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범 잡으러 갔다가…600억 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 적발

[앵커]

온라인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불과 5개월 동안 이 사이트에서 이뤄진 불법 도박 금액이 630억 원대에 달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찰이 한 오피스텔을 급습합니다.

["(이름이 뭐예요?) ○○○이요. (○○ 씨.) 네."]

책상 위엔 모니터와 먹다 남은 간식 등이 있습니다.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던 사무실입니다.

지역 선후배 사이인 20~30대 남성 5명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했습니다.

스포츠 도박과 카지노 게임 등을 제공하던 이 사이트의 회원은 820여 명, 5개월간 이 사이트에서 이뤄진 도박 규모는 630억 원에 달했습니다.

6억 원에 이르는 고액을 도박자금으로 충전한 이용자도 있었습니다.

또, 비트코인 같은 가상 자산으로도 충전할 수 있게 해, 회원을 끌어모았습니다.

이들은 이런 방법으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4억 3천여만 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제주경찰청은 불법 도박 공간 개설 등 혐의로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 등 4명을 구속 송치하고, 1명은 불구속했습니다.

경찰은 앞서 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중, 피의자 가운데 한 명이 이 사이트 운영에 관여한 사실을 파악하고, 일당을 모두 붙잡았습니다.

한편 이 사이트는 별도의 성인 인증 절차가 없어, 미성년자도 접속이 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성훈/제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 : "도박사이트는 운영자가 돈을 벌 수밖에 없게끔 설계돼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 온라인 도박과 관련, 자녀들의 인터넷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경찰은 이들의 범죄수익에 대해 기소 전 몰수와 추징보전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최근 3년간 제주에서 적발된 온라인 불법 도박 사건은 120여 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