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또 스쿨존에서…“제대로된 처벌을”

입력 2023.04.10 (12:38) 수정 2023.04.1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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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살 '배승아'양과 '이동원' 군...

최근 넉 달 사이, 대낮에 벌어진 만취 운전자의 '스쿨존 교통사고'로 희생된 아이들입니다.

스쿨존 사고에 대해 처벌이 강화됐지만 비극적인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친절한뉴스, 오승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주말 대낮에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인도를 걷던 어린아이들이 차에 치여 크게 다치고, 한 명은 숨졌는데요.

사고를 낸 차량 운전자는 술에 취한 상태였고, 사고 현장은 아이들이 다니던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이었습니다.

흰색 차 한 대가 난데없이 중앙선을 가로지르더니, 초등학생 4명이 걷고 있던 인도를 그대로 덮쳐버립니다.

대전 둔산동 문정네거리.

토요일인 지난 8일 오후 2시 20분쯤 벌어진 사곱니다.

운전자 66살 A 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08% 면허 취소 수준입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점심에 낮술을 마신 뒤 음주운전을 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초등학생들을 친 기억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고로 초등학생 4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심하게 다친 배승아 양은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11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사고 직전 '친구들과 조금만 더 놀다 들어가겠다'면서 승아 양이 엄마에게 건 전화는 마지막 통화가 됐습니다.

가해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했단 사실에 유족의 마음은 무너집니다.

[배승아 양 외삼촌 : "어떻게 낮 2시에 음주운전으로 아이를 이렇게 칠 수가 있나? 도저히 믿기지도 않고..."]

유족은 승아 양의 이름을 공개하고 이런 비극을 우리 사회 모두가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음주 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과 음주 운전을 엄벌해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배승아 양 오빠 : "제2의 승아가 발생하지 않도록, 진짜 '살인죄가 적용돼야 한다.' 그런 생각이 들고..."]

이렇게 안타까운 사고, 불과 넉 달 전에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12월이죠.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한 초등학교 후문에서 9살 초등학생이 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사고 장소는 마찬가지로 스쿨존이었고, 가해 운전자 39살 B 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습니다.

B 씨는 현재 뺑소니 혐의까지 더해져, 구속된 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A 씨나 B 씨 모두 '민식이법'이 적용됩니다.

'민식이법'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인명 사고를 낼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가중처벌하는 법입니다.

2020년 3월에 만들어져 시행된 지 3년이 지났는데요.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2020년 483건에서 2021년에는 523건으로 오히려 크게 늘었고, 지난해에도 481건입니다.

해마다 약 500건의 스쿨존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법적 처벌은 어땠을까요?

지난해 스쿨존 교통사고 가운데,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단 1건에 불과했고 대부분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위험 지역을 미리 점검해 시설물 등 교통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청담동 스쿨존 사고 현장을, 취재진이 지난달 살펴봤습니다.

학교 담벼락을 따라 폭 1.5 미터의 보도가 설치됐습니다.

사고 당시 모습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죠.

사고 이후 일방통행 도로로도 지정됐습니다.

[박무혁/도로교통공단 교수 : "교통사고가 크게 발생하고 이슈가 있을 때만 계속 정부 대책이 덧붙여지는 사후 처방만 나오고 있거든요. 어린이들의 입장에서 정부 정책이 사전 예방적인 관점에서 조속히 나와야 한다."]

승아 양이 희생된 이번 사고에서도 인도에 펜스만 설치돼 있었다면, 안타까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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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또 스쿨존에서…“제대로된 처벌을”
    • 입력 2023-04-10 12:38:07
    • 수정2023-04-10 13:12:52
    뉴스 12
[앵커]

9살 '배승아'양과 '이동원' 군...

최근 넉 달 사이, 대낮에 벌어진 만취 운전자의 '스쿨존 교통사고'로 희생된 아이들입니다.

스쿨존 사고에 대해 처벌이 강화됐지만 비극적인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친절한뉴스, 오승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주말 대낮에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인도를 걷던 어린아이들이 차에 치여 크게 다치고, 한 명은 숨졌는데요.

사고를 낸 차량 운전자는 술에 취한 상태였고, 사고 현장은 아이들이 다니던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이었습니다.

흰색 차 한 대가 난데없이 중앙선을 가로지르더니, 초등학생 4명이 걷고 있던 인도를 그대로 덮쳐버립니다.

대전 둔산동 문정네거리.

토요일인 지난 8일 오후 2시 20분쯤 벌어진 사곱니다.

운전자 66살 A 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08% 면허 취소 수준입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점심에 낮술을 마신 뒤 음주운전을 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초등학생들을 친 기억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고로 초등학생 4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심하게 다친 배승아 양은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11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사고 직전 '친구들과 조금만 더 놀다 들어가겠다'면서 승아 양이 엄마에게 건 전화는 마지막 통화가 됐습니다.

가해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했단 사실에 유족의 마음은 무너집니다.

[배승아 양 외삼촌 : "어떻게 낮 2시에 음주운전으로 아이를 이렇게 칠 수가 있나? 도저히 믿기지도 않고..."]

유족은 승아 양의 이름을 공개하고 이런 비극을 우리 사회 모두가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음주 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과 음주 운전을 엄벌해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배승아 양 오빠 : "제2의 승아가 발생하지 않도록, 진짜 '살인죄가 적용돼야 한다.' 그런 생각이 들고..."]

이렇게 안타까운 사고, 불과 넉 달 전에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12월이죠.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한 초등학교 후문에서 9살 초등학생이 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사고 장소는 마찬가지로 스쿨존이었고, 가해 운전자 39살 B 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습니다.

B 씨는 현재 뺑소니 혐의까지 더해져, 구속된 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A 씨나 B 씨 모두 '민식이법'이 적용됩니다.

'민식이법'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인명 사고를 낼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가중처벌하는 법입니다.

2020년 3월에 만들어져 시행된 지 3년이 지났는데요.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2020년 483건에서 2021년에는 523건으로 오히려 크게 늘었고, 지난해에도 481건입니다.

해마다 약 500건의 스쿨존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법적 처벌은 어땠을까요?

지난해 스쿨존 교통사고 가운데,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단 1건에 불과했고 대부분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위험 지역을 미리 점검해 시설물 등 교통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청담동 스쿨존 사고 현장을, 취재진이 지난달 살펴봤습니다.

학교 담벼락을 따라 폭 1.5 미터의 보도가 설치됐습니다.

사고 당시 모습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죠.

사고 이후 일방통행 도로로도 지정됐습니다.

[박무혁/도로교통공단 교수 : "교통사고가 크게 발생하고 이슈가 있을 때만 계속 정부 대책이 덧붙여지는 사후 처방만 나오고 있거든요. 어린이들의 입장에서 정부 정책이 사전 예방적인 관점에서 조속히 나와야 한다."]

승아 양이 희생된 이번 사고에서도 인도에 펜스만 설치돼 있었다면, 안타까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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