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량학살땐 인도적 지원만은 어려워”…우크라 군사적 지원 시사

[앵커]

안녕하십니까.

수요일 9시 뉴스 시작합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난 지 1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살상무기는 보내지 않는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만 고집하기는 어렵다고 밝혀 다양한 해석을 불렀습니다.

대통령실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답이라고 설명했지만 당장 러시아의 반응은 날카롭습니다.

첫 소식 신지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민간인 공격이나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 상황이 있다면 인도적·재정적 지원만 고집하긴 어려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오늘(19일) 공개된 로이터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습니다.

특정 상황에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해석할 수 있는 발언입니다.

대통령실은 그러나 당장 지원한다는 뜻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를 전제한 답변으로, 이 시점까지 정부 원칙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다만, 최악의 상황에선 개입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혀, 앞으로 변화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사적 지원에 동참하라는 미국 등 서방의 직간접적 압박에 우리 정부가 먼저 나서서 '조건부 지원' 입장을 밝힌 거로 보입니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에 '성의'를 보이고, 이를 지렛대 삼아 추가 성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계산도 있는 거로 예상됩니다.

또, 한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인도적 지원만으로 제한한다면 재건 과정에 한국 기업 우선 순위가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고려했을 가능성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미중갈등의 상징인 타이완 해협 위기에 대해서도,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때문이라며 중국을 간접적으로 겨냥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는데, 타이완 해협 평화와 안정을 강조했던 과거보다 선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미국 등 서구와 '가치 동맹'을 강화한다는 현 정부 외교 전략을 다시한 번 확실히 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따르는 부담을 면밀히 관리해야 하는 숙제도 안게 됐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 김재현/영상편집: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