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감독 다르덴 형제 “이창동 영화 보며 한국 알게 됐다”

입력 2023.04.2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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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영화감독 장-피에르·뤽 다르덴 형제는 28일 이창동 감독을 높이 평가하며 그의 영화로 한국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장-피에르는 이날 전주의 한 호텔에서 한 인터뷰에서 한국 영화에 관한 질문에 "우리 둘 다 굉장히 좋아하는 한국 영화감독이 이창동"이라며 "그의 모든 작품을 좋아하고, 그의 작품을 통해 한국을 알게 됐다"고 답했다.

그는 "(이 감독이) 한국의 사람, 풍경, 도시, 거리 등을 묘사할 때 매우 사실적인 방법을 사용한 데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장-피에르는 이창동 외에도 좋아하는 한국 감독으로 봉준호와 김기덕을 꼽았다.

다르덴 형제는 27일 개막한 전주국제영화제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의 작품 '토리와 로키타'는 이번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다르덴 형제의 방한은 처음이다.

'토리와 로키타'는 아프리카에서 벨기에로 건너간 10대 난민 두 명이 겪는 일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다르덴 형제의 기존 작품처럼 강한 사회적 문제의식을 내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피에르는 "(유럽 국가가) 난민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것도 알지만, 난민을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보고 부정적인 선입관 없이 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관객들도 이 영화를 보면서 난민이 우리의 적이거나 우리로부터 무언가를 뺏어가려는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다르덴 형제는 유럽으로 건너간 아프리카 미성년자들이 어딘가로 사라진다는 내용의 신문 기사를 접하고 '토리와 로키타'를 구상했다고 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 두 사람도 마약 밀매와 같은 불법의 세계에 빠져든다.

뤽은 "(나이 어린 난민이 범죄에 연루되는 것은) 이들이 약하기 때문"이라며 "이들은 죽어도 아무도 모른다. 범죄 조직이 이들을 활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토리와 로키타'도 다르덴 형제의 과거 작품처럼 핸드헬드 기법으로 촬영됐다. 카메라가 등장인물을 바싹 좇아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현실감을 자아낸다.

뤽은 "과거 핸드헬드가 아닌 일반 기법으로 촬영한 적이 있는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다른 감독이 잘하는 방법이 우리한텐 안 맞는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촬영할 땐 인물의 행동을 실제로 보는 듯한 느낌을 주려고 한다"며 "롱테이크를 많이 하는 것도 현실감을 잘 나타내는 기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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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장 감독 다르덴 형제 “이창동 영화 보며 한국 알게 됐다”
    • 입력 2023-04-28 18:33:58
    연합뉴스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영화감독 장-피에르·뤽 다르덴 형제는 28일 이창동 감독을 높이 평가하며 그의 영화로 한국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장-피에르는 이날 전주의 한 호텔에서 한 인터뷰에서 한국 영화에 관한 질문에 "우리 둘 다 굉장히 좋아하는 한국 영화감독이 이창동"이라며 "그의 모든 작품을 좋아하고, 그의 작품을 통해 한국을 알게 됐다"고 답했다.

그는 "(이 감독이) 한국의 사람, 풍경, 도시, 거리 등을 묘사할 때 매우 사실적인 방법을 사용한 데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장-피에르는 이창동 외에도 좋아하는 한국 감독으로 봉준호와 김기덕을 꼽았다.

다르덴 형제는 27일 개막한 전주국제영화제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의 작품 '토리와 로키타'는 이번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다르덴 형제의 방한은 처음이다.

'토리와 로키타'는 아프리카에서 벨기에로 건너간 10대 난민 두 명이 겪는 일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다르덴 형제의 기존 작품처럼 강한 사회적 문제의식을 내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피에르는 "(유럽 국가가) 난민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것도 알지만, 난민을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보고 부정적인 선입관 없이 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관객들도 이 영화를 보면서 난민이 우리의 적이거나 우리로부터 무언가를 뺏어가려는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다르덴 형제는 유럽으로 건너간 아프리카 미성년자들이 어딘가로 사라진다는 내용의 신문 기사를 접하고 '토리와 로키타'를 구상했다고 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 두 사람도 마약 밀매와 같은 불법의 세계에 빠져든다.

뤽은 "(나이 어린 난민이 범죄에 연루되는 것은) 이들이 약하기 때문"이라며 "이들은 죽어도 아무도 모른다. 범죄 조직이 이들을 활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토리와 로키타'도 다르덴 형제의 과거 작품처럼 핸드헬드 기법으로 촬영됐다. 카메라가 등장인물을 바싹 좇아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현실감을 자아낸다.

뤽은 "과거 핸드헬드가 아닌 일반 기법으로 촬영한 적이 있는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다른 감독이 잘하는 방법이 우리한텐 안 맞는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촬영할 땐 인물의 행동을 실제로 보는 듯한 느낌을 주려고 한다"며 "롱테이크를 많이 하는 것도 현실감을 잘 나타내는 기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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