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태국 ‘체감온도 54도’…한국에 ‘괴물 폭염’ 오나?

입력 2023.04.24 (18:09) 수정 2023.04.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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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벚꽃이 예년보다 일찍 피면서 여름 폭염의 전조가 아니냔 분석이 나왔었는데요.

동남아시아에선 벌써 체감 온도 50도가 넘는 곳이 등장했습니다.

일명 '괴물 폭염'의 정체, 오늘 '글로벌 ET'에서 홍석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와, 체감 온도가 54도요?

어딘가요?

[기자]

네, 더위를 쫓는 송끄란 축제가 매년 4월에 열리는 나라죠.

태국입니다.

정말 더웠습니다.

지난 토요일(22일) 수도 방콕의 기온은 섭씨 42도, 체감 온도는 무려 54도에 이르렀는데요.

이달 들어 폭염이 연일 기세를 떨치면서 야외 활동 자제는 물론, 휴교령까지 내려졌습니다.

앞서 지난 15일엔 태국 서부 딱 주의 기온이 45.4도로 이 지역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태국의 4월 평균 기온은 30도 후반 정도인데요.

지난 주말 28개 지역에서 40도를 넘겼습니다.

[방콕 시민 : "아침에만 밖에 나가고, 저녁 6시쯤 다시 나가는 정도입니다. 그 밖의 시간엔 집에만 있습니다."]

[앵커]

태국만 그런 건 아닐 것 같고,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비슷한가요?

[기자]

네, 외신들을 보면 "아시아 역사상 최악의 4월 폭염"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요.

인도는 기온이 44.6도까지 치솟았고, 미얀마, 라오스 등 역시 기상 관측이래 4월 날씨로는 가장 높은 기온을 보였습니다.

파키스탄과 네팔, 방글라데시 등도 며칠째 40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인도 중서부에선 한 야외 행사로 6백여 명이 열사병에 걸리고 이 중 13명이 숨졌는데요.

특히 뙤약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밀 농장 노동자 : "일 안 하면 먹을 식량이 없게 됩니다. 햇볕이 강하고 뜨겁습니다. 우리는 물을 자주 마시며 무더위 속에서 계속 일합니다."]

[앵커]

한여름도 아니고 아직 4월입니다.

왜 이렇게 더운 거예요?

[기자]

동남아시아나 인도에선 건기에서 우기로 넘어가는 4월에 종종 폭염이 닥치긴 합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게 과학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폭염 시기가 앞당겨진 데다 강도 또한 점점 세지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한 기후학자는 이번 폭염을 가리켜 '괴물 폭염'이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괴물 폭염'의 여파가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을 주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서울 기온이 34년 만에 4월 중순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 경북 지역은 30도를 넘는 등 사실상 6월 중순 날씨가 최근에 나타났죠.

올해 벚꽃 개화 시기를 보면 부산은 102년 관측 사상 가장 빨랐고요.

서울은 역대 2번째였습니다.

중국도 칭다오, 난징 등 일부 지역 기온이 35도 이상 오르면서 4월 최고 기온을 새로 쓰고 있습니다.

[마티네/태국 송클라프린스대 교수 : "기후 변화로 인해 폭염 같은 비정상적인 극단적인 날씨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2050년까지 폭염, 열대야가 많게는 4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는데요.

인도 평균 기온이 지난 백여년 간 약 0.7도 올랐다고 합니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1992년부터 2015년 사이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2만 2천여 명에 달합니다.

[앵커]

확실히 우리나라도 점점 폭염, 열대야가 빨리 찾아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기자]

네, 데이터로도 그렇습니다.

기상청장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 상승률이 전 세계 평균값과 비교해 '세 배 높다'며 가파른 기온 상승을 경고했는데요.

온실가스를 지금처럼 배출하는 경우 2100년경엔 여름이 일 년 중 절반인 170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여름은 더 길어졌습니다.

최근 10년간 열대야가 나타난 일수는 직전 30년 대비 4.6일 길어졌고, 폭염 일수 역시 2.8일 증가했습니다.

올 봄에 난 산불도 3백여 건으로 잦아지고, 대형화되는 산불 역시 올 봄 기후가 보내는 또 하나의 경고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제 22일이 환경보호를 위한 '지구의 날'이었죠.

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렸는데, 특히 기후위기 경고가 많았을 것 같아요?

[기자]

네, 유엔 세계기상기구가 이날 연례 보고서를 통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이 1850년 이후 가장 더웠던 기간이었다고 밝혔는데요.

눈여겨볼 점은 빙하가 녹는 속도입니다.

전 세계 빙하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평균 두께 1.3 미터가 사라졌는데, 이는 직전 10년 동안 녹은 양보다 많습니다.

1970년 이후 녹은 빙하 두께는 30미터에 달합니다.

[페테리 탈라스/유엔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 : "그린란드 얼음과 남극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해수면 상승 속도가 두 배 빨라졌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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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태국 ‘체감온도 54도’…한국에 ‘괴물 폭염’ 오나?
    • 입력 2023-04-24 18:09:07
    • 수정2023-04-24 18: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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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벚꽃이 예년보다 일찍 피면서 여름 폭염의 전조가 아니냔 분석이 나왔었는데요.

동남아시아에선 벌써 체감 온도 50도가 넘는 곳이 등장했습니다.

일명 '괴물 폭염'의 정체, 오늘 '글로벌 ET'에서 홍석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와, 체감 온도가 54도요?

어딘가요?

[기자]

네, 더위를 쫓는 송끄란 축제가 매년 4월에 열리는 나라죠.

태국입니다.

정말 더웠습니다.

지난 토요일(22일) 수도 방콕의 기온은 섭씨 42도, 체감 온도는 무려 54도에 이르렀는데요.

이달 들어 폭염이 연일 기세를 떨치면서 야외 활동 자제는 물론, 휴교령까지 내려졌습니다.

앞서 지난 15일엔 태국 서부 딱 주의 기온이 45.4도로 이 지역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태국의 4월 평균 기온은 30도 후반 정도인데요.

지난 주말 28개 지역에서 40도를 넘겼습니다.

[방콕 시민 : "아침에만 밖에 나가고, 저녁 6시쯤 다시 나가는 정도입니다. 그 밖의 시간엔 집에만 있습니다."]

[앵커]

태국만 그런 건 아닐 것 같고,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비슷한가요?

[기자]

네, 외신들을 보면 "아시아 역사상 최악의 4월 폭염"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요.

인도는 기온이 44.6도까지 치솟았고, 미얀마, 라오스 등 역시 기상 관측이래 4월 날씨로는 가장 높은 기온을 보였습니다.

파키스탄과 네팔, 방글라데시 등도 며칠째 40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인도 중서부에선 한 야외 행사로 6백여 명이 열사병에 걸리고 이 중 13명이 숨졌는데요.

특히 뙤약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밀 농장 노동자 : "일 안 하면 먹을 식량이 없게 됩니다. 햇볕이 강하고 뜨겁습니다. 우리는 물을 자주 마시며 무더위 속에서 계속 일합니다."]

[앵커]

한여름도 아니고 아직 4월입니다.

왜 이렇게 더운 거예요?

[기자]

동남아시아나 인도에선 건기에서 우기로 넘어가는 4월에 종종 폭염이 닥치긴 합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게 과학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폭염 시기가 앞당겨진 데다 강도 또한 점점 세지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한 기후학자는 이번 폭염을 가리켜 '괴물 폭염'이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괴물 폭염'의 여파가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을 주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서울 기온이 34년 만에 4월 중순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 경북 지역은 30도를 넘는 등 사실상 6월 중순 날씨가 최근에 나타났죠.

올해 벚꽃 개화 시기를 보면 부산은 102년 관측 사상 가장 빨랐고요.

서울은 역대 2번째였습니다.

중국도 칭다오, 난징 등 일부 지역 기온이 35도 이상 오르면서 4월 최고 기온을 새로 쓰고 있습니다.

[마티네/태국 송클라프린스대 교수 : "기후 변화로 인해 폭염 같은 비정상적인 극단적인 날씨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2050년까지 폭염, 열대야가 많게는 4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는데요.

인도 평균 기온이 지난 백여년 간 약 0.7도 올랐다고 합니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1992년부터 2015년 사이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2만 2천여 명에 달합니다.

[앵커]

확실히 우리나라도 점점 폭염, 열대야가 빨리 찾아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기자]

네, 데이터로도 그렇습니다.

기상청장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 상승률이 전 세계 평균값과 비교해 '세 배 높다'며 가파른 기온 상승을 경고했는데요.

온실가스를 지금처럼 배출하는 경우 2100년경엔 여름이 일 년 중 절반인 170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여름은 더 길어졌습니다.

최근 10년간 열대야가 나타난 일수는 직전 30년 대비 4.6일 길어졌고, 폭염 일수 역시 2.8일 증가했습니다.

올 봄에 난 산불도 3백여 건으로 잦아지고, 대형화되는 산불 역시 올 봄 기후가 보내는 또 하나의 경고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제 22일이 환경보호를 위한 '지구의 날'이었죠.

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렸는데, 특히 기후위기 경고가 많았을 것 같아요?

[기자]

네, 유엔 세계기상기구가 이날 연례 보고서를 통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이 1850년 이후 가장 더웠던 기간이었다고 밝혔는데요.

눈여겨볼 점은 빙하가 녹는 속도입니다.

전 세계 빙하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평균 두께 1.3 미터가 사라졌는데, 이는 직전 10년 동안 녹은 양보다 많습니다.

1970년 이후 녹은 빙하 두께는 30미터에 달합니다.

[페테리 탈라스/유엔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 : "그린란드 얼음과 남극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해수면 상승 속도가 두 배 빨라졌습니다."]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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