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장비’로 철책 감시…최전방 GOP 가보니 [주말엔]

입력 2023.04.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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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전초(General OutPost·GOP).

휴전선 철책을 지키는 육군 경계부대입니다. 보통 GOP하면 밤낮을 가리지고 않고 철책을 오가며 상태를 점검하는 장병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는 옛날 일이 된지 오래입니다.

우리 군은 2016년부터 모든 GOP 철책 근무를 '과학화 경계시스템'으로 바꿨습니다. 과거 병력 위주의 경계시스템에서 첨단장비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후 잇따른 귀순과 월북 사건 등으로 시스템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습니다.

(좌)2000년대에는 병사들이 철책 상태를 일일이 손으로 확인했다. (우)현재는 광망이 덮혀 있어 그럴 필요가 없다.(좌)2000년대에는 병사들이 철책 상태를 일일이 손으로 확인했다. (우)현재는 광망이 덮혀 있어 그럴 필요가 없다.

■ 8년차 '과학화 경계시스템'…"감지되면 바로 확인"

지난 27일 육군이 최전방 GOP의 과학화 경계시스템 운영 과정을 공개했습니다.

육군 7사단의 한 GOP 부대로, 당장 9·19군사합의 전까지만 해도 우리 초소 9백m 앞에 북한의 민경초소가 있었을 정도로 북한과 인접한 곳입니다. 이 부대에는 2015년부터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도입됐고 다음 해 이 시스템을 이용해 귀순한 북한군을 조기 식별하고 선제 대응하기도 했습니다.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감시-감지-통제'로 구성됩니다. 이 중 '감시'와 '감지'에는 각종 첨단 장비가 들어갑니다. 각종 근거리/중거리 카메라는 '감시'를 위해 사용됩니다. '감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철책을 둘러싼 광망입니다. 광신호가 계속 흐르는 광망에 무언가가 접촉해 일정값 이상 압력이 발생하거나 절단으로 신호가 끊기면 '경고'가 발생해 곧 통제실로 전송됩니다.

해당 부대가 관리하는 10여km의 철책마다 광망이 덮여있는데, 실제 광망을 구부리는 즉시 통제실로 해당 위치와 모습이 전송됐습니다.

■ 야생동물 막으려 기피제도 설치…"성능 개량은 지속된 과제"

육군은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도입된지 8년이 됨에 따라 그동안 파악된 문제점에 대한 개선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아군지역에서 철책으로 접근한 야생동물들이 광망을 고장내는 경우가 있어 철책 하단에 별도 펜스를 설치하고 기피제를 두는 방안도 마련했습니다.

과학화 경계시스템에서 가장 큰 문제는 고장으로 인한 작동 이상입니다. 2017년부터 5년 동안 육군에 공식 접수된 고장 건수만 8백 건이 넘습니다. 해당 부대는 매일 임의 지점에서 불시에 광망 센서가 잘 작동하는지 시험하고 있습니다. 또 주 1회 모든 광망 센서를 점검하고 고장이 확인되면 즉각 대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성능 개량은 필수입니다. 더 선명히, 정확히 감시할 수 있는 카메라와 더 정확히 반응하는 광망 등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방위사업청은 4,800억 원을 들여 3년 내로 수명주기와 성능을 더 높이는 개량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향후 AI 등 미래기술을 접목해 분석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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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단 장비’로 철책 감시…최전방 GOP 가보니 [주말엔]
    • 입력 2023-04-30 12:00:23
    주말엔

일반전초(General OutPost·GOP).

휴전선 철책을 지키는 육군 경계부대입니다. 보통 GOP하면 밤낮을 가리지고 않고 철책을 오가며 상태를 점검하는 장병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는 옛날 일이 된지 오래입니다.

우리 군은 2016년부터 모든 GOP 철책 근무를 '과학화 경계시스템'으로 바꿨습니다. 과거 병력 위주의 경계시스템에서 첨단장비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후 잇따른 귀순과 월북 사건 등으로 시스템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습니다.

(좌)2000년대에는 병사들이 철책 상태를 일일이 손으로 확인했다. (우)현재는 광망이 덮혀 있어 그럴 필요가 없다.
■ 8년차 '과학화 경계시스템'…"감지되면 바로 확인"

지난 27일 육군이 최전방 GOP의 과학화 경계시스템 운영 과정을 공개했습니다.

육군 7사단의 한 GOP 부대로, 당장 9·19군사합의 전까지만 해도 우리 초소 9백m 앞에 북한의 민경초소가 있었을 정도로 북한과 인접한 곳입니다. 이 부대에는 2015년부터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도입됐고 다음 해 이 시스템을 이용해 귀순한 북한군을 조기 식별하고 선제 대응하기도 했습니다.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감시-감지-통제'로 구성됩니다. 이 중 '감시'와 '감지'에는 각종 첨단 장비가 들어갑니다. 각종 근거리/중거리 카메라는 '감시'를 위해 사용됩니다. '감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철책을 둘러싼 광망입니다. 광신호가 계속 흐르는 광망에 무언가가 접촉해 일정값 이상 압력이 발생하거나 절단으로 신호가 끊기면 '경고'가 발생해 곧 통제실로 전송됩니다.

해당 부대가 관리하는 10여km의 철책마다 광망이 덮여있는데, 실제 광망을 구부리는 즉시 통제실로 해당 위치와 모습이 전송됐습니다.

■ 야생동물 막으려 기피제도 설치…"성능 개량은 지속된 과제"

육군은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도입된지 8년이 됨에 따라 그동안 파악된 문제점에 대한 개선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아군지역에서 철책으로 접근한 야생동물들이 광망을 고장내는 경우가 있어 철책 하단에 별도 펜스를 설치하고 기피제를 두는 방안도 마련했습니다.

과학화 경계시스템에서 가장 큰 문제는 고장으로 인한 작동 이상입니다. 2017년부터 5년 동안 육군에 공식 접수된 고장 건수만 8백 건이 넘습니다. 해당 부대는 매일 임의 지점에서 불시에 광망 센서가 잘 작동하는지 시험하고 있습니다. 또 주 1회 모든 광망 센서를 점검하고 고장이 확인되면 즉각 대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성능 개량은 필수입니다. 더 선명히, 정확히 감시할 수 있는 카메라와 더 정확히 반응하는 광망 등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방위사업청은 4,800억 원을 들여 3년 내로 수명주기와 성능을 더 높이는 개량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향후 AI 등 미래기술을 접목해 분석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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