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제2의 승아는 어떻게든 막아아죠”…‘음주3범’ 가수는 대중이 삼진아웃

입력 2023.04.12 (18:01) 수정 2023.04.1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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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이티 콕입니다.

지난 9일 핑크색 여우 복면을 쓰고 방송사 예능 무대에 등장한 한 출연자, 최종 3라운드에서 정체가 공개됐습니다.

"곧 싱글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기억해주고 많이 들어달라"며 응원을 당부했습니다.

새 앨범 발표를 앞두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가수의 모습은 익숙합니다.

하지만 이 출연자는 조금 다른 처지입니다.

무려 세 번의 음주운전 '전력'으로 2004년과 2007년, 2016년 세 번에 걸쳐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특히 2016년엔 음주운전 도중 정차 중이던 청소 차량을 들이받아 차량 안에 있던 환경미화원에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혔습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01%로 면허 취소 수치였습니다.

그로부터 7년여가 지나 다시 대중 앞에 섰지만, 복면을 벗은 순간 역풍을 맞았습니다.

음주 운전 전력이 있는 가수를 출연시킨데 대한 시청자의 비난이 쇄도했고 결국 제작진은 사과를 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이 날은 아홉살 초등학생 배승아 양이 음주운전자가 낸 사고로 숨진 날입니다.

["잠깐만... 잠깐만."]

배승아 양은 지난 8일 오후 2시 20분경 만취한 한 차량 운전자에 의해 변을 당했습니다.

한낮에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가해자는 운전대를 잡기 직전까지 술을 마셨고 만취한 상태로 도심 한복판을 달리다 사고를 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한 40대 가장이 음주 차량에 또 희생되고 말았습니다.

어렵게 아들 셋을 키우던 장애 5등급 아버지였습니다.

불편한 몸으로 떡볶이 배달에 나섰다가 중앙선을 침범한 음주 차량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2019년 이른바 '윤창호법'으로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냈을 경우엔 최소 징역 3년, 최고 무기징역까지 형량이 강화됐습니다.

그럼에도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이유, 뭘까요.

경찰청에 따르면 음주운전 재범률은 2021년 기준 44.8%.

10명 중 네 명이 처벌 후에도 또 다시 술을 먹고 아무렇지 않게 운전대를 잡는다는 얘기입니다.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자는 2만 7355명이고, 무려 7회 이상 적발자도 977명이나 됐습니다.

이쯤 되면 음주운전은 스스로 통제하기 힘든 '습관’으로 봐야 합니다.

강력한 처벌과 예방이 강조되는 배경입니다.

이런 까닭에 음주운전 전력자의 차량에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를 달자는 의견이 갈수록 힘을 받고 있습니다.

음주 측정기처럼 운전자가 센서에 입김을 불어 넣었을 때 알코올이 감지되면 아예 차량의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장치입니다.

미국과 유럽에선 음주운전 범죄 전력이 있거나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 등에 대해 이런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의 남편도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벌금과 함께 해당 장치 설치 명령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선 50개 주 가운데 36개 주에 도입됐다는데 음주운전 사망자 수를 19%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도 관련 법안이 5개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하지만 10년이 넘도록, 시동잠금장치 설치 대상자 범위와 250만 원이 드는 설치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할 것인지 등을 두고 논의만 반복할 뿐 진전이 없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음주운전은‘도로 위 살인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

더 이상의 비극은 이제 없어야 합니다.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 하고 음주운전 사고로 희생된 고 배승아 양의 명복을 빕니다.

지금까지 이티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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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2 18:01:39
    • 수정2023-04-12 19:02:55
    통합뉴스룸ET
이어서 이티 콕입니다.

지난 9일 핑크색 여우 복면을 쓰고 방송사 예능 무대에 등장한 한 출연자, 최종 3라운드에서 정체가 공개됐습니다.

"곧 싱글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기억해주고 많이 들어달라"며 응원을 당부했습니다.

새 앨범 발표를 앞두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가수의 모습은 익숙합니다.

하지만 이 출연자는 조금 다른 처지입니다.

무려 세 번의 음주운전 '전력'으로 2004년과 2007년, 2016년 세 번에 걸쳐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특히 2016년엔 음주운전 도중 정차 중이던 청소 차량을 들이받아 차량 안에 있던 환경미화원에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혔습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01%로 면허 취소 수치였습니다.

그로부터 7년여가 지나 다시 대중 앞에 섰지만, 복면을 벗은 순간 역풍을 맞았습니다.

음주 운전 전력이 있는 가수를 출연시킨데 대한 시청자의 비난이 쇄도했고 결국 제작진은 사과를 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이 날은 아홉살 초등학생 배승아 양이 음주운전자가 낸 사고로 숨진 날입니다.

["잠깐만... 잠깐만."]

배승아 양은 지난 8일 오후 2시 20분경 만취한 한 차량 운전자에 의해 변을 당했습니다.

한낮에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가해자는 운전대를 잡기 직전까지 술을 마셨고 만취한 상태로 도심 한복판을 달리다 사고를 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한 40대 가장이 음주 차량에 또 희생되고 말았습니다.

어렵게 아들 셋을 키우던 장애 5등급 아버지였습니다.

불편한 몸으로 떡볶이 배달에 나섰다가 중앙선을 침범한 음주 차량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2019년 이른바 '윤창호법'으로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냈을 경우엔 최소 징역 3년, 최고 무기징역까지 형량이 강화됐습니다.

그럼에도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이유, 뭘까요.

경찰청에 따르면 음주운전 재범률은 2021년 기준 44.8%.

10명 중 네 명이 처벌 후에도 또 다시 술을 먹고 아무렇지 않게 운전대를 잡는다는 얘기입니다.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자는 2만 7355명이고, 무려 7회 이상 적발자도 977명이나 됐습니다.

이쯤 되면 음주운전은 스스로 통제하기 힘든 '습관’으로 봐야 합니다.

강력한 처벌과 예방이 강조되는 배경입니다.

이런 까닭에 음주운전 전력자의 차량에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를 달자는 의견이 갈수록 힘을 받고 있습니다.

음주 측정기처럼 운전자가 센서에 입김을 불어 넣었을 때 알코올이 감지되면 아예 차량의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장치입니다.

미국과 유럽에선 음주운전 범죄 전력이 있거나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 등에 대해 이런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의 남편도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벌금과 함께 해당 장치 설치 명령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선 50개 주 가운데 36개 주에 도입됐다는데 음주운전 사망자 수를 19%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도 관련 법안이 5개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하지만 10년이 넘도록, 시동잠금장치 설치 대상자 범위와 250만 원이 드는 설치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할 것인지 등을 두고 논의만 반복할 뿐 진전이 없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음주운전은‘도로 위 살인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

더 이상의 비극은 이제 없어야 합니다.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 하고 음주운전 사고로 희생된 고 배승아 양의 명복을 빕니다.

지금까지 이티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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