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K] 탄소중립사전③ 버드와이저를 ‘풍력’으로 만드는 이유(RE100)

입력 2023.04.20 (08:00) 수정 2023.04.2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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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KBS 기후위기대응팀은 '탄소중립'과 관련한 어려운 핵심 용어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탄소중립사전'을 연재합니다.
'탄소중립사전'은 KBS뉴스 '기후는 말한다' 페이지(https://news.kbs.co.kr/special/climatesays/2023/sub.html?mcd=1122)에서 모아 볼 수 있습니다.


[출처] 버드와이저 지면 광고[출처] 버드와이저 지면 광고

맥주를 만드는데 '재생에너지를 쓴다!'는 이 광고, 그것도 풍력 100%랍니다.

이 회사는 2017년 'RE100'라는 곳에 가입했는데요. 기후위기가 화두가 되자 최근에야 가입 사실을 광고에 등장시켰습니다.

상업 광고에까지 등장한 'RE100'. <탄소중립사전> 오늘의 키워드입니다.


■ 알이백? 리백? 너 정체가 뭐니?

[출처] 한국RE100협의체[출처] 한국RE100협의체

읽는 것부터 난관이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알이 백'이 맞습니다.

RE100 재생 가능 전기(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약자입니다. 기업에 쓰는 전력을 모두(100%)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이용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입니다.


'더 클라이밋 그룹'이라는 곳에서 2014년에 시작했는데, 영향력 있는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합니다. 2023년 1월 기준, 전 세계 399개 기업이 가입했고, 이 중 한국 기업은 27곳입니다.


■ '자발'이라 쓰고, '압박'이라 읽는다

RE100은 표면적으로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표방합니다. 그런데 안을 들여다 보면 '압박'에 가깝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한 기업이 RE100을 달성하려면 제품 생산 전 과정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볼펜회사가 100% 재생에너지만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했다고 RE100을 달성한 게 아닙니다.

볼펜은 심이나 케이스 등을 협력업체나 하청업체에서 받아 완제품을 만들게 되는데, 이때 협력업체나 하청업체 역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합니다.

글로벌 기업이 RE100을 선언하면, 이 기업과 연관된 국내 대기업은 물론, 대기업의 협력업체까지 도미노처럼 영향을 받습니다. 애플이 2030년까지 공급망을 포함한 제품 생산 전 과정에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100개 넘는 협력사가 RE100에 가입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 RE100의 '나비 효과'


지난해 9월, '삼성'도 RE100에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가입이 끝이 아닙니다.

먼저,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가 쓸 만큼의 재생에너지가 충분히 생산되지 않습니다. 한국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은 21.40테라와트시(TWh)인데, 삼성전자가 한 해 쓴 전력량은 22.92TWh입니다. [출처 : 글로벌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 2020년 기준]

이 때문에 정부 정책을 바뀌거나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가 이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당장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캠페인으로 시작된 RE100이 기업을 움직이고, 정부를 압박하고, 새로운 '환경 무역장벽'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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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K] 탄소중립사전③ 버드와이저를 ‘풍력’으로 만드는 이유(RE100)
    • 입력 2023-04-20 08:00:35
    • 수정2023-04-28 11:11:01
    취재K
KBS 기후위기대응팀은 '탄소중립'과 관련한 어려운 핵심 용어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strong>'탄소중립사전'</strong>을 연재합니다.<br />'탄소중립사전'은 <b>KBS뉴스 '기후는 말한다' 페이지<a href="https://news.kbs.co.kr/special/climatesays/2023/sub.html?mcd=1122" target="_blank" title="(새창)">(https://news.kbs.co.kr/special/climatesays/2023/sub.html?mcd=1122)</a></b>에서 모아 볼 수 있습니다.

[출처] 버드와이저 지면 광고
맥주를 만드는데 '재생에너지를 쓴다!'는 이 광고, 그것도 풍력 100%랍니다.

이 회사는 2017년 'RE100'라는 곳에 가입했는데요. 기후위기가 화두가 되자 최근에야 가입 사실을 광고에 등장시켰습니다.

상업 광고에까지 등장한 'RE100'. <탄소중립사전> 오늘의 키워드입니다.


■ 알이백? 리백? 너 정체가 뭐니?

[출처] 한국RE100협의체
읽는 것부터 난관이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알이 백'이 맞습니다.

RE100 재생 가능 전기(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약자입니다. 기업에 쓰는 전력을 모두(100%)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이용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입니다.


'더 클라이밋 그룹'이라는 곳에서 2014년에 시작했는데, 영향력 있는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합니다. 2023년 1월 기준, 전 세계 399개 기업이 가입했고, 이 중 한국 기업은 27곳입니다.


■ '자발'이라 쓰고, '압박'이라 읽는다

RE100은 표면적으로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표방합니다. 그런데 안을 들여다 보면 '압박'에 가깝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한 기업이 RE100을 달성하려면 제품 생산 전 과정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볼펜회사가 100% 재생에너지만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했다고 RE100을 달성한 게 아닙니다.

볼펜은 심이나 케이스 등을 협력업체나 하청업체에서 받아 완제품을 만들게 되는데, 이때 협력업체나 하청업체 역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합니다.

글로벌 기업이 RE100을 선언하면, 이 기업과 연관된 국내 대기업은 물론, 대기업의 협력업체까지 도미노처럼 영향을 받습니다. 애플이 2030년까지 공급망을 포함한 제품 생산 전 과정에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100개 넘는 협력사가 RE100에 가입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 RE100의 '나비 효과'


지난해 9월, '삼성'도 RE100에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가입이 끝이 아닙니다.

먼저,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가 쓸 만큼의 재생에너지가 충분히 생산되지 않습니다. 한국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은 21.40테라와트시(TWh)인데, 삼성전자가 한 해 쓴 전력량은 22.92TWh입니다. [출처 : 글로벌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 2020년 기준]

이 때문에 정부 정책을 바뀌거나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가 이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당장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캠페인으로 시작된 RE100이 기업을 움직이고, 정부를 압박하고, 새로운 '환경 무역장벽'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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