

입력 2023.04.01 (09:20) 수정 2023.04.0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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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러시아의 전략핵이 벨라루스에 배치될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31일(현지시간) 미 CNN 등이 보도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푸틴과 나는 필요하면 이곳(벨라루스)에 전략 핵무기를 배치할 것”이라며 “우리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있어 어떤 것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 국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했으며 관련 저장시설을 7월 1일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술핵은 전투 지휘부나 전차 군단을 파괴하는 등 사용 영역이 제한된 반면,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전략핵은 도시 전체를 파괴하는 수준의 위력을 갖췄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한 “우리는 무기를 관리할 뿐 우리의 무기가 아니라는 말은 하지 마라”고 강조하며 “이것들은 우리의 무기고 우리 주권과 독립을 보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의 통제권까지 벨라루스에 넘기는 건 아니라고 발언한 것과 배치되는 주장이라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서구권 국가들이 폴란드를 통해 벨라루스를 “침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벨라루스를) 파괴하려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그들이 “벨라루스에서의 쿠데타를 위해 특정 연대, 깃발, 군단을 구축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아울러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양측 병력 이동과 무기, 탄약, 인력, 장비 이전을 금지하는 휴전을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어떠한 속임수나 우크라이나 국경에서의 움직임이 감지되면 “(러시아는) 군사산업과 군대를 온전히 가동해 전쟁 고조를 막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휴전은 러시아 연방이 점령지에 머물 권리로 이어질 뿐”이라며 “전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 또한 전화 회견에서 “‘특별군사작전’은 계속돼야 한다”며 “현재로선 우리 국가가 직면한 목적을 이룰 유일한 방향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망명한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는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건 벨라루스인들의 생명을 심각한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며 “두 독재자의 변덕에 의한 핵 공격 등의 잠재적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의 발언 직후 열린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도 벨라루스 핵무기 배치에 대한 각국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해외에 핵무기를 배치해선 안 되고, 이미 배치한 핵무기도 철수해야 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지 단 수일 만에 약속을 어겼다고 강조했습니다.

겅솽 중국 부대사는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우리는 핵 공유협정의 폐지를 요구한다”며 “모든 핵보유국의 해외 핵무기 배치 금지와 배치된 핵무기 철수를 지지한다”고 재차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오히려 미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 로버트 우드 미국 부대사는 ‘거짓’이라고 일축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핵 분쟁의 망령을 조작하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다른 그 어떤 국가도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과 관련해 잠재적 핵 사용 가능성을 고조시킨 적 없다”며 “어떤 국가도 러시아나 푸틴 대통령을 위협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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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01 09:20:52
    • 수정2023-04-01 09:34:32
    국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러시아의 전략핵이 벨라루스에 배치될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31일(현지시간) 미 CNN 등이 보도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푸틴과 나는 필요하면 이곳(벨라루스)에 전략 핵무기를 배치할 것”이라며 “우리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있어 어떤 것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 국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했으며 관련 저장시설을 7월 1일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술핵은 전투 지휘부나 전차 군단을 파괴하는 등 사용 영역이 제한된 반면,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전략핵은 도시 전체를 파괴하는 수준의 위력을 갖췄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한 “우리는 무기를 관리할 뿐 우리의 무기가 아니라는 말은 하지 마라”고 강조하며 “이것들은 우리의 무기고 우리 주권과 독립을 보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의 통제권까지 벨라루스에 넘기는 건 아니라고 발언한 것과 배치되는 주장이라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서구권 국가들이 폴란드를 통해 벨라루스를 “침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벨라루스를) 파괴하려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그들이 “벨라루스에서의 쿠데타를 위해 특정 연대, 깃발, 군단을 구축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아울러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양측 병력 이동과 무기, 탄약, 인력, 장비 이전을 금지하는 휴전을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어떠한 속임수나 우크라이나 국경에서의 움직임이 감지되면 “(러시아는) 군사산업과 군대를 온전히 가동해 전쟁 고조를 막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휴전은 러시아 연방이 점령지에 머물 권리로 이어질 뿐”이라며 “전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 또한 전화 회견에서 “‘특별군사작전’은 계속돼야 한다”며 “현재로선 우리 국가가 직면한 목적을 이룰 유일한 방향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망명한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는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건 벨라루스인들의 생명을 심각한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며 “두 독재자의 변덕에 의한 핵 공격 등의 잠재적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의 발언 직후 열린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도 벨라루스 핵무기 배치에 대한 각국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해외에 핵무기를 배치해선 안 되고, 이미 배치한 핵무기도 철수해야 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지 단 수일 만에 약속을 어겼다고 강조했습니다.

겅솽 중국 부대사는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우리는 핵 공유협정의 폐지를 요구한다”며 “모든 핵보유국의 해외 핵무기 배치 금지와 배치된 핵무기 철수를 지지한다”고 재차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오히려 미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 로버트 우드 미국 부대사는 ‘거짓’이라고 일축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핵 분쟁의 망령을 조작하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다른 그 어떤 국가도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과 관련해 잠재적 핵 사용 가능성을 고조시킨 적 없다”며 “어떤 국가도 러시아나 푸틴 대통령을 위협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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