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야 바뀌나”…예견된 인재 지적도

입력 2023.05.03 (07:35) 수정 2023.05.0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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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도구 등굣길 참사 이후 부산시와 부산경찰청이 어린이보호구역 안전 확보를 위해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는데요,

등·하굣길 안전을 걱정한 학교에서는 이미 지난해 "불법 주·정차 막아달라"고 구청에 공문을 보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사고가 나야 바뀌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김옥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게차에서 떨어진 원통형 화물에 부딪혀 10살 아이가 숨진 영도구 등굣길 참사.

이 업체는 어린이보호구역 안에 불법 주·정차를 한 채 안전 조치 없이 하역 작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이 사고는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평소에도 불법 주·정차로 통학로 사고를 걱정한 학교 측이 지난해 4월, 구청과 경찰에 공문을 보내 어린이 보호구역 내 주·정차 단속을 요구한 겁니다.

이후 차량 속도 표시판과 안전 울타리는 설치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불법 주·정차를 단속할 카메라는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

영도구청은 학교에서 보낸 공문에 '불법 주·정차 카메라'를 설치해 달라고 명확하게 적혀 있지 않았다고 해명합니다.

[영도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위험 요소에 불법 주·정차란 말은 있긴 한데, 직접적으로 요청 사항에 들어 있지는 않네요."]

그럼 단속은 제대로 했을까?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주·정차가 전면 금지된 지난 2021년 10월부터 지금까지 학교 밖 800m 안에서 단속한 건 한 달에 고작 5건가량에 불과합니다.

어쩌면 막을 수 있었던 참사, 참사 발생 닷새 만에야 뒤늦은 안전 대책이 쏟아졌습니다.

부산시는 어린이보호구역의 불법 주·정차 과태료를 크게 올리겠다고 했고, 경찰도 등·하교 시간대 어린이보호구역의 차량 통행금지를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회순/사고 초등학교 학부모 대표 : "이렇게 큰 사고가 나야 하나씩 (개선해) 주고 계십니다. (이제야) 이렇게 바뀌고 있습니다. 학부모로서, 영도구민으로서 너무 화가 나는 일입니다. 지금."]

청동초 학부모들은 운영위 회의 등 통해 국민청원 등 이런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게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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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고 나야 바뀌나”…예견된 인재 지적도
    • 입력 2023-05-03 07:35:24
    • 수정2023-05-03 09:18:51
    뉴스광장(부산)
[앵커]

영도구 등굣길 참사 이후 부산시와 부산경찰청이 어린이보호구역 안전 확보를 위해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는데요,

등·하굣길 안전을 걱정한 학교에서는 이미 지난해 "불법 주·정차 막아달라"고 구청에 공문을 보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사고가 나야 바뀌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김옥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게차에서 떨어진 원통형 화물에 부딪혀 10살 아이가 숨진 영도구 등굣길 참사.

이 업체는 어린이보호구역 안에 불법 주·정차를 한 채 안전 조치 없이 하역 작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이 사고는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평소에도 불법 주·정차로 통학로 사고를 걱정한 학교 측이 지난해 4월, 구청과 경찰에 공문을 보내 어린이 보호구역 내 주·정차 단속을 요구한 겁니다.

이후 차량 속도 표시판과 안전 울타리는 설치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불법 주·정차를 단속할 카메라는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

영도구청은 학교에서 보낸 공문에 '불법 주·정차 카메라'를 설치해 달라고 명확하게 적혀 있지 않았다고 해명합니다.

[영도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위험 요소에 불법 주·정차란 말은 있긴 한데, 직접적으로 요청 사항에 들어 있지는 않네요."]

그럼 단속은 제대로 했을까?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주·정차가 전면 금지된 지난 2021년 10월부터 지금까지 학교 밖 800m 안에서 단속한 건 한 달에 고작 5건가량에 불과합니다.

어쩌면 막을 수 있었던 참사, 참사 발생 닷새 만에야 뒤늦은 안전 대책이 쏟아졌습니다.

부산시는 어린이보호구역의 불법 주·정차 과태료를 크게 올리겠다고 했고, 경찰도 등·하교 시간대 어린이보호구역의 차량 통행금지를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회순/사고 초등학교 학부모 대표 : "이렇게 큰 사고가 나야 하나씩 (개선해) 주고 계십니다. (이제야) 이렇게 바뀌고 있습니다. 학부모로서, 영도구민으로서 너무 화가 나는 일입니다. 지금."]

청동초 학부모들은 운영위 회의 등 통해 국민청원 등 이런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게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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