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마이바흐’도 전기차를?…상하이 모터쇼 친환경차 ‘전쟁’

입력 2023.04.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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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모터쇼 전시장 (사진: 김효신 기자)중국 상하이 모터쇼 전시장 (사진: 김효신 기자)

전 세계 최대 규모급 '상하이 모터쇼'가 오늘(18일) 언론 공개를 시작으로 개막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열린 대규모 모터쇼인데요. 중국이 전기차 최대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얼마나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어떤 신차를 내놓을지가 관심이었습니다.

일단 규모 면에서는 합격점인 듯 합니다. 자동차 업체와 부품업체 1,000여 곳이 36만 제곱미터 전시장을 꽉 채웠는데요. 공개 차량과 부품만 1,500여 개, 신차는 100여 대에 달합니다. 최근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의 참가 업체가 100여 곳이었던 것을 보면 대략 규모가 짐작이 가실 겁니다.

■내연기관 차는 어디로? 마이바흐도 참전, 전시장 꽉 채운 '친환경차'

지난해 전기차를 가장 많이 소비한 나라는 어디일까요? 단연 중국입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해 판매된 순수 전기차 종류 800만여 대인데요. 이 가운데 540만여 대, 2/3 물량이 중국에서 판매됐습니다.

마이바흐 첫 전기차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EQS SUV’(사진:김효신 기자)마이바흐 첫 전기차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EQS SUV’(사진:김효신 기자)

세계 최대 규모 전기차 시장을 자동차 업체들이 그냥 흘려보낼리 없습니다. 내연기관 자동차 전통의 강자들도 최초로 선보이는 전기차를 들고 상하이모터쇼를 찾았는데요.

회장님 차로 유명한 벤츠의 '마이바흐'는 브랜드 최초 전기차 EQS SUV를 상하이에서 선보였습니다. 외관과 내부에서는 전기차 느낌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로 기존의 디자인과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업체는 한번 충전에 600km를 갈 수 있고, 마이바흐 고유의 고급미를 살렸다며 전기차 업계에서 '고급차' 분야로 세분화해서 공략할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BMW는 전기차 시리즈로 전시 부스를 거의 다 채웠습니다. 상하이 모터쇼에 출품된 차량과 부품 가운데 2/3가량이 친환경차로 채워질 정도였습니다. 롤스로이스와 뷰익 등 다른 업체들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도 고급화 전략에 나섰습니다. 세계 1위 업체 BYD(비야디)는 고성능 스포츠카 'U9'를 대중에 선보였습니다. 승용 전기차에서 강점을 보였던 비야디가 고성능, 고급 전기차를 내놓은 겁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야디가 차량 판매를 염두에 두기보다는 기술력을 대내외에 알리는 목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더이상 '가성비'가 아닌 '기술력'으로 경쟁하겠다는 분위기가 읽혔습니다.

■전기차 핵심은 '충전'...신형 배터리도 대거 출품

이번 모터쇼에서는 완성차뿐만 아니라, 전기차 생태계를 완성할 배터리, 충전시설도 상당히 출품됐습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은 '배터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 모터쇼에서는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와 '반고체 배터리'도 등장했습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의 가장 큰 과제는 '발열 현상' 입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배터리는 액체 형태의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인데요. 충격을 받으면 양극과 음극제의 접촉을 막는 분리막이 훼손되면서 두 물질이 만나 온도가 1,000도까지 오르며 불이 나게됩니다. 이 발열 현상을 막는 대안으로 '고체 배터리'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삼성SDI가   ‘오토 상하이 2023’에서 자사 배터리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X)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SDI)삼성SDI가 ‘오토 상하이 2023’에서 자사 배터리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X)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SDI)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는 우리 기업인 삼성 SDI도 '고체 배터리'를 냈습니다. 자체 상표인 '프라이맥스(PRiMX)'를 중국에서 처음 선보였는데요. SID는 전기차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고에너지밀도'와 '급속 충전' 기술이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SDI는 수원 연구소 내에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라인을 2023년 상반기 중 준공하고 시제품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중국 업체들은 중간 단계인 '반고체 배터리'를 우선 선보였습니다.

■그들만의 리그... 국내 전기차 업계 '바늘구멍' 뚫을까?

"중국 전기차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
"중국 전기차 업계의 화두는 이제 전기차가 아니라 '자율 주행'등 스마트카"
-중국 자동차공업협회 임원

상하이 모터쇼를 앞두고 KBS 기자와 만난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임원은 이렇게 얘기했는데요. 이미 중국 전기차 시장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한 듯합니다. 협회는 올해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대비 34.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중국 전기차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입니다. 세계 1위인 비야디(BYD)를 비롯해 테슬라, 폭스바겐 그리고 중국 전기차 업체 10여 곳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1%대에 불과했던 현대·기아차 그룹은 절치부심해 신차를 내놨습니다. 현대차는 중국 전략 차량인 SUV '무파사'를 모터쇼 현장에서 처음 공개했고요, 경주용 고성능 자동차 '엘란트라 N'시리즈도 선보였습니다.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브랜드 ‘엘란트라 N’시리즈를 상하이모터쇼에서 선보였다. (사진: 김효신 기자)현대자동차가 고성능 브랜드 ‘엘란트라 N’시리즈를 상하이모터쇼에서 선보였다. (사진: 김효신 기자)

인용일 현대자동차 중국 브랜드매니지먼트 실장은 "N 시리즈를 브랜드화해 올해 하반기에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고, 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베이징자동차'와 합작해 중국 시장에 현대차를 선보이던 데서, 직접 진출도 하겠다는 겁니다. 중국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까지 염두에 두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현지 생산을 포함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만 답했습니다.

기아차는 조금 더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김경현 기아 중국법인 총경리는 “2030년까지 중국 시장에서 연간 45만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으며 이 중 40%를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이라며 , 올해 EV6를 시작으로 매년 최소 1종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고 2027년까지 총 6종의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성숙화 단계에 접어든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이 점유율을 다시 가져올 수 있을까요? 우리 자동차 업계의 고민이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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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지어 ‘마이바흐’도 전기차를?…상하이 모터쇼 친환경차 ‘전쟁’
    • 입력 2023-04-18 18:00:16
    세계는 지금
중국 상하이 모터쇼 전시장 (사진: 김효신 기자)
전 세계 최대 규모급 '상하이 모터쇼'가 오늘(18일) 언론 공개를 시작으로 개막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열린 대규모 모터쇼인데요. 중국이 전기차 최대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얼마나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어떤 신차를 내놓을지가 관심이었습니다.

일단 규모 면에서는 합격점인 듯 합니다. 자동차 업체와 부품업체 1,000여 곳이 36만 제곱미터 전시장을 꽉 채웠는데요. 공개 차량과 부품만 1,500여 개, 신차는 100여 대에 달합니다. 최근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의 참가 업체가 100여 곳이었던 것을 보면 대략 규모가 짐작이 가실 겁니다.

■내연기관 차는 어디로? 마이바흐도 참전, 전시장 꽉 채운 '친환경차'

지난해 전기차를 가장 많이 소비한 나라는 어디일까요? 단연 중국입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해 판매된 순수 전기차 종류 800만여 대인데요. 이 가운데 540만여 대, 2/3 물량이 중국에서 판매됐습니다.

마이바흐 첫 전기차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EQS SUV’(사진:김효신 기자)
세계 최대 규모 전기차 시장을 자동차 업체들이 그냥 흘려보낼리 없습니다. 내연기관 자동차 전통의 강자들도 최초로 선보이는 전기차를 들고 상하이모터쇼를 찾았는데요.

회장님 차로 유명한 벤츠의 '마이바흐'는 브랜드 최초 전기차 EQS SUV를 상하이에서 선보였습니다. 외관과 내부에서는 전기차 느낌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로 기존의 디자인과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업체는 한번 충전에 600km를 갈 수 있고, 마이바흐 고유의 고급미를 살렸다며 전기차 업계에서 '고급차' 분야로 세분화해서 공략할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BMW는 전기차 시리즈로 전시 부스를 거의 다 채웠습니다. 상하이 모터쇼에 출품된 차량과 부품 가운데 2/3가량이 친환경차로 채워질 정도였습니다. 롤스로이스와 뷰익 등 다른 업체들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도 고급화 전략에 나섰습니다. 세계 1위 업체 BYD(비야디)는 고성능 스포츠카 'U9'를 대중에 선보였습니다. 승용 전기차에서 강점을 보였던 비야디가 고성능, 고급 전기차를 내놓은 겁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야디가 차량 판매를 염두에 두기보다는 기술력을 대내외에 알리는 목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더이상 '가성비'가 아닌 '기술력'으로 경쟁하겠다는 분위기가 읽혔습니다.

■전기차 핵심은 '충전'...신형 배터리도 대거 출품

이번 모터쇼에서는 완성차뿐만 아니라, 전기차 생태계를 완성할 배터리, 충전시설도 상당히 출품됐습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은 '배터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 모터쇼에서는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와 '반고체 배터리'도 등장했습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의 가장 큰 과제는 '발열 현상' 입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배터리는 액체 형태의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인데요. 충격을 받으면 양극과 음극제의 접촉을 막는 분리막이 훼손되면서 두 물질이 만나 온도가 1,000도까지 오르며 불이 나게됩니다. 이 발열 현상을 막는 대안으로 '고체 배터리'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삼성SDI가   ‘오토 상하이 2023’에서 자사 배터리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X)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SDI)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는 우리 기업인 삼성 SDI도 '고체 배터리'를 냈습니다. 자체 상표인 '프라이맥스(PRiMX)'를 중국에서 처음 선보였는데요. SID는 전기차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고에너지밀도'와 '급속 충전' 기술이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SDI는 수원 연구소 내에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라인을 2023년 상반기 중 준공하고 시제품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중국 업체들은 중간 단계인 '반고체 배터리'를 우선 선보였습니다.

■그들만의 리그... 국내 전기차 업계 '바늘구멍' 뚫을까?

"중국 전기차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
"중국 전기차 업계의 화두는 이제 전기차가 아니라 '자율 주행'등 스마트카"
-중국 자동차공업협회 임원

상하이 모터쇼를 앞두고 KBS 기자와 만난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임원은 이렇게 얘기했는데요. 이미 중국 전기차 시장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한 듯합니다. 협회는 올해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대비 34.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중국 전기차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입니다. 세계 1위인 비야디(BYD)를 비롯해 테슬라, 폭스바겐 그리고 중국 전기차 업체 10여 곳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1%대에 불과했던 현대·기아차 그룹은 절치부심해 신차를 내놨습니다. 현대차는 중국 전략 차량인 SUV '무파사'를 모터쇼 현장에서 처음 공개했고요, 경주용 고성능 자동차 '엘란트라 N'시리즈도 선보였습니다.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브랜드 ‘엘란트라 N’시리즈를 상하이모터쇼에서 선보였다. (사진: 김효신 기자)
인용일 현대자동차 중국 브랜드매니지먼트 실장은 "N 시리즈를 브랜드화해 올해 하반기에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고, 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베이징자동차'와 합작해 중국 시장에 현대차를 선보이던 데서, 직접 진출도 하겠다는 겁니다. 중국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까지 염두에 두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현지 생산을 포함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만 답했습니다.

기아차는 조금 더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김경현 기아 중국법인 총경리는 “2030년까지 중국 시장에서 연간 45만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으며 이 중 40%를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이라며 , 올해 EV6를 시작으로 매년 최소 1종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고 2027년까지 총 6종의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성숙화 단계에 접어든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이 점유율을 다시 가져올 수 있을까요? 우리 자동차 업계의 고민이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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