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위 마지막날…의원정수 공방 속 ‘위성정당’ 반성도

입력 2023.04.13 (16:02) 수정 2023.04.1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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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오늘(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안 논의를 위한 마지막 전원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오늘은 여야 의원 20명이 발언대에 올랐습니다.

마지막까지 뜨거운 쟁점은 '의원 정수 축소'였습니다.

여야 의견은 대체로 엇갈렸는데, 국민의힘 주자들은 앞서 김기현 대표가 내놓은 '의원 수 감축' 주장에 보조를 맞췄습니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은 "의원 정수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며 "국민의 60%가 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 국회가 이번 선거 제도 개선을 통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도 "스스로 키워왔던 국회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의석 수를 늘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여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보스 정치인들의 전리품처럼 쓰여온 비례대표제를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종배 의원은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하고 현행 소선거구제를 선호한다고 한다"면서 "현행 유지, 정수 축소가 민심이라면 그 또한 존중되고 검토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다수의 야당 의원들은 의원 정수 축소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의원 정수 축소에 대해 "합당하지도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은 소모적인 논의"라면서 "자칫 반정치 포퓰리즘에 편승했다, 이런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당 민병덕 의원은 "의원 수를 줄여서 입법부의 역할이 약화하면 누가 가장 좋아하느냐.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도 시행령을 만들어서 이리저리 빠져나가는 행정부, 각종 이권의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그 많은 관료를 누가 견제하느냐"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정수 축소를 주장하는 국민의힘 김기현·조경태·윤상현 의원을 거명하면서 "5만 표 남짓 받아서 당선한 지역구 의원님들께서 도대체 무슨 근거로 50만 명의 선택으로 당선된 비례대표 의원보다 진짜 의원이라고, 비례대표 의원은 줄이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씀하느냐"라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4·5 전주을 재선거에서 당선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국회 데뷔 연설이 전원위원회 무대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강 의원은 "국민의 정치 불신을 악용한 국회의원 정수 축소 주장이나 이전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자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로 돌아가는 매우 퇴행적 주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성 잇따라

오늘 전원위에서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 출현을 부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한 반성도 나왔습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당시 원내수석부대표로서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서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리겠다. 진심으로 사과드리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대 국회 당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밀어붙인 데 대한 사과였는데,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 등은 이 의원을 향해 박수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송갑석 의원도 "고백하자면 국회의원인 저조차도 그때의 선거법 개정 논의에 어떤 형식으로든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고, 선거법의 세세한 사항은 물론이고 당연히 그것이 가져올 결과조차도 예측할 수 없었다"며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전원위 자체에 대한 무용론도 다시 제기됐습니다.

용혜인 의원은 "전원위는 실패했다. 진지한 숙의 과정이 아니라 남는 것 없는 말 잔치로 끝나고 있다"며 "아무것도 합의된 게 없는데 전원위가 끝나고 며칠 새 합의안을 만들고 이를 통과시키는 졸속입법을 개혁이라고 부를 수 있겠느냐"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선거제 개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그다지 높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국민들은 선거구제 개편 논의를 정치 개혁 논의로 보기보다는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에 대한 논의, 밥그릇 다툼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전된 논의는 국민 공론에 부쳐 국민께 맡기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제안했습니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지역구에 따라, 정당에 따라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기 때문에 합치된 의견이 나온다는 건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것 같다"며 "4일째 논의하는 이 토론에서 정확한 답이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마지막 전원위는 방한 중인 한-스위스 의원친선협회단과 대만 국제라이온스협회 회원들, 국회로 견학 온 초등학생들도 방청석에서 지켜봤습니다.


■ 나흘간 전원위 종료…선거제 해법 찾을까?

오늘로써 나흘간의 선거제 개편 전원위 토론은 마무리됐습니다. 국회 전원위 개최는 지난 2004년 이라크 파병 연장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이후 20년 만입니다.

나흘 동안 국민의힘 42명, 민주당 50명, 비교섭단체 8명 등 모두 100명이 발언대에 올라 선거제 개편 관련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비례대표제·소선거구제 유지 여부 등을 두고 백가쟁명식 '릴레이 발언'은 있었지만 '토론'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양한 '개인 의견'은 표출됐지만,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논박의 과정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어제(12일) SNS에 "의원들부터 스스로 기대가 없고 국민의 호응도 없다"며 이번 전원위에 대한 자조적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앞서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권역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세 가지 개편안을 전원위에 제시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나흘간의 전원위 내용을 바탕으로 결의안을 만들기 위한 전원위 소위원회 구성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향후 추가 여론조사 등을 거쳐 합의안을 도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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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3 16:02:33
    • 수정2023-04-13 18: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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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오늘(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안 논의를 위한 마지막 전원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오늘은 여야 의원 20명이 발언대에 올랐습니다.

마지막까지 뜨거운 쟁점은 '의원 정수 축소'였습니다.

여야 의견은 대체로 엇갈렸는데, 국민의힘 주자들은 앞서 김기현 대표가 내놓은 '의원 수 감축' 주장에 보조를 맞췄습니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은 "의원 정수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며 "국민의 60%가 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 국회가 이번 선거 제도 개선을 통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도 "스스로 키워왔던 국회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의석 수를 늘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여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보스 정치인들의 전리품처럼 쓰여온 비례대표제를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종배 의원은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하고 현행 소선거구제를 선호한다고 한다"면서 "현행 유지, 정수 축소가 민심이라면 그 또한 존중되고 검토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다수의 야당 의원들은 의원 정수 축소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의원 정수 축소에 대해 "합당하지도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은 소모적인 논의"라면서 "자칫 반정치 포퓰리즘에 편승했다, 이런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당 민병덕 의원은 "의원 수를 줄여서 입법부의 역할이 약화하면 누가 가장 좋아하느냐.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도 시행령을 만들어서 이리저리 빠져나가는 행정부, 각종 이권의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그 많은 관료를 누가 견제하느냐"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정수 축소를 주장하는 국민의힘 김기현·조경태·윤상현 의원을 거명하면서 "5만 표 남짓 받아서 당선한 지역구 의원님들께서 도대체 무슨 근거로 50만 명의 선택으로 당선된 비례대표 의원보다 진짜 의원이라고, 비례대표 의원은 줄이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씀하느냐"라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4·5 전주을 재선거에서 당선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국회 데뷔 연설이 전원위원회 무대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강 의원은 "국민의 정치 불신을 악용한 국회의원 정수 축소 주장이나 이전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자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로 돌아가는 매우 퇴행적 주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성 잇따라

오늘 전원위에서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 출현을 부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한 반성도 나왔습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당시 원내수석부대표로서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서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리겠다. 진심으로 사과드리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대 국회 당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밀어붙인 데 대한 사과였는데,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 등은 이 의원을 향해 박수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송갑석 의원도 "고백하자면 국회의원인 저조차도 그때의 선거법 개정 논의에 어떤 형식으로든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고, 선거법의 세세한 사항은 물론이고 당연히 그것이 가져올 결과조차도 예측할 수 없었다"며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전원위 자체에 대한 무용론도 다시 제기됐습니다.

용혜인 의원은 "전원위는 실패했다. 진지한 숙의 과정이 아니라 남는 것 없는 말 잔치로 끝나고 있다"며 "아무것도 합의된 게 없는데 전원위가 끝나고 며칠 새 합의안을 만들고 이를 통과시키는 졸속입법을 개혁이라고 부를 수 있겠느냐"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선거제 개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그다지 높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국민들은 선거구제 개편 논의를 정치 개혁 논의로 보기보다는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에 대한 논의, 밥그릇 다툼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전된 논의는 국민 공론에 부쳐 국민께 맡기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제안했습니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지역구에 따라, 정당에 따라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기 때문에 합치된 의견이 나온다는 건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것 같다"며 "4일째 논의하는 이 토론에서 정확한 답이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마지막 전원위는 방한 중인 한-스위스 의원친선협회단과 대만 국제라이온스협회 회원들, 국회로 견학 온 초등학생들도 방청석에서 지켜봤습니다.


■ 나흘간 전원위 종료…선거제 해법 찾을까?

오늘로써 나흘간의 선거제 개편 전원위 토론은 마무리됐습니다. 국회 전원위 개최는 지난 2004년 이라크 파병 연장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이후 20년 만입니다.

나흘 동안 국민의힘 42명, 민주당 50명, 비교섭단체 8명 등 모두 100명이 발언대에 올라 선거제 개편 관련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비례대표제·소선거구제 유지 여부 등을 두고 백가쟁명식 '릴레이 발언'은 있었지만 '토론'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양한 '개인 의견'은 표출됐지만,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논박의 과정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어제(12일) SNS에 "의원들부터 스스로 기대가 없고 국민의 호응도 없다"며 이번 전원위에 대한 자조적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앞서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권역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세 가지 개편안을 전원위에 제시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나흘간의 전원위 내용을 바탕으로 결의안을 만들기 위한 전원위 소위원회 구성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향후 추가 여론조사 등을 거쳐 합의안을 도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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