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최대 재건축’ 둔촌주공까지 노렸다

입력 2023.04.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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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70대 여성 A 씨가 보이스피싱 일당에 속아 현금 1천5백만 원을 잃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널리 알려진 보이스피싱 피해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일 겁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조금 다릅니다.

피해자 A 씨는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둔촌주공 조합원입니다. A 씨는 조합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었다가, 돈을 잃었습니다.

둔촌주공 조합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통신회사 직원 사칭한 사기범…조합 사무실 노렸다

사건은 나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 7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조합 사무실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통신회사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이 '통신사 직원'은 전화를 받은 조합 관계자에게 "통신장애가 발생해 통화가 어렵다"며 조합 번호를 잠시 다른 전호로 '착신 전환'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조합 관계자는 의심 없이, 이를 허용했습니다.

착신 전환을 하면, 조합 대표번호로 걸려온 전화는 모두 '착신전환'된 번호로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02-123-XXXX 전화를 걸면 자동으로 '010-○○○○-XXXX'로 연결되는 겁니다.

이 뒤에 벌어질 상황은 예측 가능하실 겁니다.

통신회사 직원이라던 인물은 사실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고, 조합 사무실에 걸려온 전화를 보이스피싱 일당이 모두 가로채 갔습니다.


A 씨 역시 지난 10일 조합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고, "옵션비와 분담금을 납부 해야 한다"는 피싱 일당에게 속아 현금 수천만 원을 입금한 겁니다.

■ "착신전환 요청 전화 주의해야"

피해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곧바로 용의자 추적에 나섰습니다. 다행히 A 씨를 제외하고는 아직 피해를 당한 조합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둔촌주공 조합 역시 조합원들에게 보이스피싱을 주의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건축 조합에서 큰 돈이 오갈 수 있다는 걸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에서 착신전환을 요청하는 경우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재건축 조합원들 역시, 거액을 송금하기 전에는 조합 사무실에 직접 방문해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게 좋다고 경찰은 덧붙였습니다.

(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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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스피싱, ‘최대 재건축’ 둔촌주공까지 노렸다
    • 입력 2023-04-13 16:46:17
    취재K

지난 11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70대 여성 A 씨가 보이스피싱 일당에 속아 현금 1천5백만 원을 잃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널리 알려진 보이스피싱 피해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일 겁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조금 다릅니다.

피해자 A 씨는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둔촌주공 조합원입니다. A 씨는 조합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었다가, 돈을 잃었습니다.

둔촌주공 조합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통신회사 직원 사칭한 사기범…조합 사무실 노렸다

사건은 나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 7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조합 사무실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통신회사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이 '통신사 직원'은 전화를 받은 조합 관계자에게 "통신장애가 발생해 통화가 어렵다"며 조합 번호를 잠시 다른 전호로 '착신 전환'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조합 관계자는 의심 없이, 이를 허용했습니다.

착신 전환을 하면, 조합 대표번호로 걸려온 전화는 모두 '착신전환'된 번호로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02-123-XXXX 전화를 걸면 자동으로 '010-○○○○-XXXX'로 연결되는 겁니다.

이 뒤에 벌어질 상황은 예측 가능하실 겁니다.

통신회사 직원이라던 인물은 사실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고, 조합 사무실에 걸려온 전화를 보이스피싱 일당이 모두 가로채 갔습니다.


A 씨 역시 지난 10일 조합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고, "옵션비와 분담금을 납부 해야 한다"는 피싱 일당에게 속아 현금 수천만 원을 입금한 겁니다.

■ "착신전환 요청 전화 주의해야"

피해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곧바로 용의자 추적에 나섰습니다. 다행히 A 씨를 제외하고는 아직 피해를 당한 조합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둔촌주공 조합 역시 조합원들에게 보이스피싱을 주의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건축 조합에서 큰 돈이 오갈 수 있다는 걸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에서 착신전환을 요청하는 경우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재건축 조합원들 역시, 거액을 송금하기 전에는 조합 사무실에 직접 방문해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게 좋다고 경찰은 덧붙였습니다.

(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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