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변명이 두 번 죽였다”…‘스쿨존 뺑소니’ 20년 구형

입력 2023.05.02 (21:36) 수정 2023.05.0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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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길 건너던 9살 어린이를 치어 숨지게 한 음주운전자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피해 어린이의 부모는 재판에 나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진선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초등학교 바로 앞 스쿨존에서 9살 동원 군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사고 운전자는 그대로 자신의 집까지 운전해 주차한 뒤, 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습니다.

[사고 목격자/음성변조/지난해 12월 : "차 문이 열려 있었는데 창문으로 술 냄새가 진짜 많이 났어요."]

음주 뺑소니 혐의로 기소된 가해 운전자의 1심 재판에서 검찰이 오늘(2일)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그러면서, 대법원이 스쿨존 음주 사고 양형 기준을 강화하기로 한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직 새 기준 적용 전이지만, 이런 변화를 반영해 선고해 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대법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스쿨존 음주 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내고 도주한 경우, 최대 징역 23년까지 선고할 수 있게 양형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동원 군의 아버지도 법정에 나와 직접 엄벌을 호소했습니다.

가해자가 법정에서 배수로를 과속 방지턱인 줄 알았다며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가족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 "겪지 않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고통이고요. 가족도 같이 동원이와 함께 죽은 것 같아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좀 엄벌로 다스려졌으면 하는 게 저의 생각이고요."]

가해 운전자는 최후 진술에서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 아이가 돌아올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사죄했습니다.

선고 공판은 오는 31일 열릴 예정입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김석훈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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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해자 변명이 두 번 죽였다”…‘스쿨존 뺑소니’ 20년 구형
    • 입력 2023-05-02 21:36:46
    • 수정2023-05-02 21: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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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길 건너던 9살 어린이를 치어 숨지게 한 음주운전자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피해 어린이의 부모는 재판에 나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진선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초등학교 바로 앞 스쿨존에서 9살 동원 군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사고 운전자는 그대로 자신의 집까지 운전해 주차한 뒤, 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습니다.

[사고 목격자/음성변조/지난해 12월 : "차 문이 열려 있었는데 창문으로 술 냄새가 진짜 많이 났어요."]

음주 뺑소니 혐의로 기소된 가해 운전자의 1심 재판에서 검찰이 오늘(2일)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그러면서, 대법원이 스쿨존 음주 사고 양형 기준을 강화하기로 한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직 새 기준 적용 전이지만, 이런 변화를 반영해 선고해 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대법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스쿨존 음주 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내고 도주한 경우, 최대 징역 23년까지 선고할 수 있게 양형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동원 군의 아버지도 법정에 나와 직접 엄벌을 호소했습니다.

가해자가 법정에서 배수로를 과속 방지턱인 줄 알았다며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가족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 "겪지 않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고통이고요. 가족도 같이 동원이와 함께 죽은 것 같아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좀 엄벌로 다스려졌으면 하는 게 저의 생각이고요."]

가해 운전자는 최후 진술에서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 아이가 돌아올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사죄했습니다.

선고 공판은 오는 31일 열릴 예정입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김석훈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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