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놀고 싶은데…” 비바람 몰아치는 어린이 날

입력 2023.05.0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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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 마음껏 뛰어놀아야 할 어린이 날, 거센 비바람이 예고됐습니다.

호우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많은 비가 쏟아지고 태풍인가 싶은 강한 바람에 높은 파도까지…
궂은 날씨 종합세트 같은 어린이날입니다.


강한 비바람은 주로 내일(4일)부터 모레 어린이날(5일) 집중됩니다.

모처럼 아이들과 야외활동을 계획하셨다면, 예보를 참고하시고 연휴 기간 가급적 일정을 조정하거나 안전한 공간에 머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 기상청, "제주 최고 400mm, 중부지방 최고 120mm 호우"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중국 남부 쪽에서 발달하고 있던 저기압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비는 오늘 제주지역을 시작으로 내일 오전엔 호남과 경남 서부, 내일 오후엔 전국으로 확대되겠습니다.

 자료제공: 기상청 (4일~6일 강수전망) 자료제공: 기상청 (4일~6일 강수전망)

그런데 이 저기압, 들어오는 동안 매우 강하게 발달합니다.

서해상으로 들어올 때 중심기압이 995헥토파스칼까지 낮아져 태풍에 맞먹는 강한 비바람을 동반할 거로 예상됩니다.

수도권 등 중부지방과 남해안, 제주지역으론 호우특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큽니다.

기상청 (4~6일 예상강우량)기상청 (4~6일 예상강우량)

예상강우량은 남해안과 제주, 지리산 부근에 50에서 150mm, 제주 산지로는 400mm가 넘는 곳도 있겠습니다. 또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으론 최고 120mm, 중부와 남부 내륙지역으론 30에서 100mm가량 비가 예보됐습니다.

특히 강한 비가 집중되는 시점은 제주와 남해안에선 내일 아침부터 모레 사이,
중부지방으론 모레 새벽부터 오후 사이 입니다.

이 지역으론 한 시간에 30mm 안팎의 세찬 비가 쏟아지는 곳도 있을 거로 예상돼 주의가 필요합니다.

■ 한여름 같은 폭우… 왜?

계절은 갓 접어든 5월 늦봄인데 마치 예보는 한여름 호우 같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저기압이 통과하는 동안 남쪽에서 불어 드는 빠른 바람, '하층 제트'입니다.

자료제공: 기상청 (제주, 남해안, 지리산 부근 강한 비 원인)자료제공: 기상청 (제주, 남해안, 지리산 부근 강한 비 원인)

위 그림을 보면 오늘 밤으로 접어들었을 때 저기압이 접근해오고 고기압이 물러나죠, 이 과정에서 기압계 사이 맞물린 흐름을 따라 남쪽 바다에서 바람이 밀려듭니다.

이 바람이 바로 '하층 제트'라고 부르는, 대기 하층에서 부는 빠르고 강한 바람입니다.

이 바람은 많은 양의 수증기를 포함하고 있는데요. 이 수증기는 비구름을 강하게 발달시키는 재료이기도 합니다.

이 따뜻하고 습한 바람과 맞부딪히는 제주도, 남해안, 지리산 부근으로 비구름이 강하게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모레(5일) 아침엔, 중부지방으로 발달한 저기압이 들어옵니다.

자료제공: 기상청 (중부지방 강한 비 원인)자료제공: 기상청 (중부지방 강한 비 원인)

이 때부터는 위 그림처럼, 저기압 북쪽의 찬 공기와 맞부딪치면서 공기가 모여들고 솟구쳐 오르면서 비구름이 강하게 발달할 거로 전망됐습니다.

여기에 남쪽에선 그 재료가 되는 수증기도 계속 공급되는 셈이니 중부지방에서도 비구름이 더욱 강해질 거로 예측된 겁니다.

■ 태풍급 강풍… "해안 지역 강풍특보"

비 못지 않게 걱정되는 건 '바람'입니다.

내일부터 제주와 서해안지역에서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합니다. 모레는 남해안과 영남동 해안지역으로도 순간 최대풍속 초속 20미터, 시속으론 70킬로미터가 넘는 '태풍급 강풍'이 예상됩니다.

수도권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에서도 순간 최대풍속 초속 15미터 안팎의 강한 바람이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내일과 모레 사이, 제주와 해안지역에는 강풍특보가 내려지겠습니다.

■ 어린이날 비바람… "이곳은 위험해요!"

어린이날인 만큼 주의가 필요한 지역을 꼼꼼히 짚어보겠습니다.

① 캠핑장·야영: 위험
이번에 예고된 비는 한여름 같은 호우입니다.

계곡과 하천 주변에 있는 캠핑장이나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건 위험합니다.
장마철만큼은 아니더라도 산간 계곡에선 하천이 순식간에 불어나 급류로 변할 수 있습니다.

혹시 불어난 하천 주변을 지나야 하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무릎 높이 이상 물이 차올랐을 때는 절대 건너선 안 됩니다. 초속 2m로 흐르는 하천을 건널 때 무릎에 작용하는 힘은 성인 남성 6명이 미는 것과 같은 수준입니다.

어른에게도 위험한데 어린아이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바닷가·저지대: 위험
저기압이 통과하는 동안 물결도 최고 4미터까지 높게 일겠습니다.

오늘 밤 제주 부근해상을 시작으로 내일은 서해와 남해상, 모레는 동해상에도 풍랑특보가 내려집니다. 이렇게 물결이 높아졌을 때, 물이 차오르는 만조시각까지 겹치면 높은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밀려들 수 있습니다.

순식간에 차오르는 높은 물결에 휩쓸릴 수 있는 만큼, 비가 잠시 그쳤다고 해도 바닷가 모래 놀이나 해안길 산책을 즐기는 건 위험합니다.

저기압의 영향이 남아있는 토요일 오전까지는 바닷가에 접근하지 말아야 합니다.

③ 항공기·선박 운항: 사전 확인
해안 지역으론 강풍특보, 모든 해상엔 풍랑특보가 내려집니다.

순간 최대풍속 초속 20 미터 이상 강풍이 예고됐는데요. 이 정도 강풍이면 항공기 운항에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사전에 결항이나 지연 여부를 확인해두어야 합니다.

해상에서도 풍랑특보가 발효될 경우 섬 지역을 오가는 선박 출항이 통제될 가능성이 큽니다.

■ 비 그치는 토요일, 일요일은 "구름 많음"

예보가 변동될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현 시점에서 저기압이 물러나는 시점은 토요일(6일) 오후입니다.

이후 연휴 마지막 날인 7일까지 전국에 구름만 다소 끼겠는데요, 이번 연휴 기간 중 이때가 나들이하기 가장 좋은 날씨가 예상됩니다.


비바람이 지난 뒤 아이들이 더 안전하고 즐겁게 뛰어놀도록 대비하는 건 어른들의 몫입니다.

사전에 배수로를 점검해 빗물이 넘쳐 침수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고, 대형크레인이나 간판 등 야외 설치물은 강풍에 쓰러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해 두어야 합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어린이날이지만 '안전'이 '최고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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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뛰어놀고 싶은데…” 비바람 몰아치는 어린이 날
    • 입력 2023-05-03 12:58:31
    취재K
바깥에서 마음껏 뛰어놀아야 할 어린이 날, 거센 비바람이 예고됐습니다.

호우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많은 비가 쏟아지고 태풍인가 싶은 강한 바람에 높은 파도까지…
궂은 날씨 종합세트 같은 어린이날입니다.


강한 비바람은 주로 내일(4일)부터 모레 어린이날(5일) 집중됩니다.

모처럼 아이들과 야외활동을 계획하셨다면, 예보를 참고하시고 연휴 기간 가급적 일정을 조정하거나 안전한 공간에 머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 기상청, "제주 최고 400mm, 중부지방 최고 120mm 호우"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중국 남부 쪽에서 발달하고 있던 저기압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비는 오늘 제주지역을 시작으로 내일 오전엔 호남과 경남 서부, 내일 오후엔 전국으로 확대되겠습니다.

 자료제공: 기상청 (4일~6일 강수전망)
그런데 이 저기압, 들어오는 동안 매우 강하게 발달합니다.

서해상으로 들어올 때 중심기압이 995헥토파스칼까지 낮아져 태풍에 맞먹는 강한 비바람을 동반할 거로 예상됩니다.

수도권 등 중부지방과 남해안, 제주지역으론 호우특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큽니다.

기상청 (4~6일 예상강우량)
예상강우량은 남해안과 제주, 지리산 부근에 50에서 150mm, 제주 산지로는 400mm가 넘는 곳도 있겠습니다. 또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으론 최고 120mm, 중부와 남부 내륙지역으론 30에서 100mm가량 비가 예보됐습니다.

특히 강한 비가 집중되는 시점은 제주와 남해안에선 내일 아침부터 모레 사이,
중부지방으론 모레 새벽부터 오후 사이 입니다.

이 지역으론 한 시간에 30mm 안팎의 세찬 비가 쏟아지는 곳도 있을 거로 예상돼 주의가 필요합니다.

■ 한여름 같은 폭우… 왜?

계절은 갓 접어든 5월 늦봄인데 마치 예보는 한여름 호우 같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저기압이 통과하는 동안 남쪽에서 불어 드는 빠른 바람, '하층 제트'입니다.

자료제공: 기상청 (제주, 남해안, 지리산 부근 강한 비 원인)
위 그림을 보면 오늘 밤으로 접어들었을 때 저기압이 접근해오고 고기압이 물러나죠, 이 과정에서 기압계 사이 맞물린 흐름을 따라 남쪽 바다에서 바람이 밀려듭니다.

이 바람이 바로 '하층 제트'라고 부르는, 대기 하층에서 부는 빠르고 강한 바람입니다.

이 바람은 많은 양의 수증기를 포함하고 있는데요. 이 수증기는 비구름을 강하게 발달시키는 재료이기도 합니다.

이 따뜻하고 습한 바람과 맞부딪히는 제주도, 남해안, 지리산 부근으로 비구름이 강하게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모레(5일) 아침엔, 중부지방으로 발달한 저기압이 들어옵니다.

자료제공: 기상청 (중부지방 강한 비 원인)
이 때부터는 위 그림처럼, 저기압 북쪽의 찬 공기와 맞부딪치면서 공기가 모여들고 솟구쳐 오르면서 비구름이 강하게 발달할 거로 전망됐습니다.

여기에 남쪽에선 그 재료가 되는 수증기도 계속 공급되는 셈이니 중부지방에서도 비구름이 더욱 강해질 거로 예측된 겁니다.

■ 태풍급 강풍… "해안 지역 강풍특보"

비 못지 않게 걱정되는 건 '바람'입니다.

내일부터 제주와 서해안지역에서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합니다. 모레는 남해안과 영남동 해안지역으로도 순간 최대풍속 초속 20미터, 시속으론 70킬로미터가 넘는 '태풍급 강풍'이 예상됩니다.

수도권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에서도 순간 최대풍속 초속 15미터 안팎의 강한 바람이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내일과 모레 사이, 제주와 해안지역에는 강풍특보가 내려지겠습니다.

■ 어린이날 비바람… "이곳은 위험해요!"

어린이날인 만큼 주의가 필요한 지역을 꼼꼼히 짚어보겠습니다.

① 캠핑장·야영: 위험
이번에 예고된 비는 한여름 같은 호우입니다.

계곡과 하천 주변에 있는 캠핑장이나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건 위험합니다.
장마철만큼은 아니더라도 산간 계곡에선 하천이 순식간에 불어나 급류로 변할 수 있습니다.

혹시 불어난 하천 주변을 지나야 하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무릎 높이 이상 물이 차올랐을 때는 절대 건너선 안 됩니다. 초속 2m로 흐르는 하천을 건널 때 무릎에 작용하는 힘은 성인 남성 6명이 미는 것과 같은 수준입니다.

어른에게도 위험한데 어린아이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바닷가·저지대: 위험
저기압이 통과하는 동안 물결도 최고 4미터까지 높게 일겠습니다.

오늘 밤 제주 부근해상을 시작으로 내일은 서해와 남해상, 모레는 동해상에도 풍랑특보가 내려집니다. 이렇게 물결이 높아졌을 때, 물이 차오르는 만조시각까지 겹치면 높은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밀려들 수 있습니다.

순식간에 차오르는 높은 물결에 휩쓸릴 수 있는 만큼, 비가 잠시 그쳤다고 해도 바닷가 모래 놀이나 해안길 산책을 즐기는 건 위험합니다.

저기압의 영향이 남아있는 토요일 오전까지는 바닷가에 접근하지 말아야 합니다.

③ 항공기·선박 운항: 사전 확인
해안 지역으론 강풍특보, 모든 해상엔 풍랑특보가 내려집니다.

순간 최대풍속 초속 20 미터 이상 강풍이 예고됐는데요. 이 정도 강풍이면 항공기 운항에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사전에 결항이나 지연 여부를 확인해두어야 합니다.

해상에서도 풍랑특보가 발효될 경우 섬 지역을 오가는 선박 출항이 통제될 가능성이 큽니다.

■ 비 그치는 토요일, 일요일은 "구름 많음"

예보가 변동될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현 시점에서 저기압이 물러나는 시점은 토요일(6일) 오후입니다.

이후 연휴 마지막 날인 7일까지 전국에 구름만 다소 끼겠는데요, 이번 연휴 기간 중 이때가 나들이하기 가장 좋은 날씨가 예상됩니다.


비바람이 지난 뒤 아이들이 더 안전하고 즐겁게 뛰어놀도록 대비하는 건 어른들의 몫입니다.

사전에 배수로를 점검해 빗물이 넘쳐 침수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고, 대형크레인이나 간판 등 야외 설치물은 강풍에 쓰러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해 두어야 합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어린이날이지만 '안전'이 '최고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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