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중동, 수단 피란민에 고민
입력 2023.04.29 (21:54)
수정 2023.04.29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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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국인들이 빠지면서 수단 현지인들의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데요.
아프리카 뿐 아니라 주변 아랍국가들도 현재 수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중동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두바이의 우수경 특파원,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아프리카와 중동 쪽 현지 분위기 궁금합니다.
[기자]
일단, 국경을 접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몰려드는 피란민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차드와 에티오피아, 이집트 등인데요.
피란민들이 늘어날수록 자국 내 상황이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란민들을 수용할 처지가 아닌거죠.
중동 국가들 또한 수단 상황을 주목하고 있는데요.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외국인들의 대피 경로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사우디 언론들은 매일 관련 소식을 생방송으로 집중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단 군벌 양측은 사흘간의 휴전 연장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커다란 폭발음과 총격에 목숨을 건 피란 행렬은 더욱 길어지고 있습니다.
사망자만 5백 명이 넘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이번에는 화제를 좀 바꿔보죠.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가죽 산업을 취재하고 왔다고요.
유럽에서는 인기 관광지인데 이곳에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기자]
모로코 페즈 시를 다녀왔는데요.
세계적으로 독특한 천연 가죽 염색 방식으로 인기있는 관광지입니다.
품질도 좋은데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데, 이면에는 강물 오염 문제가 심각합니다.
현장 취재했습니다.
[앵커]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는 유럽인들에게 인기있는 관광지죠.
특히 페즈 시의 가죽산업은 세계 유일의 천연 가죽 가공과 염색으로 유명해 명품 가방의 원재료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도시를 먹여살리는 산업이지만 바로 이 가죽 때문에 이면에선 심각한 문제에 부딪쳐 있다고 합니다.
어떤 고통인지, 페즈 시 가죽산업의 그늘을 우수경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중해와 대서양을 접하고 있는 북아프리카의 모로코.
영화로 유명해진 카사블랑카에서 북쪽으로 3시간쯤 달리면 고대 도시의 모습을 간직한 페즈 시가 나타납니다.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미로도시'라는 별칭 답게 좁은 골목 곳곳엔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스페인에서 비행기로 2시간, 프랑스에서도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유럽 관광객들이 많이 찾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페즈시 특유의 가죽 산업.
[나탈리아·곤잘레스/스페인 여행객 : "매우 흥미로운 가죽작업장입니다. 냄새와 색깔, 제조 방법이 정말 특이합니다."]
13세기부터 들어서기 시작한 고대 건물들이며, 건물마다 내걸린 가죽들, 그리고 형형색색 염료통의 조합이 시선을 붙듭니다.
'테너리'라고 불리는 이 염색단지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비둘기와 소 등 동물의 배설물과 샤프란 같은 식물의 천연재료로 가죽을 염색합니다.
모로코 페즈 전통 가죽 염색 방식을 고수하는 테너리는 모두 세군데 있습니다. 페즈 시는 이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세계 유일의 독특한 가죽 생산 방식은 모로코 가죽을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놨습니다.
[테너리 노동자 : "증류과정을 반복합니다. 후에 좋은 조건으로 만들려면 이 물질들을 흡수할 수 있도록 윤활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액체에 흡수시킵니다."]
그러나 활기넘기는 가죽산업의 이면엔 고통도 적잖습니다.
이곳 염색 노동자들의 월급은 평균 50만원 이하.
기본 생계비 정돕니다.
색색의 염료를 담은 통에 사람이 직접 들어가 작업하기 때문에 염료가 피부에 흡착됩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생계가 더 급해 독이 오르는 등의 부작용을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더 큰 문제는 심각한 강물 오염입니다.
염색 작업 이후 남은 가축의 부산물들은 이렇게 하천에 그대로 방류돼 쓰레기로 쌓입니다.
전통적인 공정 과정에서 나온 여러 부산물들에 강의 자연 정화 능력은 사실상 멈췄습니다.
[오마르 알 위다디/교수 : "가죽잔해, 밀가루 등 이런 잔해물들이 아무리 자연친화적이라고 하더라도 자연 환경으로 직접 배출해서는 안되며 회수해야 합니다."]
페즈의 또 다른 가죽 가공 공장.
전통 방식으로는 수요와 품질을 맞출 수 없게 되자, '산업용 테너리'들이 많이 생겨났고 여러 공정을 기계화했습니다.
[아나스/산업용 테너리 사장 : "우리는 유럽에 수출합니다. 왜냐하면 근접성이 있고요, 세계 패션과 가죽 제품을 주도하는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들이 있어서입니다."]
문제는 우후죽순 생겨난 산업용 테너리들이 사용하고 난 화학약품의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독한 화학 약품들은 식수원인 강을 오염시켜 더 이상 마실 수 없는 지경까지 왔습니다.
쓰레기는 쌓여갔으며,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특히 가죽을 부드럽게 하고 염색을 쉽게 하기 위해 쓰이는 재료인 크롬이 문제가 됐습니다.
[오마르 엘 위다디/교수 : "(크롬은)일단 자연환경, 생태계에 방출되면 '생체축적' 현상을 겪게 됩니다. 크롬이 물에서 조류로, 작은 물고기로, 플랑크톤으로 이동합니다."]
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페즈 시는 가장 심각한 곳을 정화한 뒤 복개해 공원으로 만들었습니다.
크롬이 섞인 물을 정화하는 시설도 마련했습니다.
[부크라 사이디/라디프 디크롬화 정화센터 책임자 : "탈크롬화 정화조가 구현되기 전에는 크롬수가 강으로 직접 방출되었습니다. 현재 정화시설이 세워진 뒤에는 크롬의 양을 90%가량 줄일 수 있었습니다."]
공정 과정을 국제 기준에 맞추기 위해 유해물질을 분류해 관리하고, 안전판을 게시하고 작업 동선도 표시했습니다.
공장 내 정화 시설도 유럽의 기준에 맞게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일부 뿐, 수질을 원상태로 복원하기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전통 산업을 유지하고 그 명성을 이어가려는 페즈 시민들에겐 가장 큰 현안입니다.
모로코 페즈에서 우수경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
외국인들이 빠지면서 수단 현지인들의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데요.
아프리카 뿐 아니라 주변 아랍국가들도 현재 수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중동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두바이의 우수경 특파원,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아프리카와 중동 쪽 현지 분위기 궁금합니다.
[기자]
일단, 국경을 접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몰려드는 피란민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차드와 에티오피아, 이집트 등인데요.
피란민들이 늘어날수록 자국 내 상황이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란민들을 수용할 처지가 아닌거죠.
중동 국가들 또한 수단 상황을 주목하고 있는데요.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외국인들의 대피 경로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사우디 언론들은 매일 관련 소식을 생방송으로 집중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단 군벌 양측은 사흘간의 휴전 연장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커다란 폭발음과 총격에 목숨을 건 피란 행렬은 더욱 길어지고 있습니다.
사망자만 5백 명이 넘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이번에는 화제를 좀 바꿔보죠.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가죽 산업을 취재하고 왔다고요.
유럽에서는 인기 관광지인데 이곳에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기자]
모로코 페즈 시를 다녀왔는데요.
세계적으로 독특한 천연 가죽 염색 방식으로 인기있는 관광지입니다.
품질도 좋은데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데, 이면에는 강물 오염 문제가 심각합니다.
현장 취재했습니다.
[앵커]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는 유럽인들에게 인기있는 관광지죠.
특히 페즈 시의 가죽산업은 세계 유일의 천연 가죽 가공과 염색으로 유명해 명품 가방의 원재료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도시를 먹여살리는 산업이지만 바로 이 가죽 때문에 이면에선 심각한 문제에 부딪쳐 있다고 합니다.
어떤 고통인지, 페즈 시 가죽산업의 그늘을 우수경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중해와 대서양을 접하고 있는 북아프리카의 모로코.
영화로 유명해진 카사블랑카에서 북쪽으로 3시간쯤 달리면 고대 도시의 모습을 간직한 페즈 시가 나타납니다.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미로도시'라는 별칭 답게 좁은 골목 곳곳엔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스페인에서 비행기로 2시간, 프랑스에서도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유럽 관광객들이 많이 찾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페즈시 특유의 가죽 산업.
[나탈리아·곤잘레스/스페인 여행객 : "매우 흥미로운 가죽작업장입니다. 냄새와 색깔, 제조 방법이 정말 특이합니다."]
13세기부터 들어서기 시작한 고대 건물들이며, 건물마다 내걸린 가죽들, 그리고 형형색색 염료통의 조합이 시선을 붙듭니다.
'테너리'라고 불리는 이 염색단지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비둘기와 소 등 동물의 배설물과 샤프란 같은 식물의 천연재료로 가죽을 염색합니다.
모로코 페즈 전통 가죽 염색 방식을 고수하는 테너리는 모두 세군데 있습니다. 페즈 시는 이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세계 유일의 독특한 가죽 생산 방식은 모로코 가죽을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놨습니다.
[테너리 노동자 : "증류과정을 반복합니다. 후에 좋은 조건으로 만들려면 이 물질들을 흡수할 수 있도록 윤활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액체에 흡수시킵니다."]
그러나 활기넘기는 가죽산업의 이면엔 고통도 적잖습니다.
이곳 염색 노동자들의 월급은 평균 50만원 이하.
기본 생계비 정돕니다.
색색의 염료를 담은 통에 사람이 직접 들어가 작업하기 때문에 염료가 피부에 흡착됩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생계가 더 급해 독이 오르는 등의 부작용을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더 큰 문제는 심각한 강물 오염입니다.
염색 작업 이후 남은 가축의 부산물들은 이렇게 하천에 그대로 방류돼 쓰레기로 쌓입니다.
전통적인 공정 과정에서 나온 여러 부산물들에 강의 자연 정화 능력은 사실상 멈췄습니다.
[오마르 알 위다디/교수 : "가죽잔해, 밀가루 등 이런 잔해물들이 아무리 자연친화적이라고 하더라도 자연 환경으로 직접 배출해서는 안되며 회수해야 합니다."]
페즈의 또 다른 가죽 가공 공장.
전통 방식으로는 수요와 품질을 맞출 수 없게 되자, '산업용 테너리'들이 많이 생겨났고 여러 공정을 기계화했습니다.
[아나스/산업용 테너리 사장 : "우리는 유럽에 수출합니다. 왜냐하면 근접성이 있고요, 세계 패션과 가죽 제품을 주도하는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들이 있어서입니다."]
문제는 우후죽순 생겨난 산업용 테너리들이 사용하고 난 화학약품의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독한 화학 약품들은 식수원인 강을 오염시켜 더 이상 마실 수 없는 지경까지 왔습니다.
쓰레기는 쌓여갔으며,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특히 가죽을 부드럽게 하고 염색을 쉽게 하기 위해 쓰이는 재료인 크롬이 문제가 됐습니다.
[오마르 엘 위다디/교수 : "(크롬은)일단 자연환경, 생태계에 방출되면 '생체축적' 현상을 겪게 됩니다. 크롬이 물에서 조류로, 작은 물고기로, 플랑크톤으로 이동합니다."]
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페즈 시는 가장 심각한 곳을 정화한 뒤 복개해 공원으로 만들었습니다.
크롬이 섞인 물을 정화하는 시설도 마련했습니다.
[부크라 사이디/라디프 디크롬화 정화센터 책임자 : "탈크롬화 정화조가 구현되기 전에는 크롬수가 강으로 직접 방출되었습니다. 현재 정화시설이 세워진 뒤에는 크롬의 양을 90%가량 줄일 수 있었습니다."]
공정 과정을 국제 기준에 맞추기 위해 유해물질을 분류해 관리하고, 안전판을 게시하고 작업 동선도 표시했습니다.
공장 내 정화 시설도 유럽의 기준에 맞게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일부 뿐, 수질을 원상태로 복원하기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전통 산업을 유지하고 그 명성을 이어가려는 페즈 시민들에겐 가장 큰 현안입니다.
모로코 페즈에서 우수경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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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중동, 수단 피란민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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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4-29 21:54:43
- 수정2023-04-29 22:26:57

[앵커]
외국인들이 빠지면서 수단 현지인들의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데요.
아프리카 뿐 아니라 주변 아랍국가들도 현재 수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중동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두바이의 우수경 특파원,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아프리카와 중동 쪽 현지 분위기 궁금합니다.
[기자]
일단, 국경을 접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몰려드는 피란민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차드와 에티오피아, 이집트 등인데요.
피란민들이 늘어날수록 자국 내 상황이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란민들을 수용할 처지가 아닌거죠.
중동 국가들 또한 수단 상황을 주목하고 있는데요.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외국인들의 대피 경로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사우디 언론들은 매일 관련 소식을 생방송으로 집중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단 군벌 양측은 사흘간의 휴전 연장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커다란 폭발음과 총격에 목숨을 건 피란 행렬은 더욱 길어지고 있습니다.
사망자만 5백 명이 넘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이번에는 화제를 좀 바꿔보죠.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가죽 산업을 취재하고 왔다고요.
유럽에서는 인기 관광지인데 이곳에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기자]
모로코 페즈 시를 다녀왔는데요.
세계적으로 독특한 천연 가죽 염색 방식으로 인기있는 관광지입니다.
품질도 좋은데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데, 이면에는 강물 오염 문제가 심각합니다.
현장 취재했습니다.
[앵커]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는 유럽인들에게 인기있는 관광지죠.
특히 페즈 시의 가죽산업은 세계 유일의 천연 가죽 가공과 염색으로 유명해 명품 가방의 원재료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도시를 먹여살리는 산업이지만 바로 이 가죽 때문에 이면에선 심각한 문제에 부딪쳐 있다고 합니다.
어떤 고통인지, 페즈 시 가죽산업의 그늘을 우수경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중해와 대서양을 접하고 있는 북아프리카의 모로코.
영화로 유명해진 카사블랑카에서 북쪽으로 3시간쯤 달리면 고대 도시의 모습을 간직한 페즈 시가 나타납니다.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미로도시'라는 별칭 답게 좁은 골목 곳곳엔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스페인에서 비행기로 2시간, 프랑스에서도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유럽 관광객들이 많이 찾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페즈시 특유의 가죽 산업.
[나탈리아·곤잘레스/스페인 여행객 : "매우 흥미로운 가죽작업장입니다. 냄새와 색깔, 제조 방법이 정말 특이합니다."]
13세기부터 들어서기 시작한 고대 건물들이며, 건물마다 내걸린 가죽들, 그리고 형형색색 염료통의 조합이 시선을 붙듭니다.
'테너리'라고 불리는 이 염색단지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비둘기와 소 등 동물의 배설물과 샤프란 같은 식물의 천연재료로 가죽을 염색합니다.
모로코 페즈 전통 가죽 염색 방식을 고수하는 테너리는 모두 세군데 있습니다. 페즈 시는 이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세계 유일의 독특한 가죽 생산 방식은 모로코 가죽을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놨습니다.
[테너리 노동자 : "증류과정을 반복합니다. 후에 좋은 조건으로 만들려면 이 물질들을 흡수할 수 있도록 윤활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액체에 흡수시킵니다."]
그러나 활기넘기는 가죽산업의 이면엔 고통도 적잖습니다.
이곳 염색 노동자들의 월급은 평균 50만원 이하.
기본 생계비 정돕니다.
색색의 염료를 담은 통에 사람이 직접 들어가 작업하기 때문에 염료가 피부에 흡착됩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생계가 더 급해 독이 오르는 등의 부작용을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더 큰 문제는 심각한 강물 오염입니다.
염색 작업 이후 남은 가축의 부산물들은 이렇게 하천에 그대로 방류돼 쓰레기로 쌓입니다.
전통적인 공정 과정에서 나온 여러 부산물들에 강의 자연 정화 능력은 사실상 멈췄습니다.
[오마르 알 위다디/교수 : "가죽잔해, 밀가루 등 이런 잔해물들이 아무리 자연친화적이라고 하더라도 자연 환경으로 직접 배출해서는 안되며 회수해야 합니다."]
페즈의 또 다른 가죽 가공 공장.
전통 방식으로는 수요와 품질을 맞출 수 없게 되자, '산업용 테너리'들이 많이 생겨났고 여러 공정을 기계화했습니다.
[아나스/산업용 테너리 사장 : "우리는 유럽에 수출합니다. 왜냐하면 근접성이 있고요, 세계 패션과 가죽 제품을 주도하는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들이 있어서입니다."]
문제는 우후죽순 생겨난 산업용 테너리들이 사용하고 난 화학약품의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독한 화학 약품들은 식수원인 강을 오염시켜 더 이상 마실 수 없는 지경까지 왔습니다.
쓰레기는 쌓여갔으며,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특히 가죽을 부드럽게 하고 염색을 쉽게 하기 위해 쓰이는 재료인 크롬이 문제가 됐습니다.
[오마르 엘 위다디/교수 : "(크롬은)일단 자연환경, 생태계에 방출되면 '생체축적' 현상을 겪게 됩니다. 크롬이 물에서 조류로, 작은 물고기로, 플랑크톤으로 이동합니다."]
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페즈 시는 가장 심각한 곳을 정화한 뒤 복개해 공원으로 만들었습니다.
크롬이 섞인 물을 정화하는 시설도 마련했습니다.
[부크라 사이디/라디프 디크롬화 정화센터 책임자 : "탈크롬화 정화조가 구현되기 전에는 크롬수가 강으로 직접 방출되었습니다. 현재 정화시설이 세워진 뒤에는 크롬의 양을 90%가량 줄일 수 있었습니다."]
공정 과정을 국제 기준에 맞추기 위해 유해물질을 분류해 관리하고, 안전판을 게시하고 작업 동선도 표시했습니다.
공장 내 정화 시설도 유럽의 기준에 맞게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일부 뿐, 수질을 원상태로 복원하기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전통 산업을 유지하고 그 명성을 이어가려는 페즈 시민들에겐 가장 큰 현안입니다.
모로코 페즈에서 우수경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
외국인들이 빠지면서 수단 현지인들의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데요.
아프리카 뿐 아니라 주변 아랍국가들도 현재 수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중동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두바이의 우수경 특파원,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아프리카와 중동 쪽 현지 분위기 궁금합니다.
[기자]
일단, 국경을 접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몰려드는 피란민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차드와 에티오피아, 이집트 등인데요.
피란민들이 늘어날수록 자국 내 상황이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란민들을 수용할 처지가 아닌거죠.
중동 국가들 또한 수단 상황을 주목하고 있는데요.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외국인들의 대피 경로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사우디 언론들은 매일 관련 소식을 생방송으로 집중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단 군벌 양측은 사흘간의 휴전 연장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커다란 폭발음과 총격에 목숨을 건 피란 행렬은 더욱 길어지고 있습니다.
사망자만 5백 명이 넘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이번에는 화제를 좀 바꿔보죠.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가죽 산업을 취재하고 왔다고요.
유럽에서는 인기 관광지인데 이곳에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기자]
모로코 페즈 시를 다녀왔는데요.
세계적으로 독특한 천연 가죽 염색 방식으로 인기있는 관광지입니다.
품질도 좋은데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데, 이면에는 강물 오염 문제가 심각합니다.
현장 취재했습니다.
[앵커]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는 유럽인들에게 인기있는 관광지죠.
특히 페즈 시의 가죽산업은 세계 유일의 천연 가죽 가공과 염색으로 유명해 명품 가방의 원재료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도시를 먹여살리는 산업이지만 바로 이 가죽 때문에 이면에선 심각한 문제에 부딪쳐 있다고 합니다.
어떤 고통인지, 페즈 시 가죽산업의 그늘을 우수경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중해와 대서양을 접하고 있는 북아프리카의 모로코.
영화로 유명해진 카사블랑카에서 북쪽으로 3시간쯤 달리면 고대 도시의 모습을 간직한 페즈 시가 나타납니다.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미로도시'라는 별칭 답게 좁은 골목 곳곳엔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스페인에서 비행기로 2시간, 프랑스에서도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유럽 관광객들이 많이 찾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페즈시 특유의 가죽 산업.
[나탈리아·곤잘레스/스페인 여행객 : "매우 흥미로운 가죽작업장입니다. 냄새와 색깔, 제조 방법이 정말 특이합니다."]
13세기부터 들어서기 시작한 고대 건물들이며, 건물마다 내걸린 가죽들, 그리고 형형색색 염료통의 조합이 시선을 붙듭니다.
'테너리'라고 불리는 이 염색단지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비둘기와 소 등 동물의 배설물과 샤프란 같은 식물의 천연재료로 가죽을 염색합니다.
모로코 페즈 전통 가죽 염색 방식을 고수하는 테너리는 모두 세군데 있습니다. 페즈 시는 이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세계 유일의 독특한 가죽 생산 방식은 모로코 가죽을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놨습니다.
[테너리 노동자 : "증류과정을 반복합니다. 후에 좋은 조건으로 만들려면 이 물질들을 흡수할 수 있도록 윤활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액체에 흡수시킵니다."]
그러나 활기넘기는 가죽산업의 이면엔 고통도 적잖습니다.
이곳 염색 노동자들의 월급은 평균 50만원 이하.
기본 생계비 정돕니다.
색색의 염료를 담은 통에 사람이 직접 들어가 작업하기 때문에 염료가 피부에 흡착됩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생계가 더 급해 독이 오르는 등의 부작용을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더 큰 문제는 심각한 강물 오염입니다.
염색 작업 이후 남은 가축의 부산물들은 이렇게 하천에 그대로 방류돼 쓰레기로 쌓입니다.
전통적인 공정 과정에서 나온 여러 부산물들에 강의 자연 정화 능력은 사실상 멈췄습니다.
[오마르 알 위다디/교수 : "가죽잔해, 밀가루 등 이런 잔해물들이 아무리 자연친화적이라고 하더라도 자연 환경으로 직접 배출해서는 안되며 회수해야 합니다."]
페즈의 또 다른 가죽 가공 공장.
전통 방식으로는 수요와 품질을 맞출 수 없게 되자, '산업용 테너리'들이 많이 생겨났고 여러 공정을 기계화했습니다.
[아나스/산업용 테너리 사장 : "우리는 유럽에 수출합니다. 왜냐하면 근접성이 있고요, 세계 패션과 가죽 제품을 주도하는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들이 있어서입니다."]
문제는 우후죽순 생겨난 산업용 테너리들이 사용하고 난 화학약품의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독한 화학 약품들은 식수원인 강을 오염시켜 더 이상 마실 수 없는 지경까지 왔습니다.
쓰레기는 쌓여갔으며,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특히 가죽을 부드럽게 하고 염색을 쉽게 하기 위해 쓰이는 재료인 크롬이 문제가 됐습니다.
[오마르 엘 위다디/교수 : "(크롬은)일단 자연환경, 생태계에 방출되면 '생체축적' 현상을 겪게 됩니다. 크롬이 물에서 조류로, 작은 물고기로, 플랑크톤으로 이동합니다."]
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페즈 시는 가장 심각한 곳을 정화한 뒤 복개해 공원으로 만들었습니다.
크롬이 섞인 물을 정화하는 시설도 마련했습니다.
[부크라 사이디/라디프 디크롬화 정화센터 책임자 : "탈크롬화 정화조가 구현되기 전에는 크롬수가 강으로 직접 방출되었습니다. 현재 정화시설이 세워진 뒤에는 크롬의 양을 90%가량 줄일 수 있었습니다."]
공정 과정을 국제 기준에 맞추기 위해 유해물질을 분류해 관리하고, 안전판을 게시하고 작업 동선도 표시했습니다.
공장 내 정화 시설도 유럽의 기준에 맞게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일부 뿐, 수질을 원상태로 복원하기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전통 산업을 유지하고 그 명성을 이어가려는 페즈 시민들에겐 가장 큰 현안입니다.
모로코 페즈에서 우수경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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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경 기자 s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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