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탈북민 민정 씨의 정겨운 농촌 생활기
입력 2023.04.22 (08:41)
수정 2023.04.2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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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우리 농촌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는데요.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한 이른바 ‘스마트 팜’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네, 단순한 비닐하우스 농사가 아니죠.
농사짓기가 수월하고 편리해졌다고도 하겠는데요.
이 스마트 팜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탈북민이 있는데, 최효은 리포터, 이 분 만나고 오셨죠?
[답변]
네, 스마트 팜에서 말 그대로 똑 소리 나게 오이를 재배하는 최민정 씨를 만나고 왔는데요.
원래는 표고버섯 농사를 시작했는데 워낙 부지런하셔서 전남 구례의 탈북민 가운데는 처음으로 스마트 팜을 일궈냈고요.
말 그대로 ‘농부 중의 농부’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오이는 완전히 다른 작물인데 두 가지 농사를 다 짓는 모양이죠?
[답변]
네, 시행착오를 겪었었는데 ‘도전하자’ 하는 마음으로 농법을 모두 다 터득하셨다 합니다.
[앵커]
탈북해서 스마트 팜으로 성공하시기까지 참 어려움도 많았겠어요.
[답변]
네, 새벽부터 농장일을 시작하는 최민정 씨는 새로운 농업기술을 배우는 열성이 대단한데요.
농사일 틈틈이 이웃들과 소통하면서 행복하게 일상을 가꿔가고 있었습니다.
함께 보실까요?
[리포트]
청명한 물길이 흐르고, 지리산 자락이 병풍처럼 드리운 전남 구례의 작은 마을 청냇골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이 하우스 안에 빼곡하게 자란 오이나무마다 탐스런 오이가 주렁주렁 열려있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이거는 취청오이. 안에 살이 많고 안에 이게 없잖아, 씨."]
이 하우스의 주인 민정 씨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6년에 남한으로 건너온 탈북민입니다.
10년 전 남편과 함께 남편 고향인 구례에 정착했고, 4년 전부터는 땅을 사 본격적인 농사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스마트팜 농사를 시작한 겁니다.
[최민정/탈북민 : "찬바람 느껴지죠? (네.) 찬바람 느껴지는구나 하면, 스마트팜을 딱 쳐서 (뭐에요 이게?) 자동제어 하는 거예요. 아, 닫아야겠다."]
휴대폰 조작 한 번에 천장이 열리고 환기 시스템이 작동합니다.
여기에 온도와 습도, 햇빛양은 물론 수분과 영양 배액 관리까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손안의 스마트 기기로 모든 것을 관리합니다.
물론 원격 조정도 가능합니다.
[최민정/탈북민 : "환경제어가 돼서 벌레가 들어오기 전에 예방차원에서 (시스템이) 돼 있어요. 설정된 온도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상부를 여세요’ 하고 딱 나와요."]
북한에서 민정 씨는 사과 주산지인 함경남도 북청에서 사과는 물론 다양한 농사일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마트팜의 생산성이 더욱 놀랍다고 하는데요.
[최민정/탈북민 : "중앙에 올려보내는 사과 중앙급 1호, 8호 사과를 생산한데라 우리 지역이. 그만큼 비옥한 땅이다 이 소린데 그런 지대에서 생산하는 것과 스마트팜 시스템에서 수확량이 몇 배가 더 많은거예요. 그래서 너무 좋은것 같아요."]
오이 수확 철인 요즘은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스마트팜에 나와 하루 오이 20박스 이상을 포장하는데, 든든한 파트너인 자상한 남편이 있기에 피곤을 잊는다고 합니다.
[김효민/남편 : "한잔 갖다 바쳐야죠."]
입맛 저격 커피 맛은 어떨까요.
[최민정/탈북민 : "(여보 커피 드세요.) 우리 여보 타준 커피가 제일 맛있더라. 황금비율이구먼."]
최신 설비를 갖춘 스마트팜에서 능숙하게 오이 농사를 하는 민정 씨의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하지만 이렇게 완벽한 농사를 짓기까지 많은 시행착오와 고민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스마트팜이란 기술은 민정씨에게 도전 그 자체였던 건데요.
비용 부담이 컸고 잘못 지은 하우스를 철거하고 새로 지을 때는 상심이 컸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힘들게) 지었는데 나사를 안 쓰고 용접을 해버렸어여. 근데 하우스는 생명이 나사를 볼트 체결해야 바람이 불 때 바람 풍향에 따라 같이 움직여요 근데 용접해놓으면 움직이지 못하면 찢어지는거야..."]
그래도 고비 때마다 아낌없이 도와주던 고마운 분들이 있었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오이 많이 따셨어요?) 오늘은 많이 못 땄어요. 우리 기술센터 원예팀장님."]
농업 기술센터는 민정 씨 귀농 일기에 가장 많이 등장합니다.
농작물 재배와 출하 시기는 물론이고 스마트팜 유지 보수 방법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승철/구례군 농업기술센터 팀장 : "분석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한 번씩 봐보세요."]
농업 기술센터에도 지역 유일의 탈북민 스마트팜은 소중한데요.
[이승철/구례군 농업기술센터 팀장 : "최민정씨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더 많은 탈북민들이 오셔서 저희도 노력을 많이 하고 더 많이 정착실 수 있도록 그런 사례들을 더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오후가 되자 시끌벅적해진 농장.
언제 봐도 반가운 이웃 주민들이 놀러왔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엄마 빨리와요, 동네 잔치여. (맛있겠네.)"]
민정 씨가 청냇골에 정착하는데 음으로 양으로 도와준 분들입니다.
수해를 겪은 4년 전 같은 어려운 순간에도 이들은 아낌없이 민정 씨를 거들어줬습니다.
민정 씨는 전에 오이와 표고버섯을 아낌없이 넣으며 고마운 마음을 담습니다.
[공춘자/이웃 주민 : "딸 같은 마음이고 멀리 타지에서 또 와가지고 벌어 먹고 살겠다고 하니까 너무 안쓰럽고 너무 착하고 너무 똑똑해. 그래서 좋아요."]
이 같은 이웃사촌들 덕에 민정 씨는 구례를 제2의 고향으로 삼게 된 것입니다.
민정씨가 구례에 정착해, 농부의 길을 걷게 되기까진 노력과 배움으로 하나씩 도전해 나가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민정 씨는 귀농과 귀촌을 결심하는 탈북민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하는데요.
민정 씨는 한국 정착 3년 만에 뇌혈관이 좁아지는 모야모야병을 앓게 됐습니다.
하지만 생업을 포기할 수 없어 각종 자격증을 따고, 도배부터 공장까지 온갖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남편을 만났고 귀농을 한 건데요.
오이농장에서 100미터쯤 떨어진 표고버섯 농장에서 일하며 민정 씨는 다시 농군으로 돌아갔습니다.
2019년 버섯 농사를 시작하면서 톱밥 관리부터 종균 심기까지 참 많은 것을 공부해야 했습니다.
관련 법규를 익히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었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모든 게 법이 다 해당되더라고요. 우리가 버섯하우스 지으면서 민원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그때부터 왜 들어오는지 하나하나 알아야 되니까 공부를 한 거예요."]
민정 씨는 돌이켜보면 여러 도전을 거쳐야 했던 귀농 생활이 도시의 꾸미는 삶보다 더 알차다고 고백합니다.
[최민정/탈북민 : "경기도 (도시에) 살 때는 명품만 입고 다녔는데 남들이 보기엔 화려해 보이죠. 잘 산다 이렇게 보이는데 내가 다른 사람에게 내가 잘 산다는 거 보여주기 위해서 내가 살았더라고."]
새벽부터 시작하는 고단한 농촌 삶이지만 정을 담아 건네는 한마디 말에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며 행복하다고 강조합니다.
[최민정/탈북민 : "아는 사람들은 ‘너 바쁜데 그래도 나왔네 여기 와서 차 한잔 먹고 가 이렇게’ 말하는. 근데 그게 별것 아닌 것 같은데 너무 따뜻하게 느껴져. ‘아 나 살아 있구나’ 하는 생각..."]
목숨을 걸고 탈북한 뒤 남한에 정착한 지 17년.
시행착오는 겪었지만 땅에서 배운 삶의 지혜가 한 탈북민의 유쾌한 농촌 생활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 농촌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는데요.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한 이른바 ‘스마트 팜’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네, 단순한 비닐하우스 농사가 아니죠.
농사짓기가 수월하고 편리해졌다고도 하겠는데요.
이 스마트 팜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탈북민이 있는데, 최효은 리포터, 이 분 만나고 오셨죠?
[답변]
네, 스마트 팜에서 말 그대로 똑 소리 나게 오이를 재배하는 최민정 씨를 만나고 왔는데요.
원래는 표고버섯 농사를 시작했는데 워낙 부지런하셔서 전남 구례의 탈북민 가운데는 처음으로 스마트 팜을 일궈냈고요.
말 그대로 ‘농부 중의 농부’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오이는 완전히 다른 작물인데 두 가지 농사를 다 짓는 모양이죠?
[답변]
네, 시행착오를 겪었었는데 ‘도전하자’ 하는 마음으로 농법을 모두 다 터득하셨다 합니다.
[앵커]
탈북해서 스마트 팜으로 성공하시기까지 참 어려움도 많았겠어요.
[답변]
네, 새벽부터 농장일을 시작하는 최민정 씨는 새로운 농업기술을 배우는 열성이 대단한데요.
농사일 틈틈이 이웃들과 소통하면서 행복하게 일상을 가꿔가고 있었습니다.
함께 보실까요?
[리포트]
청명한 물길이 흐르고, 지리산 자락이 병풍처럼 드리운 전남 구례의 작은 마을 청냇골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이 하우스 안에 빼곡하게 자란 오이나무마다 탐스런 오이가 주렁주렁 열려있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이거는 취청오이. 안에 살이 많고 안에 이게 없잖아, 씨."]
이 하우스의 주인 민정 씨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6년에 남한으로 건너온 탈북민입니다.
10년 전 남편과 함께 남편 고향인 구례에 정착했고, 4년 전부터는 땅을 사 본격적인 농사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스마트팜 농사를 시작한 겁니다.
[최민정/탈북민 : "찬바람 느껴지죠? (네.) 찬바람 느껴지는구나 하면, 스마트팜을 딱 쳐서 (뭐에요 이게?) 자동제어 하는 거예요. 아, 닫아야겠다."]
휴대폰 조작 한 번에 천장이 열리고 환기 시스템이 작동합니다.
여기에 온도와 습도, 햇빛양은 물론 수분과 영양 배액 관리까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손안의 스마트 기기로 모든 것을 관리합니다.
물론 원격 조정도 가능합니다.
[최민정/탈북민 : "환경제어가 돼서 벌레가 들어오기 전에 예방차원에서 (시스템이) 돼 있어요. 설정된 온도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상부를 여세요’ 하고 딱 나와요."]
북한에서 민정 씨는 사과 주산지인 함경남도 북청에서 사과는 물론 다양한 농사일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마트팜의 생산성이 더욱 놀랍다고 하는데요.
[최민정/탈북민 : "중앙에 올려보내는 사과 중앙급 1호, 8호 사과를 생산한데라 우리 지역이. 그만큼 비옥한 땅이다 이 소린데 그런 지대에서 생산하는 것과 스마트팜 시스템에서 수확량이 몇 배가 더 많은거예요. 그래서 너무 좋은것 같아요."]
오이 수확 철인 요즘은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스마트팜에 나와 하루 오이 20박스 이상을 포장하는데, 든든한 파트너인 자상한 남편이 있기에 피곤을 잊는다고 합니다.
[김효민/남편 : "한잔 갖다 바쳐야죠."]
입맛 저격 커피 맛은 어떨까요.
[최민정/탈북민 : "(여보 커피 드세요.) 우리 여보 타준 커피가 제일 맛있더라. 황금비율이구먼."]
최신 설비를 갖춘 스마트팜에서 능숙하게 오이 농사를 하는 민정 씨의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하지만 이렇게 완벽한 농사를 짓기까지 많은 시행착오와 고민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스마트팜이란 기술은 민정씨에게 도전 그 자체였던 건데요.
비용 부담이 컸고 잘못 지은 하우스를 철거하고 새로 지을 때는 상심이 컸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힘들게) 지었는데 나사를 안 쓰고 용접을 해버렸어여. 근데 하우스는 생명이 나사를 볼트 체결해야 바람이 불 때 바람 풍향에 따라 같이 움직여요 근데 용접해놓으면 움직이지 못하면 찢어지는거야..."]
그래도 고비 때마다 아낌없이 도와주던 고마운 분들이 있었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오이 많이 따셨어요?) 오늘은 많이 못 땄어요. 우리 기술센터 원예팀장님."]
농업 기술센터는 민정 씨 귀농 일기에 가장 많이 등장합니다.
농작물 재배와 출하 시기는 물론이고 스마트팜 유지 보수 방법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승철/구례군 농업기술센터 팀장 : "분석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한 번씩 봐보세요."]
농업 기술센터에도 지역 유일의 탈북민 스마트팜은 소중한데요.
[이승철/구례군 농업기술센터 팀장 : "최민정씨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더 많은 탈북민들이 오셔서 저희도 노력을 많이 하고 더 많이 정착실 수 있도록 그런 사례들을 더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오후가 되자 시끌벅적해진 농장.
언제 봐도 반가운 이웃 주민들이 놀러왔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엄마 빨리와요, 동네 잔치여. (맛있겠네.)"]
민정 씨가 청냇골에 정착하는데 음으로 양으로 도와준 분들입니다.
수해를 겪은 4년 전 같은 어려운 순간에도 이들은 아낌없이 민정 씨를 거들어줬습니다.
민정 씨는 전에 오이와 표고버섯을 아낌없이 넣으며 고마운 마음을 담습니다.
[공춘자/이웃 주민 : "딸 같은 마음이고 멀리 타지에서 또 와가지고 벌어 먹고 살겠다고 하니까 너무 안쓰럽고 너무 착하고 너무 똑똑해. 그래서 좋아요."]
이 같은 이웃사촌들 덕에 민정 씨는 구례를 제2의 고향으로 삼게 된 것입니다.
민정씨가 구례에 정착해, 농부의 길을 걷게 되기까진 노력과 배움으로 하나씩 도전해 나가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민정 씨는 귀농과 귀촌을 결심하는 탈북민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하는데요.
민정 씨는 한국 정착 3년 만에 뇌혈관이 좁아지는 모야모야병을 앓게 됐습니다.
하지만 생업을 포기할 수 없어 각종 자격증을 따고, 도배부터 공장까지 온갖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남편을 만났고 귀농을 한 건데요.
오이농장에서 100미터쯤 떨어진 표고버섯 농장에서 일하며 민정 씨는 다시 농군으로 돌아갔습니다.
2019년 버섯 농사를 시작하면서 톱밥 관리부터 종균 심기까지 참 많은 것을 공부해야 했습니다.
관련 법규를 익히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었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모든 게 법이 다 해당되더라고요. 우리가 버섯하우스 지으면서 민원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그때부터 왜 들어오는지 하나하나 알아야 되니까 공부를 한 거예요."]
민정 씨는 돌이켜보면 여러 도전을 거쳐야 했던 귀농 생활이 도시의 꾸미는 삶보다 더 알차다고 고백합니다.
[최민정/탈북민 : "경기도 (도시에) 살 때는 명품만 입고 다녔는데 남들이 보기엔 화려해 보이죠. 잘 산다 이렇게 보이는데 내가 다른 사람에게 내가 잘 산다는 거 보여주기 위해서 내가 살았더라고."]
새벽부터 시작하는 고단한 농촌 삶이지만 정을 담아 건네는 한마디 말에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며 행복하다고 강조합니다.
[최민정/탈북민 : "아는 사람들은 ‘너 바쁜데 그래도 나왔네 여기 와서 차 한잔 먹고 가 이렇게’ 말하는. 근데 그게 별것 아닌 것 같은데 너무 따뜻하게 느껴져. ‘아 나 살아 있구나’ 하는 생각..."]
목숨을 걸고 탈북한 뒤 남한에 정착한 지 17년.
시행착오는 겪었지만 땅에서 배운 삶의 지혜가 한 탈북민의 유쾌한 농촌 생활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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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4-22 08:41:10
- 수정2023-04-22 09:39:08

[앵커]
요즘 우리 농촌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는데요.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한 이른바 ‘스마트 팜’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네, 단순한 비닐하우스 농사가 아니죠.
농사짓기가 수월하고 편리해졌다고도 하겠는데요.
이 스마트 팜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탈북민이 있는데, 최효은 리포터, 이 분 만나고 오셨죠?
[답변]
네, 스마트 팜에서 말 그대로 똑 소리 나게 오이를 재배하는 최민정 씨를 만나고 왔는데요.
원래는 표고버섯 농사를 시작했는데 워낙 부지런하셔서 전남 구례의 탈북민 가운데는 처음으로 스마트 팜을 일궈냈고요.
말 그대로 ‘농부 중의 농부’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오이는 완전히 다른 작물인데 두 가지 농사를 다 짓는 모양이죠?
[답변]
네, 시행착오를 겪었었는데 ‘도전하자’ 하는 마음으로 농법을 모두 다 터득하셨다 합니다.
[앵커]
탈북해서 스마트 팜으로 성공하시기까지 참 어려움도 많았겠어요.
[답변]
네, 새벽부터 농장일을 시작하는 최민정 씨는 새로운 농업기술을 배우는 열성이 대단한데요.
농사일 틈틈이 이웃들과 소통하면서 행복하게 일상을 가꿔가고 있었습니다.
함께 보실까요?
[리포트]
청명한 물길이 흐르고, 지리산 자락이 병풍처럼 드리운 전남 구례의 작은 마을 청냇골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이 하우스 안에 빼곡하게 자란 오이나무마다 탐스런 오이가 주렁주렁 열려있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이거는 취청오이. 안에 살이 많고 안에 이게 없잖아, 씨."]
이 하우스의 주인 민정 씨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6년에 남한으로 건너온 탈북민입니다.
10년 전 남편과 함께 남편 고향인 구례에 정착했고, 4년 전부터는 땅을 사 본격적인 농사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스마트팜 농사를 시작한 겁니다.
[최민정/탈북민 : "찬바람 느껴지죠? (네.) 찬바람 느껴지는구나 하면, 스마트팜을 딱 쳐서 (뭐에요 이게?) 자동제어 하는 거예요. 아, 닫아야겠다."]
휴대폰 조작 한 번에 천장이 열리고 환기 시스템이 작동합니다.
여기에 온도와 습도, 햇빛양은 물론 수분과 영양 배액 관리까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손안의 스마트 기기로 모든 것을 관리합니다.
물론 원격 조정도 가능합니다.
[최민정/탈북민 : "환경제어가 돼서 벌레가 들어오기 전에 예방차원에서 (시스템이) 돼 있어요. 설정된 온도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상부를 여세요’ 하고 딱 나와요."]
북한에서 민정 씨는 사과 주산지인 함경남도 북청에서 사과는 물론 다양한 농사일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마트팜의 생산성이 더욱 놀랍다고 하는데요.
[최민정/탈북민 : "중앙에 올려보내는 사과 중앙급 1호, 8호 사과를 생산한데라 우리 지역이. 그만큼 비옥한 땅이다 이 소린데 그런 지대에서 생산하는 것과 스마트팜 시스템에서 수확량이 몇 배가 더 많은거예요. 그래서 너무 좋은것 같아요."]
오이 수확 철인 요즘은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스마트팜에 나와 하루 오이 20박스 이상을 포장하는데, 든든한 파트너인 자상한 남편이 있기에 피곤을 잊는다고 합니다.
[김효민/남편 : "한잔 갖다 바쳐야죠."]
입맛 저격 커피 맛은 어떨까요.
[최민정/탈북민 : "(여보 커피 드세요.) 우리 여보 타준 커피가 제일 맛있더라. 황금비율이구먼."]
최신 설비를 갖춘 스마트팜에서 능숙하게 오이 농사를 하는 민정 씨의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하지만 이렇게 완벽한 농사를 짓기까지 많은 시행착오와 고민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스마트팜이란 기술은 민정씨에게 도전 그 자체였던 건데요.
비용 부담이 컸고 잘못 지은 하우스를 철거하고 새로 지을 때는 상심이 컸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힘들게) 지었는데 나사를 안 쓰고 용접을 해버렸어여. 근데 하우스는 생명이 나사를 볼트 체결해야 바람이 불 때 바람 풍향에 따라 같이 움직여요 근데 용접해놓으면 움직이지 못하면 찢어지는거야..."]
그래도 고비 때마다 아낌없이 도와주던 고마운 분들이 있었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오이 많이 따셨어요?) 오늘은 많이 못 땄어요. 우리 기술센터 원예팀장님."]
농업 기술센터는 민정 씨 귀농 일기에 가장 많이 등장합니다.
농작물 재배와 출하 시기는 물론이고 스마트팜 유지 보수 방법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승철/구례군 농업기술센터 팀장 : "분석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한 번씩 봐보세요."]
농업 기술센터에도 지역 유일의 탈북민 스마트팜은 소중한데요.
[이승철/구례군 농업기술센터 팀장 : "최민정씨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더 많은 탈북민들이 오셔서 저희도 노력을 많이 하고 더 많이 정착실 수 있도록 그런 사례들을 더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오후가 되자 시끌벅적해진 농장.
언제 봐도 반가운 이웃 주민들이 놀러왔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엄마 빨리와요, 동네 잔치여. (맛있겠네.)"]
민정 씨가 청냇골에 정착하는데 음으로 양으로 도와준 분들입니다.
수해를 겪은 4년 전 같은 어려운 순간에도 이들은 아낌없이 민정 씨를 거들어줬습니다.
민정 씨는 전에 오이와 표고버섯을 아낌없이 넣으며 고마운 마음을 담습니다.
[공춘자/이웃 주민 : "딸 같은 마음이고 멀리 타지에서 또 와가지고 벌어 먹고 살겠다고 하니까 너무 안쓰럽고 너무 착하고 너무 똑똑해. 그래서 좋아요."]
이 같은 이웃사촌들 덕에 민정 씨는 구례를 제2의 고향으로 삼게 된 것입니다.
민정씨가 구례에 정착해, 농부의 길을 걷게 되기까진 노력과 배움으로 하나씩 도전해 나가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민정 씨는 귀농과 귀촌을 결심하는 탈북민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하는데요.
민정 씨는 한국 정착 3년 만에 뇌혈관이 좁아지는 모야모야병을 앓게 됐습니다.
하지만 생업을 포기할 수 없어 각종 자격증을 따고, 도배부터 공장까지 온갖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남편을 만났고 귀농을 한 건데요.
오이농장에서 100미터쯤 떨어진 표고버섯 농장에서 일하며 민정 씨는 다시 농군으로 돌아갔습니다.
2019년 버섯 농사를 시작하면서 톱밥 관리부터 종균 심기까지 참 많은 것을 공부해야 했습니다.
관련 법규를 익히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었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모든 게 법이 다 해당되더라고요. 우리가 버섯하우스 지으면서 민원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그때부터 왜 들어오는지 하나하나 알아야 되니까 공부를 한 거예요."]
민정 씨는 돌이켜보면 여러 도전을 거쳐야 했던 귀농 생활이 도시의 꾸미는 삶보다 더 알차다고 고백합니다.
[최민정/탈북민 : "경기도 (도시에) 살 때는 명품만 입고 다녔는데 남들이 보기엔 화려해 보이죠. 잘 산다 이렇게 보이는데 내가 다른 사람에게 내가 잘 산다는 거 보여주기 위해서 내가 살았더라고."]
새벽부터 시작하는 고단한 농촌 삶이지만 정을 담아 건네는 한마디 말에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며 행복하다고 강조합니다.
[최민정/탈북민 : "아는 사람들은 ‘너 바쁜데 그래도 나왔네 여기 와서 차 한잔 먹고 가 이렇게’ 말하는. 근데 그게 별것 아닌 것 같은데 너무 따뜻하게 느껴져. ‘아 나 살아 있구나’ 하는 생각..."]
목숨을 걸고 탈북한 뒤 남한에 정착한 지 17년.
시행착오는 겪었지만 땅에서 배운 삶의 지혜가 한 탈북민의 유쾌한 농촌 생활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 농촌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는데요.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한 이른바 ‘스마트 팜’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네, 단순한 비닐하우스 농사가 아니죠.
농사짓기가 수월하고 편리해졌다고도 하겠는데요.
이 스마트 팜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탈북민이 있는데, 최효은 리포터, 이 분 만나고 오셨죠?
[답변]
네, 스마트 팜에서 말 그대로 똑 소리 나게 오이를 재배하는 최민정 씨를 만나고 왔는데요.
원래는 표고버섯 농사를 시작했는데 워낙 부지런하셔서 전남 구례의 탈북민 가운데는 처음으로 스마트 팜을 일궈냈고요.
말 그대로 ‘농부 중의 농부’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오이는 완전히 다른 작물인데 두 가지 농사를 다 짓는 모양이죠?
[답변]
네, 시행착오를 겪었었는데 ‘도전하자’ 하는 마음으로 농법을 모두 다 터득하셨다 합니다.
[앵커]
탈북해서 스마트 팜으로 성공하시기까지 참 어려움도 많았겠어요.
[답변]
네, 새벽부터 농장일을 시작하는 최민정 씨는 새로운 농업기술을 배우는 열성이 대단한데요.
농사일 틈틈이 이웃들과 소통하면서 행복하게 일상을 가꿔가고 있었습니다.
함께 보실까요?
[리포트]
청명한 물길이 흐르고, 지리산 자락이 병풍처럼 드리운 전남 구례의 작은 마을 청냇골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이 하우스 안에 빼곡하게 자란 오이나무마다 탐스런 오이가 주렁주렁 열려있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이거는 취청오이. 안에 살이 많고 안에 이게 없잖아, 씨."]
이 하우스의 주인 민정 씨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6년에 남한으로 건너온 탈북민입니다.
10년 전 남편과 함께 남편 고향인 구례에 정착했고, 4년 전부터는 땅을 사 본격적인 농사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스마트팜 농사를 시작한 겁니다.
[최민정/탈북민 : "찬바람 느껴지죠? (네.) 찬바람 느껴지는구나 하면, 스마트팜을 딱 쳐서 (뭐에요 이게?) 자동제어 하는 거예요. 아, 닫아야겠다."]
휴대폰 조작 한 번에 천장이 열리고 환기 시스템이 작동합니다.
여기에 온도와 습도, 햇빛양은 물론 수분과 영양 배액 관리까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손안의 스마트 기기로 모든 것을 관리합니다.
물론 원격 조정도 가능합니다.
[최민정/탈북민 : "환경제어가 돼서 벌레가 들어오기 전에 예방차원에서 (시스템이) 돼 있어요. 설정된 온도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상부를 여세요’ 하고 딱 나와요."]
북한에서 민정 씨는 사과 주산지인 함경남도 북청에서 사과는 물론 다양한 농사일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마트팜의 생산성이 더욱 놀랍다고 하는데요.
[최민정/탈북민 : "중앙에 올려보내는 사과 중앙급 1호, 8호 사과를 생산한데라 우리 지역이. 그만큼 비옥한 땅이다 이 소린데 그런 지대에서 생산하는 것과 스마트팜 시스템에서 수확량이 몇 배가 더 많은거예요. 그래서 너무 좋은것 같아요."]
오이 수확 철인 요즘은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스마트팜에 나와 하루 오이 20박스 이상을 포장하는데, 든든한 파트너인 자상한 남편이 있기에 피곤을 잊는다고 합니다.
[김효민/남편 : "한잔 갖다 바쳐야죠."]
입맛 저격 커피 맛은 어떨까요.
[최민정/탈북민 : "(여보 커피 드세요.) 우리 여보 타준 커피가 제일 맛있더라. 황금비율이구먼."]
최신 설비를 갖춘 스마트팜에서 능숙하게 오이 농사를 하는 민정 씨의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하지만 이렇게 완벽한 농사를 짓기까지 많은 시행착오와 고민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스마트팜이란 기술은 민정씨에게 도전 그 자체였던 건데요.
비용 부담이 컸고 잘못 지은 하우스를 철거하고 새로 지을 때는 상심이 컸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힘들게) 지었는데 나사를 안 쓰고 용접을 해버렸어여. 근데 하우스는 생명이 나사를 볼트 체결해야 바람이 불 때 바람 풍향에 따라 같이 움직여요 근데 용접해놓으면 움직이지 못하면 찢어지는거야..."]
그래도 고비 때마다 아낌없이 도와주던 고마운 분들이 있었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오이 많이 따셨어요?) 오늘은 많이 못 땄어요. 우리 기술센터 원예팀장님."]
농업 기술센터는 민정 씨 귀농 일기에 가장 많이 등장합니다.
농작물 재배와 출하 시기는 물론이고 스마트팜 유지 보수 방법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승철/구례군 농업기술센터 팀장 : "분석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한 번씩 봐보세요."]
농업 기술센터에도 지역 유일의 탈북민 스마트팜은 소중한데요.
[이승철/구례군 농업기술센터 팀장 : "최민정씨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더 많은 탈북민들이 오셔서 저희도 노력을 많이 하고 더 많이 정착실 수 있도록 그런 사례들을 더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오후가 되자 시끌벅적해진 농장.
언제 봐도 반가운 이웃 주민들이 놀러왔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엄마 빨리와요, 동네 잔치여. (맛있겠네.)"]
민정 씨가 청냇골에 정착하는데 음으로 양으로 도와준 분들입니다.
수해를 겪은 4년 전 같은 어려운 순간에도 이들은 아낌없이 민정 씨를 거들어줬습니다.
민정 씨는 전에 오이와 표고버섯을 아낌없이 넣으며 고마운 마음을 담습니다.
[공춘자/이웃 주민 : "딸 같은 마음이고 멀리 타지에서 또 와가지고 벌어 먹고 살겠다고 하니까 너무 안쓰럽고 너무 착하고 너무 똑똑해. 그래서 좋아요."]
이 같은 이웃사촌들 덕에 민정 씨는 구례를 제2의 고향으로 삼게 된 것입니다.
민정씨가 구례에 정착해, 농부의 길을 걷게 되기까진 노력과 배움으로 하나씩 도전해 나가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민정 씨는 귀농과 귀촌을 결심하는 탈북민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하는데요.
민정 씨는 한국 정착 3년 만에 뇌혈관이 좁아지는 모야모야병을 앓게 됐습니다.
하지만 생업을 포기할 수 없어 각종 자격증을 따고, 도배부터 공장까지 온갖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남편을 만났고 귀농을 한 건데요.
오이농장에서 100미터쯤 떨어진 표고버섯 농장에서 일하며 민정 씨는 다시 농군으로 돌아갔습니다.
2019년 버섯 농사를 시작하면서 톱밥 관리부터 종균 심기까지 참 많은 것을 공부해야 했습니다.
관련 법규를 익히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었습니다.
[최민정/탈북민 : "모든 게 법이 다 해당되더라고요. 우리가 버섯하우스 지으면서 민원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그때부터 왜 들어오는지 하나하나 알아야 되니까 공부를 한 거예요."]
민정 씨는 돌이켜보면 여러 도전을 거쳐야 했던 귀농 생활이 도시의 꾸미는 삶보다 더 알차다고 고백합니다.
[최민정/탈북민 : "경기도 (도시에) 살 때는 명품만 입고 다녔는데 남들이 보기엔 화려해 보이죠. 잘 산다 이렇게 보이는데 내가 다른 사람에게 내가 잘 산다는 거 보여주기 위해서 내가 살았더라고."]
새벽부터 시작하는 고단한 농촌 삶이지만 정을 담아 건네는 한마디 말에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며 행복하다고 강조합니다.
[최민정/탈북민 : "아는 사람들은 ‘너 바쁜데 그래도 나왔네 여기 와서 차 한잔 먹고 가 이렇게’ 말하는. 근데 그게 별것 아닌 것 같은데 너무 따뜻하게 느껴져. ‘아 나 살아 있구나’ 하는 생각..."]
목숨을 걸고 탈북한 뒤 남한에 정착한 지 17년.
시행착오는 겪었지만 땅에서 배운 삶의 지혜가 한 탈북민의 유쾌한 농촌 생활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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