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왜 진짜야…?” ‘리바운드’ 현실 주인공 강양현 감독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

입력 2023.04.1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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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6명의 선수로 전국대회 준우승이라는 기적을 일궈낸 고등학교 농구부 이야기.


영화 '리바운드'는 2012년 부산중앙고등학교 선수들과 강양현 코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아무리 실화 기반이라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은 너무나 극적인 줄거리에 '연출적 허용'을 의심한다. 그래서 강양현 감독을 직접 만나 물었다. 이 영화, 어디까지 진짜일까?

■ "농구공 몰수패도 진짜! 서러워서 운 것도 진짜입니다."


영화에서 부산 중앙고는 2011년, 경기 도중 '양현'이 퇴장당한 후, '기범(천기범)'이 던진 농구공에 심판의 코피가 터지며 몰수패를 당한다. 실제로 강양현 감독은 2011년 심판에게 항의하다 퇴장당했고, 이에 격분한 선수가 농구공을 발로 차 몰수패를 당했다.

"그 때, 선수가 발로 찬 농구공이 경기장 벽을 맞고 다시 코트로 데굴데굴 굴러들어왔어요.
순간 모두가 아차 싶어 허망하게 심판을 쳐다봤던 기억이 납니다."

평소 무뚝뚝한 부산 남자지만, 그 시절 강양현 감독은 울보였다. 선수를 설득하기 위해 집에 찾아가 울었던 영화 속 양현보다, 실제 강양현 감독은 더 많이, 그리고 더 자주 울었다.

"엄청 울었죠, 그 때… 오히려 영화에서 실제보다 덜 울었던 걸로 그려졌어요. 하하."

강양현 감독이 직접 밝힌 영화와 실제의 일치율은 90%. 모교에서 공익근무를 하다가 코치가 된 것도, 길거리에서 선수를 불러온 것도, 용산고와의 결승전 마지막 쿼터에 선수 3명만 코트에 남아 뛴 것도 모두 '진짜 있었던 이야기'다.

■ 늦은 시작, 2부리그, 2군… 인생이 '리바운드'

지도자로서 기적을 만들었지만, 농구인 강양현의 인생은 선수 시절부터 '리바운드'의 연속이었다. 또래보다 키가 작았던 중학교 1학년. 농구가 하고 싶어 1년간 매일같이 교무실을 찾아가 체육 선생님께 빌었다. 어렵게 시작한만큼 열심히 했고, 부산 중앙고에 진학한 후에는 전국대회 MVP까지 됐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당시 대학리그 2부 학교인 조선대에 진학했고, 프로에서도 2군을 전전하다 결국 유니폼을 벗었다.

"제 삶 자체가 항상 최고보다는 뒤에서 쫓아가고, 열심히 하지 않으면 잘리는…
그런 간당간당한 위치에서 정말 절실하게 살아남아야 했던 게 저의 농구였습니다."


부산 중앙고를 떠나 부산대학교를 거쳐, 2019년 또 다른 모교 조선대학교에 부임한 강양현 감독. 열악한 상황은 11년 전을 떠올리게 한다. 부임 당시 선수는 다른 팀의 ⅓ 수준인 8명. 그나마 올해 신입생 9명이 들어오며 정상적인 훈련이 가능해졌다. 원정 시합 때면 강 감독과 정우녕 코치가 직접 선수단 버스를 운전해야 하는 현실 속에 조선대는 2018년 6월 이후 5년째 대학리그에서 '무승'에 머물고 있다.

"조선대학교도 '농구부 해체를 한다, 안 한다' 하는 어려운 때에 들어왔거든요.
선수 수급에도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 하고자 하는 절실한 선수들이 많이 와 줘서,
함께 한 계단씩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끝난 게 아니니까요."

농구 한 경기에서 발생하는 '리바운드' 상황은 평균 70회. 40분 동안 70번의 다시 시작할 기회가 주어진다.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는 격언은 강양현 감독을 통해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자가 인생을 지배한다"로 확장된다.

강양현 감독은 영화 내용 중 자신의 이야기와 가장 닮아 뭉클했다는 대사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위로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농구 하다 보면 슛이 안 들어갈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노력에 따라서 다시 기회가 생기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이 그 리바운드를 잡아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길 응원합니다."


" 제가 직접 선수들에게 건넸던 말이에요.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끝난 게 아니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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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왜 진짜야…?” ‘리바운드’ 현실 주인공 강양현 감독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
    • 입력 2023-04-14 21:06:48
    스포츠K
단 6명의 선수로 전국대회 준우승이라는 기적을 일궈낸 고등학교 농구부 이야기.


영화 '리바운드'는 2012년 부산중앙고등학교 선수들과 강양현 코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아무리 실화 기반이라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은 너무나 극적인 줄거리에 '연출적 허용'을 의심한다. 그래서 강양현 감독을 직접 만나 물었다. 이 영화, 어디까지 진짜일까?

■ "농구공 몰수패도 진짜! 서러워서 운 것도 진짜입니다."


영화에서 부산 중앙고는 2011년, 경기 도중 '양현'이 퇴장당한 후, '기범(천기범)'이 던진 농구공에 심판의 코피가 터지며 몰수패를 당한다. 실제로 강양현 감독은 2011년 심판에게 항의하다 퇴장당했고, 이에 격분한 선수가 농구공을 발로 차 몰수패를 당했다.

"그 때, 선수가 발로 찬 농구공이 경기장 벽을 맞고 다시 코트로 데굴데굴 굴러들어왔어요.
순간 모두가 아차 싶어 허망하게 심판을 쳐다봤던 기억이 납니다."

평소 무뚝뚝한 부산 남자지만, 그 시절 강양현 감독은 울보였다. 선수를 설득하기 위해 집에 찾아가 울었던 영화 속 양현보다, 실제 강양현 감독은 더 많이, 그리고 더 자주 울었다.

"엄청 울었죠, 그 때… 오히려 영화에서 실제보다 덜 울었던 걸로 그려졌어요. 하하."

강양현 감독이 직접 밝힌 영화와 실제의 일치율은 90%. 모교에서 공익근무를 하다가 코치가 된 것도, 길거리에서 선수를 불러온 것도, 용산고와의 결승전 마지막 쿼터에 선수 3명만 코트에 남아 뛴 것도 모두 '진짜 있었던 이야기'다.

■ 늦은 시작, 2부리그, 2군… 인생이 '리바운드'

지도자로서 기적을 만들었지만, 농구인 강양현의 인생은 선수 시절부터 '리바운드'의 연속이었다. 또래보다 키가 작았던 중학교 1학년. 농구가 하고 싶어 1년간 매일같이 교무실을 찾아가 체육 선생님께 빌었다. 어렵게 시작한만큼 열심히 했고, 부산 중앙고에 진학한 후에는 전국대회 MVP까지 됐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당시 대학리그 2부 학교인 조선대에 진학했고, 프로에서도 2군을 전전하다 결국 유니폼을 벗었다.

"제 삶 자체가 항상 최고보다는 뒤에서 쫓아가고, 열심히 하지 않으면 잘리는…
그런 간당간당한 위치에서 정말 절실하게 살아남아야 했던 게 저의 농구였습니다."


부산 중앙고를 떠나 부산대학교를 거쳐, 2019년 또 다른 모교 조선대학교에 부임한 강양현 감독. 열악한 상황은 11년 전을 떠올리게 한다. 부임 당시 선수는 다른 팀의 ⅓ 수준인 8명. 그나마 올해 신입생 9명이 들어오며 정상적인 훈련이 가능해졌다. 원정 시합 때면 강 감독과 정우녕 코치가 직접 선수단 버스를 운전해야 하는 현실 속에 조선대는 2018년 6월 이후 5년째 대학리그에서 '무승'에 머물고 있다.

"조선대학교도 '농구부 해체를 한다, 안 한다' 하는 어려운 때에 들어왔거든요.
선수 수급에도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 하고자 하는 절실한 선수들이 많이 와 줘서,
함께 한 계단씩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끝난 게 아니니까요."

농구 한 경기에서 발생하는 '리바운드' 상황은 평균 70회. 40분 동안 70번의 다시 시작할 기회가 주어진다.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는 격언은 강양현 감독을 통해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자가 인생을 지배한다"로 확장된다.

강양현 감독은 영화 내용 중 자신의 이야기와 가장 닮아 뭉클했다는 대사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위로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농구 하다 보면 슛이 안 들어갈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노력에 따라서 다시 기회가 생기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이 그 리바운드를 잡아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길 응원합니다."


" 제가 직접 선수들에게 건넸던 말이에요.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끝난 게 아니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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