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이른 벚꽃…지자체 축제 당황

입력 2023.04.04 (08:04) 수정 2023.04.04 (08: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 주말, 도심 곳곳에서 벚꽃 구경 많이 하셨을텐데요.

올해는 봄꽃이 예상보다 일찍 개화하면서 축제를 준비한 자치단체들이 행사를 앞당기는 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김기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바람에 벚꽃잎이 날립니다.

길바닥에는 떨어진 꽃잎이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만개 시기를 지났지만, 벚꽃의 여운을 즐기러 나온 나들이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집니다.

[김분남/의성군 풍리리 : "다음 주에 올까 싶었는데 (딸이) 꽃 다 진다고 빨리 오라고 그러더라고요. (만개가 아니라) 아쉽지만 자식들 보는 게 좋잖아요."]

올해 대구·경북 지역의 벚꽃은 포항 3월 16일, 대구 21일, 안동 23일 등 평년보다 8일 정도 빨리 피었습니다.

1924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빠른 기록입니다.

예상치 못한 이른 개화로, 의성 산수유와 남대천 벚꽃, 안동 벚꽃 등 지역 대표 꽃 축제들이 줄줄이 일주일 앞당겨 열렸습니다.

코로나19 4년 만에 행사를 기획한 자치단체들은 각종 무대 설치와 버스킹 공연, 도로 통제 등을 급하게 변경하느라 애를 먹어야 했습니다.

[남상호/안동시청 관광진흥과장 : "축제가 다소 일정이 당겨지다 보니까 교통 통제나 이런 것이 조금 미숙해서 시민들이 불편을 많이 겪었는데 그런 건 좀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기온과 일조 시간의 영향을 받는 개화 시기.

올해는 대구·경북 지역의 3월 기온이 평년보다 2도 높았고 일조 시간도 30시간 이상 많았습니다.

기상청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못한 채 계속된 고온 현상을 가정했을 때, 2040년에는 우리나라 봄꽃 개화 시기가 최대 일주일 더 당겨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재용/기상청 안동기상대 부대장 : "고해상도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의하면 고탄소 시나리오 적용 시 21세기 후반(2081년~2100년)에는 봄꽃 개화일이 20일 이상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더 빨리 피고 지는 봄꽃에 자치단체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기후 변화에 이른 벚꽃…지자체 축제 당황
    • 입력 2023-04-04 08:04:37
    • 수정2023-04-04 08:14:09
    뉴스광장(대구)
[앵커]

지난 주말, 도심 곳곳에서 벚꽃 구경 많이 하셨을텐데요.

올해는 봄꽃이 예상보다 일찍 개화하면서 축제를 준비한 자치단체들이 행사를 앞당기는 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김기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바람에 벚꽃잎이 날립니다.

길바닥에는 떨어진 꽃잎이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만개 시기를 지났지만, 벚꽃의 여운을 즐기러 나온 나들이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집니다.

[김분남/의성군 풍리리 : "다음 주에 올까 싶었는데 (딸이) 꽃 다 진다고 빨리 오라고 그러더라고요. (만개가 아니라) 아쉽지만 자식들 보는 게 좋잖아요."]

올해 대구·경북 지역의 벚꽃은 포항 3월 16일, 대구 21일, 안동 23일 등 평년보다 8일 정도 빨리 피었습니다.

1924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빠른 기록입니다.

예상치 못한 이른 개화로, 의성 산수유와 남대천 벚꽃, 안동 벚꽃 등 지역 대표 꽃 축제들이 줄줄이 일주일 앞당겨 열렸습니다.

코로나19 4년 만에 행사를 기획한 자치단체들은 각종 무대 설치와 버스킹 공연, 도로 통제 등을 급하게 변경하느라 애를 먹어야 했습니다.

[남상호/안동시청 관광진흥과장 : "축제가 다소 일정이 당겨지다 보니까 교통 통제나 이런 것이 조금 미숙해서 시민들이 불편을 많이 겪었는데 그런 건 좀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기온과 일조 시간의 영향을 받는 개화 시기.

올해는 대구·경북 지역의 3월 기온이 평년보다 2도 높았고 일조 시간도 30시간 이상 많았습니다.

기상청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못한 채 계속된 고온 현상을 가정했을 때, 2040년에는 우리나라 봄꽃 개화 시기가 최대 일주일 더 당겨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재용/기상청 안동기상대 부대장 : "고해상도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의하면 고탄소 시나리오 적용 시 21세기 후반(2081년~2100년)에는 봄꽃 개화일이 20일 이상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더 빨리 피고 지는 봄꽃에 자치단체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대구-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