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맞아” 판결에도 버틴다…취업길도 막혀 생계 막막

입력 2023.04.07 (06:25) 수정 2023.04.07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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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인 아빠와 외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 국적 없는 아이들.

아빠가 끝까지 '나 몰라라' 할 경우 마지막 수단은 친자확인 소송뿐인데요.

한국이 낯선 엄마들에겐 소송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닌데 힘들게 승소해도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다고 합니다.

이유가 뭔지 최혜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로 만 2살인 윤아(가명)의 엄마는 필리핀인, 아빠가 한국인입니다.

그러나 아빠는 계속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B 씨/필리핀 국적 미혼모 : "딸한테 미안해요. 한 살 생일 때 케이크도 못 사줬어요."]

결국 유전자 검사까지 한 결과, 친자 확률은 99.99%였습니다.

지난 1월 법원에서 친자 관계를 확인받으면서 윤아는 한국 국적 취득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석 달이 다 되도록 한국 국적을 얻지 못했습니다.

아빠의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을 받아서 출입국사무소에 제출해야 하는데 아빠가 협조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혜원/인천이주여성센터 살러온 활동가 : "서류를 발급받아야 하는 행정복지센터나 구청은 행정부 산하에 있잖아요. 아빠 본인이 오지 않으면 해줄 수 없다..."]

국적 취득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합니다.

[B 씨/필리핀 국적 미혼모 : "나는 아이 아빠에 소송도 했고 이미 이겼어요. 나는 더 참아야 하고 더 기다려야 해요."]

자녀가 국적을 얻더라도 문제가 또 있습니다.

아이를 버린 아빠에게 양육비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

사실혼으로 인정받지 않으면 외국인 엄마의 취업은 불가능합니다.

[F 씨/필리핀 국적 미혼모 : "가끔 돈이 없으면 친구에게 빌리기도 해요. 제발 일하게 해 주세요, 저는 아이가 있어요 (라고 공장에 부탁해요)."]

국가인권위는 이 문제에 대한 조사에 나섰고 "미성년 한국인을 키우는 외국인 부모에게 취업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난해 7월 권고했습니다.

[유현민/애란원 사회복지사 : "아이와 엄마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서 산전 의료비라든가 출산 후 3개월까지는 좀 지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법무부는 인권위 권고를 일부 수용해 단순 노무직까지는 취업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혜림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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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4-07 06: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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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인 아빠와 외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 국적 없는 아이들.

아빠가 끝까지 '나 몰라라' 할 경우 마지막 수단은 친자확인 소송뿐인데요.

한국이 낯선 엄마들에겐 소송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닌데 힘들게 승소해도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다고 합니다.

이유가 뭔지 최혜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로 만 2살인 윤아(가명)의 엄마는 필리핀인, 아빠가 한국인입니다.

그러나 아빠는 계속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B 씨/필리핀 국적 미혼모 : "딸한테 미안해요. 한 살 생일 때 케이크도 못 사줬어요."]

결국 유전자 검사까지 한 결과, 친자 확률은 99.99%였습니다.

지난 1월 법원에서 친자 관계를 확인받으면서 윤아는 한국 국적 취득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석 달이 다 되도록 한국 국적을 얻지 못했습니다.

아빠의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을 받아서 출입국사무소에 제출해야 하는데 아빠가 협조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혜원/인천이주여성센터 살러온 활동가 : "서류를 발급받아야 하는 행정복지센터나 구청은 행정부 산하에 있잖아요. 아빠 본인이 오지 않으면 해줄 수 없다..."]

국적 취득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합니다.

[B 씨/필리핀 국적 미혼모 : "나는 아이 아빠에 소송도 했고 이미 이겼어요. 나는 더 참아야 하고 더 기다려야 해요."]

자녀가 국적을 얻더라도 문제가 또 있습니다.

아이를 버린 아빠에게 양육비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

사실혼으로 인정받지 않으면 외국인 엄마의 취업은 불가능합니다.

[F 씨/필리핀 국적 미혼모 : "가끔 돈이 없으면 친구에게 빌리기도 해요. 제발 일하게 해 주세요, 저는 아이가 있어요 (라고 공장에 부탁해요)."]

국가인권위는 이 문제에 대한 조사에 나섰고 "미성년 한국인을 키우는 외국인 부모에게 취업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난해 7월 권고했습니다.

[유현민/애란원 사회복지사 : "아이와 엄마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서 산전 의료비라든가 출산 후 3개월까지는 좀 지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법무부는 인권위 권고를 일부 수용해 단순 노무직까지는 취업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혜림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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