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형’이라 믿었는데”…사기·감금에 성폭행까지

입력 2023.04.21 (06:37) 수정 2023.04.2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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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년 전 '염전 노예'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지금도 심각한 ‘착취’에 시달리는 장애인은 여전히 많습니다.

특히 학대라는 사실을 제대로 깨닫기 힘든 지적장애인의 피해가 큽니다.

그 실태를 이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적장애인 김 씨 형제는 3년 전 친하게 지내던 '동네 형'에게 고마운 제안을 받았습니다.

'일자리'를 소개해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신 소개비를 달라고 했습니다.

[김성일/피해자 : "상점이 있었어요. 거기서 너희들 취업시켜 주겠다."]

대출을 받아 3천만 원을 줬지만 취업은 감감무소식이었고 택배 상·하차 등 일용직으로 일하며 돈을 벌게 했습니다.

그러고선 대출금을 은행에 대신 갚아준다고 속이고 계속 돈을 받아갔습니다.

[김성일/피해자 : "'(돈을) 벌 때마다 다 보내라'라고 (가해자가) 말을..."]

돈을 못 보내면 폭행이 따라왔습니다.

[김성국/피해자 : "맞으면서 돈, 다 가진 것들을 다 빼앗길 때에도, 저는 지켜만 볼 수밖에 없어 갖고..."]

김 씨 형제는 2년 7개월간 8천만 원을 착취당했고 공과금을 못내 살던 임대주택에서 쫓겨났습니다.

결국 보다 못한 가해자 지인이 신고하고서야 경찰 수사가 이뤄졌습니다.

중증 지적 장애인 신 모 씨도 지인들에게 속아 고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1년 전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말에 따라간 곳은 강원도의 한 모텔.

그리고는 3개월 동안 이곳저곳에서 사실상 감금돼 하루 12시간씩 일했습니다.

[신○○/피해자 : "네이버에 비상장주식 뭐라고 있거든요? 맨날 전화 돌리라고..."]

주식 사기의 전화 모집책이었는데, 실적이 안 좋다며 얻어맞기 일쑤였습니다.

[신○○/피해자 : "한 건도 못 하면 그냥 맞거나. 얼굴 주변 맨날 때렸어요. 많이 아팠어요."]

신 씨 명의로 대출 등도 마구잡이로 진행돼 3천만 원을 잃었고 성적 학대까지 당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알게 된 고모의 도움을 받고서야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습니다.

[박정식/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관장 : "(피해를) 인지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중복 학대도 굉장히 많거든요. 신체하고 경제적 학대가 같이 일어난다든지..."]

하지만 신고를 접수한 건 피해를 입은지 9개월 뒤, 증거 등을 수집하느라 또 한참이 걸렸고 수사는 지난달에야 시작됐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 서원철/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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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는 형’이라 믿었는데”…사기·감금에 성폭행까지
    • 입력 2023-04-21 06:37:51
    • 수정2023-04-21 06: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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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년 전 '염전 노예'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지금도 심각한 ‘착취’에 시달리는 장애인은 여전히 많습니다.

특히 학대라는 사실을 제대로 깨닫기 힘든 지적장애인의 피해가 큽니다.

그 실태를 이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적장애인 김 씨 형제는 3년 전 친하게 지내던 '동네 형'에게 고마운 제안을 받았습니다.

'일자리'를 소개해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신 소개비를 달라고 했습니다.

[김성일/피해자 : "상점이 있었어요. 거기서 너희들 취업시켜 주겠다."]

대출을 받아 3천만 원을 줬지만 취업은 감감무소식이었고 택배 상·하차 등 일용직으로 일하며 돈을 벌게 했습니다.

그러고선 대출금을 은행에 대신 갚아준다고 속이고 계속 돈을 받아갔습니다.

[김성일/피해자 : "'(돈을) 벌 때마다 다 보내라'라고 (가해자가) 말을..."]

돈을 못 보내면 폭행이 따라왔습니다.

[김성국/피해자 : "맞으면서 돈, 다 가진 것들을 다 빼앗길 때에도, 저는 지켜만 볼 수밖에 없어 갖고..."]

김 씨 형제는 2년 7개월간 8천만 원을 착취당했고 공과금을 못내 살던 임대주택에서 쫓겨났습니다.

결국 보다 못한 가해자 지인이 신고하고서야 경찰 수사가 이뤄졌습니다.

중증 지적 장애인 신 모 씨도 지인들에게 속아 고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1년 전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말에 따라간 곳은 강원도의 한 모텔.

그리고는 3개월 동안 이곳저곳에서 사실상 감금돼 하루 12시간씩 일했습니다.

[신○○/피해자 : "네이버에 비상장주식 뭐라고 있거든요? 맨날 전화 돌리라고..."]

주식 사기의 전화 모집책이었는데, 실적이 안 좋다며 얻어맞기 일쑤였습니다.

[신○○/피해자 : "한 건도 못 하면 그냥 맞거나. 얼굴 주변 맨날 때렸어요. 많이 아팠어요."]

신 씨 명의로 대출 등도 마구잡이로 진행돼 3천만 원을 잃었고 성적 학대까지 당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알게 된 고모의 도움을 받고서야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습니다.

[박정식/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관장 : "(피해를) 인지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중복 학대도 굉장히 많거든요. 신체하고 경제적 학대가 같이 일어난다든지..."]

하지만 신고를 접수한 건 피해를 입은지 9개월 뒤, 증거 등을 수집하느라 또 한참이 걸렸고 수사는 지난달에야 시작됐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 서원철/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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