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괴물 ICBM’ 발사?…빠르고 은밀해진 위협
입력 2023.04.13 (17:02)
수정 2023.04.1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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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합참 "새로운 방식 탄도미사일"...고체 연료 ICBM ?
北 작년말 '고체엔진 시험 성공' 발표 뒤 2월 열병식 '신형 ICBM' 공개
고체연료, 액체연료보다 '신속 은밀 발사'
■ 합참 "새로운 방식 탄도미사일"…화염 분석으로 고체 ICBM 추정
북한이 오늘(13일) 평양 인근에서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고각 발사해 3,000km 미만 고도로 1,000km를 날았는데, 정상 각도로 쐈다면 5,000~6,000km를 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국은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했고 일본은 대륙간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의 중거리급(IRBM)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미사일 발사 시 화염의 색깔과 모양을 분석했을 때 고체연료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화염이 주변으로 퍼지고, 액체연료 미사일은 촛불 형태로 화염이 모이는데, 이런 점을 한미 정보당국이 포착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을 발사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7일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3~4월 중 북한의 고체연료 ICBM 발사 가능성을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 마지막 장면에 나타난 신형 ICBM (자료 조선중앙통신)
■ 北 작년 12월 '고체엔진 시험 성공' 발표…2월 열병식 때 신형 ICBM 공개
앞서 북한은 고체 ICBM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꾸준히 과시해왔습니다. 지난 2월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선 신형 ICBM을 공개했습니다. 기존 ICBM인 화성-17형보다 더 뒤에, 열병식 마지막 순간에 나왔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는 이를 고체연료를 탑재한 신형 ICBM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화성-17형은 이동식 발사차량(TEL)의 바퀴 수가 11축 22개였는데 신형은 9축 18개였기 때문에, 크기는 기존 화성-15형과 비슷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작년 12월 15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이뤄진 고체연료 엔진시험 당시 북한이 공개한 사진. 김정은 위원장이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작년 12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40tf(톤 포스, 중량을 밀어올리는 추력)급 추진력을 지닌 고체로켓엔진 연소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ICBM인 화성-17형 1단 엔진의 추력이 160tf로 추정되기 때문에, 새 엔진이 그에 맞먹을 거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당시 현장을 참관했던 김정은 위원장은 국방무기개발 5대과업 중 하나에 성공했다며 "최단기간 내에 또 다른 신형전략무기 출현을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고체 vs 액체...차이점은?
무엇보다 고체연료의 장점은 신속성입니다. 액체연료는 부식성이 강해 발사 직전 주입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반면, 고체 연료는 건전지를 끼우듯 장착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더 빠르게, 더 은밀하게 이동하고 발사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액체연료보다 고체연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구조도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연료 장착에 시간이 걸리면 그 과정 자체가 상대에게 탐지·식별될 수 있습니다. 유사시 선제 타격이 가능하다는 건데, 고체 연료 미사일의 경우에는 타격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집니다.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우리의 3축 체계 중, 사전 징후 포착과 선제 대응을 포함하는 개념의 '킬체인(Kill Chain)' 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북한이 ICBM에 고체 연료를 사용할 경우 위협 수위는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 군 당국은 이번 시험발사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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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괴물 ICBM’ 발사?…빠르고 은밀해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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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4-13 17:02:24
- 수정2023-04-13 17:07:40
합참 "새로운 방식 탄도미사일"...고체 연료 ICBM ? <br />北 작년말 '고체엔진 시험 성공' 발표 뒤 2월 열병식 '신형 ICBM' 공개<br />고체연료, 액체연료보다 '신속 은밀 발사'
■ 합참 "새로운 방식 탄도미사일"…화염 분석으로 고체 ICBM 추정
북한이 오늘(13일) 평양 인근에서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고각 발사해 3,000km 미만 고도로 1,000km를 날았는데, 정상 각도로 쐈다면 5,000~6,000km를 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국은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했고 일본은 대륙간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의 중거리급(IRBM)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미사일 발사 시 화염의 색깔과 모양을 분석했을 때 고체연료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화염이 주변으로 퍼지고, 액체연료 미사일은 촛불 형태로 화염이 모이는데, 이런 점을 한미 정보당국이 포착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을 발사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7일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3~4월 중 북한의 고체연료 ICBM 발사 가능성을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 北 작년 12월 '고체엔진 시험 성공' 발표…2월 열병식 때 신형 ICBM 공개
앞서 북한은 고체 ICBM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꾸준히 과시해왔습니다. 지난 2월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선 신형 ICBM을 공개했습니다. 기존 ICBM인 화성-17형보다 더 뒤에, 열병식 마지막 순간에 나왔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는 이를 고체연료를 탑재한 신형 ICBM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화성-17형은 이동식 발사차량(TEL)의 바퀴 수가 11축 22개였는데 신형은 9축 18개였기 때문에, 크기는 기존 화성-15형과 비슷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작년 12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40tf(톤 포스, 중량을 밀어올리는 추력)급 추진력을 지닌 고체로켓엔진 연소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ICBM인 화성-17형 1단 엔진의 추력이 160tf로 추정되기 때문에, 새 엔진이 그에 맞먹을 거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당시 현장을 참관했던 김정은 위원장은 국방무기개발 5대과업 중 하나에 성공했다며 "최단기간 내에 또 다른 신형전략무기 출현을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고체 vs 액체...차이점은?
무엇보다 고체연료의 장점은 신속성입니다. 액체연료는 부식성이 강해 발사 직전 주입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반면, 고체 연료는 건전지를 끼우듯 장착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더 빠르게, 더 은밀하게 이동하고 발사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액체연료보다 고체연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구조도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연료 장착에 시간이 걸리면 그 과정 자체가 상대에게 탐지·식별될 수 있습니다. 유사시 선제 타격이 가능하다는 건데, 고체 연료 미사일의 경우에는 타격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집니다.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우리의 3축 체계 중, 사전 징후 포착과 선제 대응을 포함하는 개념의 '킬체인(Kill Chain)' 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북한이 ICBM에 고체 연료를 사용할 경우 위협 수위는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 군 당국은 이번 시험발사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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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도 기자 bd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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