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소아청소년과 위기 등 진료과목 기피, 해법은 없나

입력 2023.04.05 (12:34) 수정 2023.04.05 (13: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소아과 의사 부족 사태, 최근엔 관련 의사단체가, 폐과, 소아과 간판을 내리겠다 선언까지 했죠, 이 자체에 대한 시선은 일부 엇갈리기도 하지만,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된 과정은 따져봐야 할 겁니다.

이은정 KBS해설위원 나와 있습니다.

보통 소아과 의사라고 하는데 정확히는 소아 청소년과죠, 병원 운영을 못하겠다, 이런 말까지 나오게 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우선 태어나는 아이들의 숫자가 적어지고 그래서 환자가 줄어든 것이 주요한 이유겠구요.

소아청소년과는 거의 대부분 비보험 의료행위가 없는 편입니다.

거의 의료보험에 해당하는 질병인데 의료 수가가 30년동안 그대로다, 그래서 문닫는 병원이 늘고 있다. 이것이죠.

여기다 환자 보호자의 과도한 요구나 분쟁으로 근무환경도 열악하다는 게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얘깁니다.

오늘 당정협의회를 열고 하니 대책이 나올 듯 합니다.

[앵커]

듣고 보니 그런 것 같은데요.

그러면 의사들 중에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하는 사람도 줄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전국 주요 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 결과를 보면 올해 총 정원이 201명인데 33명밖에 지원하지않아서 경쟁률이 16.4%가 됐습니다.

지난해도 24%로 4분의 1밖에 확보를 못했는데 더 떨어졌습니다.

그나마 서울대병원 같은 곳은 70%를 채웠는데 한 명도 못 구한 곳이 훨씬 많습니다.

66곳의 병원 중에 10군데를 제외하고 56군데가 지원자가 아예 1명도 없었습니다.

일부 지원자들은 5~6명 팀을 짜서 동시에 지원을 한다고 합니다.

그럴 경우 그 아래 병원에는 더 지원자가 없어지는 거죠.

20년전에 비해 환자 숫자가 3분의 1로 줄었는데 지금처럼 종합병원에 모두 소아과를 둬야한다는 규정 자체도 바꿔야 한다, 운영 가능한 곳으로 몰아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다른 진료과도 의사가 부족하다 이런 말이 있지않습니까?

특히 힘든 수술을 안하려고 해서 중환자실, 응급실 운영이 힘들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소위 '내외산소'라고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진료과들이죠.

여기에 흉부외과, 신경외과. 응급의학과 같은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과들은 대학병원에서 수련의, 전문의 부족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달 하순, 대구에서 밤중에 건물에서 추락했던 10대가 받아줄 병원이 없어 2시간을 헤매다 숨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병상이 없는 경우도 있었지만 의사들이 모두 다른 응급환자를 보고 있기때문에 이 환자가 와도 봐줄 의료 인력이 없다고 거부당했습니다.

[앵커]

수련의 구하기가 어렵다, 지방의료원에 의사가 부족하는 지적은 계속 있어왔는데 정부 대책은 어떻습니까?

[기자]

정부는 그동안 의료 인력의 숫자를 늘리는 방안에 집중해왔습니다.

의사 숫자가 적으니 의사 수를 늘리면 비인기과나 지방에도 의사가 가지않겠느냐, 이런 얘기죠.

특히 공공의대를 설립해서 의대를 졸업한 후 의무적으로 특정 진료과나 지역에 근무를 하도록 하는 정책 등을 제시해왔습니다.

의사 숫자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조금 의견이 다르긴 합니다만 내과, 외과 같은 진료과는 숫자가 아직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종합병원 흉부외과에 수술할 의사가 없다, 하는데 흉부외과 전문의 숫자가 적은 게 아닙니다.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다 개원을 해서 비급여에 해당하는 수술을 하고 있는 게 문제죠.

그러니까 의사 숫자를 늘린다 하더라도 몇년 의무복무한 후에 진료과목을 변경하거나 대도시에 가서 개원을 한다든가 하는 것을 강제로 금지할 수 없는 겁니다.

[앵커]

의사협회나 개원의들 얘기를 들어보면 항상 의료 수가에 대한 문제점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기자]

의료 수가가 전반적으로 낮다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보험진료가 많은 피부과, 성형외과 이런 진료과목이 인기과가 된다는 거구요.

그런데 수가가 낮은 것도 문제지만 힘든 의료 행위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되지않는 것이 더 문제였습니다.

지금 건강보험체계는 진료 행위에 대해 행위별 수가를 적용하고 있는데요.

심장 수술이나 뇌수술을 하는 경우 고난이도 기술이 필요하고 교육 기간도 긴데 현재 의료 수가로는 보상이 부족합니다.

필수의료, 고가치 의료 서비스에 집중적으로 보상하도록 의료 수가 체계를 고치고 병원, 즉 기관 단위 보상을 해야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지방 의료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지역에 근무할 의사를 따로 뽑자는 얘기도 있는데 이것은 어떻습니까?

[기자]

졸업 후에 지역에서 근무해라. 이렇게 강제로 지정하는 것은 어렵다고 이미 말씀드렸죠.

그렇다면 지역에서 근무할 여건과 시스템을 우리 사회가 다같이 고민해야하는데 예를들어 지방 의대에는 그 지역 출신을 일정 비율 뽑게 하자, 이런 의견이 있습니다.

지금 수도권 학생들이 지방 의대까지 다 가는데 이 학생들이 졸업하면 서울에 올라올 가능성이 아무래도 높지않겠습니까?

그 지역 출신을 할당해서 뽑으면 아무래도 그 지역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더 있을테고요.

대도시가 아닌 지역에 개원할 경우 세제 혜택, 융자 알선 등을 통해 지원을 해서 지역 의료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얘기를 듣고보니 쉬운 문제는 아니네요.

고소득 전문직인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 아니냐, 서민들의 경우 의료보험료가 오르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기자]

네. 사실 그런 부분도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우선 의료보험료 인상에 대한 부분은 현재 건강보험공단이 관리하는 한해 예산이 70조원이나 되기때문에 의료 수가 계산 때 우선 순위를 고려해 배정하는 것으로 많은 부분이 해결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의료 보험이 전세계적으로 우수하다고 하죠.

미국이나 유럽에 있다가도 한국 들어와서 병원 가는 경우도 많구요.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구요.

만약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면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를 위해서는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해와 설득이 먼저 되어야 합니다.

또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지금 젊은 세대는 공정함이 중요하고 워라벨도 필요한 세대입니다.

돈을 많이 벌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대신 과도한 노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부분을 반영해 제도도 바뀌어 가야 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in뉴스] 소아청소년과 위기 등 진료과목 기피, 해법은 없나
    • 입력 2023-04-05 12:34:14
    • 수정2023-04-05 13:04:37
    뉴스 12
[앵커]

소아과 의사 부족 사태, 최근엔 관련 의사단체가, 폐과, 소아과 간판을 내리겠다 선언까지 했죠, 이 자체에 대한 시선은 일부 엇갈리기도 하지만,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된 과정은 따져봐야 할 겁니다.

이은정 KBS해설위원 나와 있습니다.

보통 소아과 의사라고 하는데 정확히는 소아 청소년과죠, 병원 운영을 못하겠다, 이런 말까지 나오게 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우선 태어나는 아이들의 숫자가 적어지고 그래서 환자가 줄어든 것이 주요한 이유겠구요.

소아청소년과는 거의 대부분 비보험 의료행위가 없는 편입니다.

거의 의료보험에 해당하는 질병인데 의료 수가가 30년동안 그대로다, 그래서 문닫는 병원이 늘고 있다. 이것이죠.

여기다 환자 보호자의 과도한 요구나 분쟁으로 근무환경도 열악하다는 게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얘깁니다.

오늘 당정협의회를 열고 하니 대책이 나올 듯 합니다.

[앵커]

듣고 보니 그런 것 같은데요.

그러면 의사들 중에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하는 사람도 줄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전국 주요 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 결과를 보면 올해 총 정원이 201명인데 33명밖에 지원하지않아서 경쟁률이 16.4%가 됐습니다.

지난해도 24%로 4분의 1밖에 확보를 못했는데 더 떨어졌습니다.

그나마 서울대병원 같은 곳은 70%를 채웠는데 한 명도 못 구한 곳이 훨씬 많습니다.

66곳의 병원 중에 10군데를 제외하고 56군데가 지원자가 아예 1명도 없었습니다.

일부 지원자들은 5~6명 팀을 짜서 동시에 지원을 한다고 합니다.

그럴 경우 그 아래 병원에는 더 지원자가 없어지는 거죠.

20년전에 비해 환자 숫자가 3분의 1로 줄었는데 지금처럼 종합병원에 모두 소아과를 둬야한다는 규정 자체도 바꿔야 한다, 운영 가능한 곳으로 몰아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다른 진료과도 의사가 부족하다 이런 말이 있지않습니까?

특히 힘든 수술을 안하려고 해서 중환자실, 응급실 운영이 힘들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소위 '내외산소'라고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진료과들이죠.

여기에 흉부외과, 신경외과. 응급의학과 같은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과들은 대학병원에서 수련의, 전문의 부족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달 하순, 대구에서 밤중에 건물에서 추락했던 10대가 받아줄 병원이 없어 2시간을 헤매다 숨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병상이 없는 경우도 있었지만 의사들이 모두 다른 응급환자를 보고 있기때문에 이 환자가 와도 봐줄 의료 인력이 없다고 거부당했습니다.

[앵커]

수련의 구하기가 어렵다, 지방의료원에 의사가 부족하는 지적은 계속 있어왔는데 정부 대책은 어떻습니까?

[기자]

정부는 그동안 의료 인력의 숫자를 늘리는 방안에 집중해왔습니다.

의사 숫자가 적으니 의사 수를 늘리면 비인기과나 지방에도 의사가 가지않겠느냐, 이런 얘기죠.

특히 공공의대를 설립해서 의대를 졸업한 후 의무적으로 특정 진료과나 지역에 근무를 하도록 하는 정책 등을 제시해왔습니다.

의사 숫자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조금 의견이 다르긴 합니다만 내과, 외과 같은 진료과는 숫자가 아직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종합병원 흉부외과에 수술할 의사가 없다, 하는데 흉부외과 전문의 숫자가 적은 게 아닙니다.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다 개원을 해서 비급여에 해당하는 수술을 하고 있는 게 문제죠.

그러니까 의사 숫자를 늘린다 하더라도 몇년 의무복무한 후에 진료과목을 변경하거나 대도시에 가서 개원을 한다든가 하는 것을 강제로 금지할 수 없는 겁니다.

[앵커]

의사협회나 개원의들 얘기를 들어보면 항상 의료 수가에 대한 문제점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기자]

의료 수가가 전반적으로 낮다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보험진료가 많은 피부과, 성형외과 이런 진료과목이 인기과가 된다는 거구요.

그런데 수가가 낮은 것도 문제지만 힘든 의료 행위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되지않는 것이 더 문제였습니다.

지금 건강보험체계는 진료 행위에 대해 행위별 수가를 적용하고 있는데요.

심장 수술이나 뇌수술을 하는 경우 고난이도 기술이 필요하고 교육 기간도 긴데 현재 의료 수가로는 보상이 부족합니다.

필수의료, 고가치 의료 서비스에 집중적으로 보상하도록 의료 수가 체계를 고치고 병원, 즉 기관 단위 보상을 해야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지방 의료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지역에 근무할 의사를 따로 뽑자는 얘기도 있는데 이것은 어떻습니까?

[기자]

졸업 후에 지역에서 근무해라. 이렇게 강제로 지정하는 것은 어렵다고 이미 말씀드렸죠.

그렇다면 지역에서 근무할 여건과 시스템을 우리 사회가 다같이 고민해야하는데 예를들어 지방 의대에는 그 지역 출신을 일정 비율 뽑게 하자, 이런 의견이 있습니다.

지금 수도권 학생들이 지방 의대까지 다 가는데 이 학생들이 졸업하면 서울에 올라올 가능성이 아무래도 높지않겠습니까?

그 지역 출신을 할당해서 뽑으면 아무래도 그 지역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더 있을테고요.

대도시가 아닌 지역에 개원할 경우 세제 혜택, 융자 알선 등을 통해 지원을 해서 지역 의료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얘기를 듣고보니 쉬운 문제는 아니네요.

고소득 전문직인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 아니냐, 서민들의 경우 의료보험료가 오르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기자]

네. 사실 그런 부분도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우선 의료보험료 인상에 대한 부분은 현재 건강보험공단이 관리하는 한해 예산이 70조원이나 되기때문에 의료 수가 계산 때 우선 순위를 고려해 배정하는 것으로 많은 부분이 해결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의료 보험이 전세계적으로 우수하다고 하죠.

미국이나 유럽에 있다가도 한국 들어와서 병원 가는 경우도 많구요.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구요.

만약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면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를 위해서는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해와 설득이 먼저 되어야 합니다.

또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지금 젊은 세대는 공정함이 중요하고 워라벨도 필요한 세대입니다.

돈을 많이 벌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대신 과도한 노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부분을 반영해 제도도 바뀌어 가야 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