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만에 공개…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 전시

[앵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가 50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오늘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금속활자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데요.

현지에 취재기자 나가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 '직지'를 직접 본 소감, 남다를 것 같습니다.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리포트]

네, 저는 지금 전시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 앞에 나와 있습니다.

'직지'가 일반 공개된 건 1973년, 이곳에서 열린 '동양의 보물' 전시회 이후 50년 만인데요.

전시 첫날, 이른 시간부터 관람객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에선 '직지'를 포함해 구텐베르크 성서 등 금속활자 유물 270점이 공개됐는데요.

이 가운데 특히 '직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고려말인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된 '직지'는 유럽 최초의 금속 활자본,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앞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입니다.

도서관 측은 기자 간담회에서 "그동안 서구권은 구텐베르크 성서를 주로 다뤄,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 기술이 한국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서양의 금속활자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번 행사가 이 같은 역사를 새롭게 배울 기회라고 평가했습니다.

'직지'는 상, 하 2권으로 인쇄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는 하권만 남아있는 상태인데요.

조선 시대 말, 프랑스 외교관 '콜랭 드 플랑시'가 '직지' 하권을 수집하면서 프랑스로 건너가게 됐습니다.

이후, 도서관 수장고에서 '직지'를 우연히 발견한 고 박병선 박사 덕분에 '직지'가 현존하는 금속활자본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는 사실이 입증됐습니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직지'는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글자부터 그림 인쇄까지, 금속활자 발달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7월 16일까지 이어집니다.

지금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영상편집:조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