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에도 격이 있다?”…‘공개활동 중단’ 부른 김재원의 ‘입’

입력 2023.04.0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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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3일) 있었던 제주 4·3 사건 추념식.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아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야구장 시구를 언급하며 "야구장 방문할 시간은 있어도 4·3 사건 추념식 참석할 시간은 없느냐"고 꼬집었습니다.

이에 오늘(4일)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대통령의 제주 4·3 사건 추념식 불참을 무조건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고 반박했는데, 이 발언을 놓고 또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김 최고위원과 몇 차례 설전을 벌였던 홍준표 대구시장이 또 한 번 김 최고위원을 직격하고 나섰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 김재원 "제주 4·3 사건 기념일, 광복절보다 격 낮아"

김 최고위원은 오늘 인터뷰에서 "국가적인 경축일이나 기념일은 법에 정해져 있다"며 "우리나라 국경일로는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이 있다"고 말을 꺼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보통 3·1절과 광복절 정도는 참석한다"며 "제주 4·3 사건 기념일은 이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인데, 무조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해대는 자세는 저는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사실 제주 4·3 기념일에 대통령이 관례적으로 무조건 참석했던 건 아니"라며 "마치 이번에 무슨 4·3 유족을 폄훼한 것처럼 그렇게 야당에서 일제히 공격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마치 대통령이 불참하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이 현대사의 비극인 4·3 기념일을 맞아서 대여 비난의 빌미로 삼는 것 아닌가"라며 "야당이 과연 유가족들 내지는 희생자들의 어떤 명예 회복을 위해서 노력하느냐, 아니면 자신들의 정치적 반사이익을 위해서 4·3 기념일을 악용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쉴드(방어)를 쳐도 사리에 맞게 쳐라"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이 SNS를 통해 김 최고위원을 직격했습니다.

홍 시장은 "제주 4·3은 국경일보다 격이 낮은 추모일이라서 대통령이 참석 안 해도 된다? 그러면 서해수호의 날은 국경일이었나?"라며 "쉴드를 쳐도 사리에 맞게 쳐라"라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서해수호의 날 추념식에 참석한 걸 언급하며 김 최고위원을 비판한 겁니다.

홍 시장은 이어 "제발 좀 언론, 방송 출연 정지라도 시켜야 한다"며 "입만 열면 실언하는 사람을 특혜를 주어 징계는 못 하더라도, 최고위 출석정지, 언론, 방송 출연 정지라도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언한 지 며칠 지났다고 또 방송에 나와 떠들게 하고 있느냐"며 "그것도 안 하면 당 지도부 무용론이 나올 수도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12일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하고, 지난달 25일 미국에선 전광훈 목사를 가리켜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습니다.

이때도 홍 시장은 SNS를 통해 "맨날 실언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하라"며 김 최고위원을 겨냥했습니다.

잇따른 실언 논란을 일으키는 김 최고위원에 대해 내부 불만도 계속됐습니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은 오늘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조 최고위원은 "저는 같이 일하는 최고위원이지만 조금 원망스러움이 크다"며 "(김재원 최고위원이) SNS를 통해 반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에 또 그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김기현 대표에게도 공식적으로 더 말씀을 드린다면, 대표로서는 강단이 필요하다"며 "처음에 그런 일이 있었을 때 엄중 경고라든가, 신속하고 강도 높은 조치를 했다면 이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 힘 김웅 의원도 "추모에도 격이 있느냐"며 "최고위원에 걸맞는 격을 갖추시기 바란다"고 꼬집었습니다.

■ 김재원 "당분간 공개활동 중단"…김기현 "유감의 뜻 전달"

김재원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오늘(4일) 오후 SNS를 통해 공개활동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한 언론사 기사를 인용하며 "국무총리실 사무관으로 재직했던 저의 경험으로 국경일과 경축일, 기념일의 차이를 설명하기 좋은 자료라고 생각했다"고 했고, "또다시 논란이 빚어지므로 더 이상 이를 피하기 위해 당분간 공개활동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적었습니다.

계속해서 추락하는 당 지지율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일까요? 김 최고위원의 앞선 실언 논란에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도 이번엔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김 대표는 김 최고위원의 '활동중단 선언'이 나온 직후 곧바로 SNS를 통해 "김 최고위원이 일부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논란을 일으킨 점을 지적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했다"며 "김 최고위원은 당에 자숙하는 의미로 4월 한 달 동안 최고위 참석과 모든 언론 출연을 중단하겠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 대표로서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매우 큰 유감의 뜻을 전했다"며 "오직 민생을 살피고 돌봐야 할 집권 여당의 일원이 불필요한 분란을 야기하며 국민과 당원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는 더 이상 허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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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모에도 격이 있다?”…‘공개활동 중단’ 부른 김재원의 ‘입’
    • 입력 2023-04-04 18:59:40
    취재K

어제(3일) 있었던 제주 4·3 사건 추념식.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아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야구장 시구를 언급하며 "야구장 방문할 시간은 있어도 4·3 사건 추념식 참석할 시간은 없느냐"고 꼬집었습니다.

이에 오늘(4일)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대통령의 제주 4·3 사건 추념식 불참을 무조건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고 반박했는데, 이 발언을 놓고 또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김 최고위원과 몇 차례 설전을 벌였던 홍준표 대구시장이 또 한 번 김 최고위원을 직격하고 나섰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 김재원 "제주 4·3 사건 기념일, 광복절보다 격 낮아"

김 최고위원은 오늘 인터뷰에서 "국가적인 경축일이나 기념일은 법에 정해져 있다"며 "우리나라 국경일로는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이 있다"고 말을 꺼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보통 3·1절과 광복절 정도는 참석한다"며 "제주 4·3 사건 기념일은 이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인데, 무조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해대는 자세는 저는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사실 제주 4·3 기념일에 대통령이 관례적으로 무조건 참석했던 건 아니"라며 "마치 이번에 무슨 4·3 유족을 폄훼한 것처럼 그렇게 야당에서 일제히 공격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마치 대통령이 불참하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이 현대사의 비극인 4·3 기념일을 맞아서 대여 비난의 빌미로 삼는 것 아닌가"라며 "야당이 과연 유가족들 내지는 희생자들의 어떤 명예 회복을 위해서 노력하느냐, 아니면 자신들의 정치적 반사이익을 위해서 4·3 기념일을 악용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쉴드(방어)를 쳐도 사리에 맞게 쳐라"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이 SNS를 통해 김 최고위원을 직격했습니다.

홍 시장은 "제주 4·3은 국경일보다 격이 낮은 추모일이라서 대통령이 참석 안 해도 된다? 그러면 서해수호의 날은 국경일이었나?"라며 "쉴드를 쳐도 사리에 맞게 쳐라"라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서해수호의 날 추념식에 참석한 걸 언급하며 김 최고위원을 비판한 겁니다.

홍 시장은 이어 "제발 좀 언론, 방송 출연 정지라도 시켜야 한다"며 "입만 열면 실언하는 사람을 특혜를 주어 징계는 못 하더라도, 최고위 출석정지, 언론, 방송 출연 정지라도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언한 지 며칠 지났다고 또 방송에 나와 떠들게 하고 있느냐"며 "그것도 안 하면 당 지도부 무용론이 나올 수도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12일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하고, 지난달 25일 미국에선 전광훈 목사를 가리켜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습니다.

이때도 홍 시장은 SNS를 통해 "맨날 실언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하라"며 김 최고위원을 겨냥했습니다.

잇따른 실언 논란을 일으키는 김 최고위원에 대해 내부 불만도 계속됐습니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은 오늘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조 최고위원은 "저는 같이 일하는 최고위원이지만 조금 원망스러움이 크다"며 "(김재원 최고위원이) SNS를 통해 반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에 또 그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김기현 대표에게도 공식적으로 더 말씀을 드린다면, 대표로서는 강단이 필요하다"며 "처음에 그런 일이 있었을 때 엄중 경고라든가, 신속하고 강도 높은 조치를 했다면 이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 힘 김웅 의원도 "추모에도 격이 있느냐"며 "최고위원에 걸맞는 격을 갖추시기 바란다"고 꼬집었습니다.

■ 김재원 "당분간 공개활동 중단"…김기현 "유감의 뜻 전달"

김재원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오늘(4일) 오후 SNS를 통해 공개활동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한 언론사 기사를 인용하며 "국무총리실 사무관으로 재직했던 저의 경험으로 국경일과 경축일, 기념일의 차이를 설명하기 좋은 자료라고 생각했다"고 했고, "또다시 논란이 빚어지므로 더 이상 이를 피하기 위해 당분간 공개활동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적었습니다.

계속해서 추락하는 당 지지율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일까요? 김 최고위원의 앞선 실언 논란에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도 이번엔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김 대표는 김 최고위원의 '활동중단 선언'이 나온 직후 곧바로 SNS를 통해 "김 최고위원이 일부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논란을 일으킨 점을 지적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했다"며 "김 최고위원은 당에 자숙하는 의미로 4월 한 달 동안 최고위 참석과 모든 언론 출연을 중단하겠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 대표로서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매우 큰 유감의 뜻을 전했다"며 "오직 민생을 살피고 돌봐야 할 집권 여당의 일원이 불필요한 분란을 야기하며 국민과 당원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는 더 이상 허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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