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지지율 비상 국민의힘, 중진들이 쏟아 낸 쓴소리는?

입력 2023.04.12 (16:32) 수정 2023.04.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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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수요일 아침에는 국민의힘이 공식 회의를 갖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12일)은 달랐습니다.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가 열렸습니다.

분위기는 무거웠습니다. 김기현 대표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도 뼈가 담겨 있었습니다.

김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위기를 구해낸다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자"고 말했습니다.

이어 "집권 여당이 지켜야 할 윤리를 잘 지킬 수 있도록 당의 기강 세우는데 중진들이 많은 역할을 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의 고비마다 중진들이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었다"면서 "앞으로도 기둥의 역할, 나침반의 역할을 기대한다"는 말도 함께였습니다.

중진 의원들도 기다렸다는 듯 당내 현안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흐트러진 당내 기강에 대한 비판과 내년 총선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도 포함됐습니다.


■ 서병수 "정치는 경제와 직결되는 것"

시작은 " 정치는 경제와 직결된다고 본다"고 운을 뗀 5선 서병수 의원이었습니다.

서 의원은 "경제가 어렵고 국민들 생활이 쪼들리면, 결국 야당보다는 집권 여당과 정부에 그 원망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연금·노동·교육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야겠지만, 국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알아서 잘 해결해주는 경제정책에도 초점을 맞춰 마음을 어루만질 필요가 있다"며 뼈 있는 조언을 했습니다.

국회부의장인 정우택 의원도 "전당대회 이후 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건 좋은 현상이 아니"라며 "보궐선거 결과가 주는 시그널 역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의원은 "정책위가 각 부처를 총동원해 어느 부분에 국민들 애로가 있는지 파악하고, 이슈를 선점해 주도권을 잡고 가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당이 국민들로부터 어려움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 정진석 "읍참마속 주저하지 말아야"

당 지지율 하락을 부채질 한 당 지도부의 설화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발언 문제도 거론됐습니다.

정우택 의원은 "당 중심에 있는 인물들이 집권여당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면서 "이런 언행이 이뤄지지 못하면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김재원 최고위원을 직접 겨냥했습니다.

홍문표 의원 역시 "지금 전광훈 목사가 20~30만 당원을 우리 당에 심어서 그 힘으로 당이 버티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면서 "당론으로 빨리 결정해 수습해야지, 목사 손아귀에 움직여지는 당이 돼선 안 된다"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직전까지 비대위원장을 지낸 정진석 의원도 "당 지지도는 원래 업앤다운이 있다. 문제는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라면서도 "해야 할 일을 즉각 적재적소, 적시 적소에 해야 한다. 지도부로서 신상필벌을 분명히 하고, 읍참마속 해야 하는 일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주호영 "총선 승리 전략은 분열 않는 것"

중진 의원들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방안도 내놓았습니다.

정진석 의원은 "총선에서 우리가 승리하지 못하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며 "과거 보수정당은 늘 분열로 실패했다. 김기현 대표를 중심으로 차돌처럼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김기현 당 대표·윤재옥 원내대표 체제 사명은 첫째도 둘째도 총선 승리"라며 "총선에서 어떤 인물을 내세우느냐가 관건이기에 인재 영입·발굴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원내대표를 지낸 주호영 의원 역시 "사람을 미리 찾아 준비시키는 게 대단히 중요하고, 공천 원칙을 빨리 확정해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공천제도를 관철해야 한다"고 거들었습니다.

주 의원은 " 당원협의회 감사 같은 것을 빨리해 당원이 승복할 수 있는 공천 틀을 만들어가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 지난 20대와 21대 당시 우리에게 환경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지만, 공천과정에서 나온 잡음 때문에 진 케이스"라고 언급했습니다.


■ 태영호 "여러 언행 때문에 당 지도부에 부담 준 데 대해 미안하다는 말씀드려"

중진들의 뼈 있는 고언이 이어지자, 반성문도 나왔습니다.

앞서 4·3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태영호 최고위원.

"당 지도부 구성원으로서 여러 언행 때문에 당 지도부에 부담을 준 데 대해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습니다.

4·3 유가족들의 사과 요구에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아직까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입니다.

다만 태영호 최고위원은 본인의 사과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당 지도부 구성이 한 달밖에 안 돼 여러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원외에 계시는 중진 분들이 김기현 대표를 뜬금없이 아무런 구체적 근거 없이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최근 SNS를 통해 연이어 지도부를 비판하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태 최고위원은 "저 같은 사람이 나서는 게 예의도 없고, 남들 눈에도 보기 좋지 않다"면서도, "이럴 때 중진이 나서서 원외와 당 안에서 경륜 있는 분들이 당 지도부를 흔들려는 것들을 막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쏟아진 쓴소리, 하락 세인 지지율 때문?


최고위원·중진의원들이 이렇게 일제히 반성모드로 돌아서게 된 배경, 아무래도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지난달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과 10%p 정도 차이가 났던 당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역전당한 상태입니다.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의 잇따른 설화와 정부와의 정책 엇박자가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최고위원·중진의원 회의를 통해 김기현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당의 기강을 바로잡으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오늘 회의가 아주 유의미했고, 좋았다고 했습니다. 회의를 정례화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쏟아졌던 쓴소리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당이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쓴소리는 응당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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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지지율 비상 국민의힘, 중진들이 쏟아 낸 쓴소리는?
    • 입력 2023-04-12 16:32:34
    • 수정2023-04-12 17:36:49
    여심야심

보통 수요일 아침에는 국민의힘이 공식 회의를 갖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12일)은 달랐습니다.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가 열렸습니다.

분위기는 무거웠습니다. 김기현 대표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도 뼈가 담겨 있었습니다.

김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위기를 구해낸다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자"고 말했습니다.

이어 "집권 여당이 지켜야 할 윤리를 잘 지킬 수 있도록 당의 기강 세우는데 중진들이 많은 역할을 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의 고비마다 중진들이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었다"면서 "앞으로도 기둥의 역할, 나침반의 역할을 기대한다"는 말도 함께였습니다.

중진 의원들도 기다렸다는 듯 당내 현안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흐트러진 당내 기강에 대한 비판과 내년 총선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도 포함됐습니다.


■ 서병수 "정치는 경제와 직결되는 것"

시작은 " 정치는 경제와 직결된다고 본다"고 운을 뗀 5선 서병수 의원이었습니다.

서 의원은 "경제가 어렵고 국민들 생활이 쪼들리면, 결국 야당보다는 집권 여당과 정부에 그 원망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연금·노동·교육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야겠지만, 국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알아서 잘 해결해주는 경제정책에도 초점을 맞춰 마음을 어루만질 필요가 있다"며 뼈 있는 조언을 했습니다.

국회부의장인 정우택 의원도 "전당대회 이후 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건 좋은 현상이 아니"라며 "보궐선거 결과가 주는 시그널 역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의원은 "정책위가 각 부처를 총동원해 어느 부분에 국민들 애로가 있는지 파악하고, 이슈를 선점해 주도권을 잡고 가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당이 국민들로부터 어려움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 정진석 "읍참마속 주저하지 말아야"

당 지지율 하락을 부채질 한 당 지도부의 설화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발언 문제도 거론됐습니다.

정우택 의원은 "당 중심에 있는 인물들이 집권여당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면서 "이런 언행이 이뤄지지 못하면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김재원 최고위원을 직접 겨냥했습니다.

홍문표 의원 역시 "지금 전광훈 목사가 20~30만 당원을 우리 당에 심어서 그 힘으로 당이 버티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면서 "당론으로 빨리 결정해 수습해야지, 목사 손아귀에 움직여지는 당이 돼선 안 된다"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직전까지 비대위원장을 지낸 정진석 의원도 "당 지지도는 원래 업앤다운이 있다. 문제는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라면서도 "해야 할 일을 즉각 적재적소, 적시 적소에 해야 한다. 지도부로서 신상필벌을 분명히 하고, 읍참마속 해야 하는 일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주호영 "총선 승리 전략은 분열 않는 것"

중진 의원들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방안도 내놓았습니다.

정진석 의원은 "총선에서 우리가 승리하지 못하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며 "과거 보수정당은 늘 분열로 실패했다. 김기현 대표를 중심으로 차돌처럼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김기현 당 대표·윤재옥 원내대표 체제 사명은 첫째도 둘째도 총선 승리"라며 "총선에서 어떤 인물을 내세우느냐가 관건이기에 인재 영입·발굴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원내대표를 지낸 주호영 의원 역시 "사람을 미리 찾아 준비시키는 게 대단히 중요하고, 공천 원칙을 빨리 확정해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공천제도를 관철해야 한다"고 거들었습니다.

주 의원은 " 당원협의회 감사 같은 것을 빨리해 당원이 승복할 수 있는 공천 틀을 만들어가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 지난 20대와 21대 당시 우리에게 환경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지만, 공천과정에서 나온 잡음 때문에 진 케이스"라고 언급했습니다.


■ 태영호 "여러 언행 때문에 당 지도부에 부담 준 데 대해 미안하다는 말씀드려"

중진들의 뼈 있는 고언이 이어지자, 반성문도 나왔습니다.

앞서 4·3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태영호 최고위원.

"당 지도부 구성원으로서 여러 언행 때문에 당 지도부에 부담을 준 데 대해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습니다.

4·3 유가족들의 사과 요구에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아직까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입니다.

다만 태영호 최고위원은 본인의 사과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당 지도부 구성이 한 달밖에 안 돼 여러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원외에 계시는 중진 분들이 김기현 대표를 뜬금없이 아무런 구체적 근거 없이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최근 SNS를 통해 연이어 지도부를 비판하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태 최고위원은 "저 같은 사람이 나서는 게 예의도 없고, 남들 눈에도 보기 좋지 않다"면서도, "이럴 때 중진이 나서서 원외와 당 안에서 경륜 있는 분들이 당 지도부를 흔들려는 것들을 막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쏟아진 쓴소리, 하락 세인 지지율 때문?


최고위원·중진의원들이 이렇게 일제히 반성모드로 돌아서게 된 배경, 아무래도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지난달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과 10%p 정도 차이가 났던 당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역전당한 상태입니다.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의 잇따른 설화와 정부와의 정책 엇박자가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최고위원·중진의원 회의를 통해 김기현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당의 기강을 바로잡으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오늘 회의가 아주 유의미했고, 좋았다고 했습니다. 회의를 정례화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쏟아졌던 쓴소리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당이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쓴소리는 응당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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