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소위 SKY 학생이 수능 다시 풀었다…점수가 그런데?

입력 2023.04.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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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기획 창 ‘30살 수능, 길을 잃다’ 중에서]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과 수능 시험이 점점 더 멀어지면 교실에선 어떤 어려움을 겪을까요.

고교 교육과 수능을 거친 지 얼마 안 된 대학생들을 모아봤습니다. 우선, 이들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리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시사기획창이 주관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1교시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수험생은 두 손을 책상 아래로 내리고 조용히 기다리며, 제2 감독관께서는 문제지를 수험생 왼쪽에 배부해 주십시오.”

“시험 시작하겠습니다.”

실제와 똑같이 80분 동안 치러진 시험.

시험을 마치자 학생들의 말문이 트입니다.

“생각보다 시간 압박이 크게 느껴지더라고? 나 계속 시계 확인하면서 풀었거든?”

“우리가 현역 때는 거의 매일 이거를 풀고 연습하고 수능 당일날도 막 예열 지문 해 가지고 (맞아) 그렇게 해야 잘 볼 수 있는 시험인 것 같아.”

“얘들아 나 문법 다섯 개 틀렸어(웃음)”

(이거 100점 만점이잖아요?)
“딱 80”
“85”
(그러면 나머지 세 분은?)
“전 79요 79”
“전 70”
“70? 전 64(웃음)”

내신과 수능 사이에서 갈피를 잡기 어려웠던 기억.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권용현/연세대학교 2021년 입학
“내신이 고등학교 3학년 전, 그러니까 고등학교 1학년과 2학년 때까지는 계속 수능 문제 출제 유형과 다르게 나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은 저는 되게 분리해서 공부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인터뷰> 김민건/연세대학교 2021년 입학
“학교는 사실 수능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고 굉장히 여러 목적을 가진 친구들이 뭐 수시 준비도 하고, 그리고 선생님들은 수시를 좀 위주로 학교 수업이나 이런 걸 위주로 진행하다 보니까 확실히 정시를 준비하는 친구들한테 학교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없고 오히려 그 교실 안에서 정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은 확실히 좀 소외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고.”

<인터뷰> 이재성/연세대학교 2021년 입학
“내신 공부랑 수능 공부랑 연결이 잘 안 됐던 것 같아요. 국어로 따지면 내신 공부는 이렇게 교과서에 있는 작품들 공부하는 게 되게 중요한데, 수능 공부는 이제 처음 보는 지문을 해석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니까 아예 공부 결 자체가 달라서 시간을 따로 썼던 것 같아요. 시험 기간에는 내신 공부하고 시험 끝나면 모의고사 공부하고 이런 식으로 했던 것 같아요.”

<학부모 모임>
“뭐로 속 썩였어요?”
“게임이죠.”
“그거 어떻게 해야 돼요?” (웃음)

학부모들 역시 요즘 세상과 너무 멀어진 수능을 걱정합니다.

<인터뷰> 강승준/학부모
“(아이가 하는 공부가)내용 자체도 저희가 보지도 못했던 내용들, 또 양과 깊이 있게 들어가는 질의 차이가 예전에 저희가 공부했던 시대랑은 너무 차이가 많아요. 오히려 저는 아이들한테 배워요.”

<인터뷰> 이명희/학부모
“저희 둘째는 학교에서 별명이 공부 빼고 완벽한 애거든요. (웃음) 저희 둘째가 잘하는 게 다른 사람 되게 잘 웃겨요, 그러니까 이렇게 다른 사람 웃기는 빈도나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그것만으로 얘가 대학을 간다면 얘는 정말 서울대감이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그러니까 정말 이렇게 다양성을 중시하는 거랑은 좀 거리가 멀잖아요 수능이.”

<인터뷰> 박은영/학부모
“그동안에는 계속 이 안에서 머물러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공정한 게 이런 거야 라고 해봤는데 이제 이 이상 다시 할 게 제가 보기엔 없어요.”

대체 수능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많은 기대와 이렇게 많은 비판을 받아야 할까요.

<인터뷰> 박은영/학부모
“학부모 입장에서 봤을 때는 뭔가 아이가 하나 이렇게 열심히 하면, 그 하나가 공부겠죠. 그거라도 열심히 해서 그냥 그 결과로 대학을 잘 갔으면 하는 아주 단순하고 쉬운 소망을 가지고 있는 거거든요. 이것이 이 아이의 실력이라고 생각, 믿을 수 있는 그런 어떤 시험 하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우리 사회는 청소년에게 늘 열심히 하기를 바라죠. 지난 30년 동안 그 대표적인 척도는 수능이었습니다.

학생들은 노력했고, 수능 시험도 제 몫을 다 해 인재의 등용문으로 충분한 역할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그렇게 힘들게 공부해 시험을 치르고도 미래를 걱정합니다.

<인터뷰> 김도영/연세대학교 2021년 입학
“저는 고등학생 시절, 재수 시절에는 수시를 아예 준비 안 하고 정시로만 준비했기 때문에 다른 거를 아예 준비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결국은 진로에 대한 고민, 그리고 내가 이제 여러 가지 활동을 계획하고 나라는 사람은 무엇을 해야 되는가라는 고민을 언젠가는 해야 돼요. 고등학생이 됐든 대학생이 됐든. 그런데 저는 이제 고등학생 때는 거의 자연스럽게 그 정시만을 준비하다 보니까 그런 생각을 했던 기회가 잘 없었던 것 같았거든요.”

<인터뷰> 권용현/연세대학교 2021년 입학
“수능이라는 거는 자신이 얼마나 공부했는지 기존의 지식만을 평가받는 거잖아요? 그런 입장에서 보면 앞으로 이 시대 같은 경우에는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고 또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니까 결국은 내가 아는 지식을 활용한다기보다는 그 시대의 그 상황에 어떻게 적용할,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사회인 거잖아요?”

<인터뷰> 배성은/연세대학교 2022년 입학
“문제 유형이나 담고 있는 내용 같은 게 현재에 뒤떨어진다는 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그동안의 수능의 역사들을 보면서도 과목이 크게 바뀌지 않았고 국어, 수학, 영어, 탐구 그리고 한국사 혹은 제2외국어로 이렇게 국한된 과목이 전혀 변하지 않았고 그래봤자 그 중간중간 범위나 이런 것들만 조금 바뀐 거잖아요.”

#시사기획창 #수능 #N수 #재수 #수험생 #공부로그 #수능의비밀 #불수능 #킬러문항 #문과침공

방송일시 : KBS 1TV 2023년 3월 28일(화) 밤 10시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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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 소위 SKY 학생이 수능 다시 풀었다…점수가 그런데?
    • 입력 2023-04-03 07:00:08
    취재K
▲ [시사기획 창 ‘30살 수능, 길을 잃다’ 중에서]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과 수능 시험이 점점 더 멀어지면 교실에선 어떤 어려움을 겪을까요.

고교 교육과 수능을 거친 지 얼마 안 된 대학생들을 모아봤습니다. 우선, 이들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리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시사기획창이 주관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1교시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수험생은 두 손을 책상 아래로 내리고 조용히 기다리며, 제2 감독관께서는 문제지를 수험생 왼쪽에 배부해 주십시오.”

“시험 시작하겠습니다.”

실제와 똑같이 80분 동안 치러진 시험.

시험을 마치자 학생들의 말문이 트입니다.

“생각보다 시간 압박이 크게 느껴지더라고? 나 계속 시계 확인하면서 풀었거든?”

“우리가 현역 때는 거의 매일 이거를 풀고 연습하고 수능 당일날도 막 예열 지문 해 가지고 (맞아) 그렇게 해야 잘 볼 수 있는 시험인 것 같아.”

“얘들아 나 문법 다섯 개 틀렸어(웃음)”

(이거 100점 만점이잖아요?)
“딱 80”
“85”
(그러면 나머지 세 분은?)
“전 79요 79”
“전 70”
“70? 전 64(웃음)”

내신과 수능 사이에서 갈피를 잡기 어려웠던 기억.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권용현/연세대학교 2021년 입학
“내신이 고등학교 3학년 전, 그러니까 고등학교 1학년과 2학년 때까지는 계속 수능 문제 출제 유형과 다르게 나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은 저는 되게 분리해서 공부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인터뷰> 김민건/연세대학교 2021년 입학
“학교는 사실 수능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고 굉장히 여러 목적을 가진 친구들이 뭐 수시 준비도 하고, 그리고 선생님들은 수시를 좀 위주로 학교 수업이나 이런 걸 위주로 진행하다 보니까 확실히 정시를 준비하는 친구들한테 학교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없고 오히려 그 교실 안에서 정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은 확실히 좀 소외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고.”

<인터뷰> 이재성/연세대학교 2021년 입학
“내신 공부랑 수능 공부랑 연결이 잘 안 됐던 것 같아요. 국어로 따지면 내신 공부는 이렇게 교과서에 있는 작품들 공부하는 게 되게 중요한데, 수능 공부는 이제 처음 보는 지문을 해석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니까 아예 공부 결 자체가 달라서 시간을 따로 썼던 것 같아요. 시험 기간에는 내신 공부하고 시험 끝나면 모의고사 공부하고 이런 식으로 했던 것 같아요.”

<학부모 모임>
“뭐로 속 썩였어요?”
“게임이죠.”
“그거 어떻게 해야 돼요?” (웃음)

학부모들 역시 요즘 세상과 너무 멀어진 수능을 걱정합니다.

<인터뷰> 강승준/학부모
“(아이가 하는 공부가)내용 자체도 저희가 보지도 못했던 내용들, 또 양과 깊이 있게 들어가는 질의 차이가 예전에 저희가 공부했던 시대랑은 너무 차이가 많아요. 오히려 저는 아이들한테 배워요.”

<인터뷰> 이명희/학부모
“저희 둘째는 학교에서 별명이 공부 빼고 완벽한 애거든요. (웃음) 저희 둘째가 잘하는 게 다른 사람 되게 잘 웃겨요, 그러니까 이렇게 다른 사람 웃기는 빈도나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그것만으로 얘가 대학을 간다면 얘는 정말 서울대감이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그러니까 정말 이렇게 다양성을 중시하는 거랑은 좀 거리가 멀잖아요 수능이.”

<인터뷰> 박은영/학부모
“그동안에는 계속 이 안에서 머물러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공정한 게 이런 거야 라고 해봤는데 이제 이 이상 다시 할 게 제가 보기엔 없어요.”

대체 수능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많은 기대와 이렇게 많은 비판을 받아야 할까요.

<인터뷰> 박은영/학부모
“학부모 입장에서 봤을 때는 뭔가 아이가 하나 이렇게 열심히 하면, 그 하나가 공부겠죠. 그거라도 열심히 해서 그냥 그 결과로 대학을 잘 갔으면 하는 아주 단순하고 쉬운 소망을 가지고 있는 거거든요. 이것이 이 아이의 실력이라고 생각, 믿을 수 있는 그런 어떤 시험 하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우리 사회는 청소년에게 늘 열심히 하기를 바라죠. 지난 30년 동안 그 대표적인 척도는 수능이었습니다.

학생들은 노력했고, 수능 시험도 제 몫을 다 해 인재의 등용문으로 충분한 역할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그렇게 힘들게 공부해 시험을 치르고도 미래를 걱정합니다.

<인터뷰> 김도영/연세대학교 2021년 입학
“저는 고등학생 시절, 재수 시절에는 수시를 아예 준비 안 하고 정시로만 준비했기 때문에 다른 거를 아예 준비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결국은 진로에 대한 고민, 그리고 내가 이제 여러 가지 활동을 계획하고 나라는 사람은 무엇을 해야 되는가라는 고민을 언젠가는 해야 돼요. 고등학생이 됐든 대학생이 됐든. 그런데 저는 이제 고등학생 때는 거의 자연스럽게 그 정시만을 준비하다 보니까 그런 생각을 했던 기회가 잘 없었던 것 같았거든요.”

<인터뷰> 권용현/연세대학교 2021년 입학
“수능이라는 거는 자신이 얼마나 공부했는지 기존의 지식만을 평가받는 거잖아요? 그런 입장에서 보면 앞으로 이 시대 같은 경우에는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고 또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니까 결국은 내가 아는 지식을 활용한다기보다는 그 시대의 그 상황에 어떻게 적용할,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사회인 거잖아요?”

<인터뷰> 배성은/연세대학교 2022년 입학
“문제 유형이나 담고 있는 내용 같은 게 현재에 뒤떨어진다는 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그동안의 수능의 역사들을 보면서도 과목이 크게 바뀌지 않았고 국어, 수학, 영어, 탐구 그리고 한국사 혹은 제2외국어로 이렇게 국한된 과목이 전혀 변하지 않았고 그래봤자 그 중간중간 범위나 이런 것들만 조금 바뀐 거잖아요.”

#시사기획창 #수능 #N수 #재수 #수험생 #공부로그 #수능의비밀 #불수능 #킬러문항 #문과침공

방송일시 : KBS 1TV 2023년 3월 28일(화) 밤 10시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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