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 왜 ‘검은 반도체’로 불리나
입력 2023.04.27 (14:20)
수정 2023.04.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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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만 주목받았다. 그 외 거의 모든 곳에선 무시됐다."
지난달 15일 뉴욕타임스 특집 기사의 첫머리입니다. 해조류를 다룬 심층 보도였습니다. 기후 전문기자인 소미니 센굽타(Somini Sengupta) 기자가 취재를 맡았습니다.
눈길을 끄는 건 취재 지역입니다. 전라남도 완도군 소안도. 완도에서 배를 타고 17km 정도 더 남쪽으로 가야 합니다. 센굽타 기자는 소안도의 '김 양식장'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2023년 3월 15일 〈뉴욕타임스〉 특집 기사 : Seaweed is Having its Moment in the Sun
해조류 대표 품목으로 김이 꼽히고, 그 김의 주산지로 한국이 인식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김 시장의 1위는 한국입니다. 시장 점유율 70%. 압도적입니다. 한국 상품이 세계 시장을 이 정도로 장악하는 것은 대형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정도입니다.
■ '김의 날'을 아십니까
김 산업의 성장세는 뜨겁습니다. 특히, 수출이 압도적입니다.
김 수출액은 1.1억 달러(2010년) → 6.5억 달러(2022년)로 늘었습니다. 6배 가깝게 늘었습니다. 13년 동안 매년 16.5%씩 증가한 셈입니다.
농수산식품을 통틀어 김은 라면에 이어 2위 수출 상품이 됐습니다.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514억 달러(2010년) → 1,321억 달러(2022년). 2.5배 늘었습니다.
수출액 자체는 반도체가 압도적이지만, 성장률만큼은 김이 훨씬 가파릅니다. 성장 산업의 전형적인 초기 경로를 밟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31일 열린 ‘제12회 수산인의 날 기념식’에서 김을 '검은 반도체'에 비유했습니다.
수산물 수출을 선도하는 김 산업을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김의 날'이 2011년 지정됐습니다.
김의 날은 음력 1월 15일입니다. 정월 대보름에 김과 함께 복을 싸 먹는다는 '김복쌈'의 전통을 잇는 취지입니다.
오늘(27일) 전남 고흥에서 제12회 김의 날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정월 대보름은 지났지만, 생산어기를 감안해 기념식 일정이 잡혔습니다.
■ '코리안 시위드(Korean Seaweed)' 넘어 '김(GIM)'까지
지난해 기준, 김은 세계 114개국에 수출됐습니다. 수출국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김을 포함한 해조류의 위상이 달라진 덕입니다.
서구권에서 예전에는 김을 '블랙 페이퍼(Black Paper)'로 불렀습니다. 일종의 혐오 식품이었습니다.
지금은 '코리안 시위드(Korean Seaweed)'로 불립니다. '기호 식품' '웰빙 간식'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열량은 낮고, 영양은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반찬으로 먹지만, 해외에서는 스낵으로 많이 소비되고 있습니다. 조미김뿐 아니라 김스낵, 김부각, 김안주 등 다양한 메뉴가 개발되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포화 상태인 국내 김 시장보다, 초창기인 해외 김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추세를 이어간다면 '코리안 시위드'를 넘어 '김(GIM)'이라는 고유명사가 자리매김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수산물과 달리 김은 전량 국내 연안에서 생산됩니다. 생산, 가공, 유통이 모두 한국에서 이뤄집니다. 원양의 비중이 큰 다른 수산물보다 고용 유발 효과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김 산업 육성에 정부와 대기업이 더 관심 두고 지원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그래픽 : 배동희, 김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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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 왜 ‘검은 반도체’로 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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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4-27 14:20:03
- 수정2023-04-27 14:44:22
"아시아에서만 주목받았다. 그 외 거의 모든 곳에선 무시됐다."
지난달 15일 뉴욕타임스 특집 기사의 첫머리입니다. 해조류를 다룬 심층 보도였습니다. 기후 전문기자인 소미니 센굽타(Somini Sengupta) 기자가 취재를 맡았습니다.
눈길을 끄는 건 취재 지역입니다. 전라남도 완도군 소안도. 완도에서 배를 타고 17km 정도 더 남쪽으로 가야 합니다. 센굽타 기자는 소안도의 '김 양식장'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해조류 대표 품목으로 김이 꼽히고, 그 김의 주산지로 한국이 인식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김 시장의 1위는 한국입니다. 시장 점유율 70%. 압도적입니다. 한국 상품이 세계 시장을 이 정도로 장악하는 것은 대형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정도입니다.
■ '김의 날'을 아십니까
김 산업의 성장세는 뜨겁습니다. 특히, 수출이 압도적입니다.
김 수출액은 1.1억 달러(2010년) → 6.5억 달러(2022년)로 늘었습니다. 6배 가깝게 늘었습니다. 13년 동안 매년 16.5%씩 증가한 셈입니다.
농수산식품을 통틀어 김은 라면에 이어 2위 수출 상품이 됐습니다.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514억 달러(2010년) → 1,321억 달러(2022년). 2.5배 늘었습니다.
수출액 자체는 반도체가 압도적이지만, 성장률만큼은 김이 훨씬 가파릅니다. 성장 산업의 전형적인 초기 경로를 밟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31일 열린 ‘제12회 수산인의 날 기념식’에서 김을 '검은 반도체'에 비유했습니다.
수산물 수출을 선도하는 김 산업을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김의 날'이 2011년 지정됐습니다.
김의 날은 음력 1월 15일입니다. 정월 대보름에 김과 함께 복을 싸 먹는다는 '김복쌈'의 전통을 잇는 취지입니다.
오늘(27일) 전남 고흥에서 제12회 김의 날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정월 대보름은 지났지만, 생산어기를 감안해 기념식 일정이 잡혔습니다.
■ '코리안 시위드(Korean Seaweed)' 넘어 '김(GIM)'까지
지난해 기준, 김은 세계 114개국에 수출됐습니다. 수출국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김을 포함한 해조류의 위상이 달라진 덕입니다.
서구권에서 예전에는 김을 '블랙 페이퍼(Black Paper)'로 불렀습니다. 일종의 혐오 식품이었습니다.
지금은 '코리안 시위드(Korean Seaweed)'로 불립니다. '기호 식품' '웰빙 간식'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열량은 낮고, 영양은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반찬으로 먹지만, 해외에서는 스낵으로 많이 소비되고 있습니다. 조미김뿐 아니라 김스낵, 김부각, 김안주 등 다양한 메뉴가 개발되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포화 상태인 국내 김 시장보다, 초창기인 해외 김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추세를 이어간다면 '코리안 시위드'를 넘어 '김(GIM)'이라는 고유명사가 자리매김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수산물과 달리 김은 전량 국내 연안에서 생산됩니다. 생산, 가공, 유통이 모두 한국에서 이뤄집니다. 원양의 비중이 큰 다른 수산물보다 고용 유발 효과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김 산업 육성에 정부와 대기업이 더 관심 두고 지원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그래픽 : 배동희, 김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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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범 기자 jb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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