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들의 큰 운동회’…단양 7개 학교 합동운동회

[앵커]

소멸위기에 처한 농촌에서는 초등학교 학생 수가 적어 운동회를 열기도 쉽지 않은데요.

충북 단양에서 7개 초등학교가 모여 합동 운동회를 개최했습니다.

작은 학교들의 큰 운동회를 민수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학생들이 긴 천을 손에 잡고 힘껏 펄럭입니다.

덩치가 작은 저학년 아이들이 천 위로 기어나가고, 힘겹게 반환점을 돌아오면 다음 주자가 뛰어나갑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기에 학우들과 주민들이 응원 목소리를 높입니다.

["온달 이겨라! 온달 이겨라!"]

["평강 이겨라! 평강 이겨라!"]

치열한 승부와 응원 열기로 가득한 초등학교 운동회.

[이정은/단양 대가초 6학년 : "다 같이 하는 게 오랜만이어서 더 좋았던 거 같아요. 팀들이 응원을 잘 해줘서 좋았습니다."]

참가 어린이들은 각기 다른 초등학교 학생입니다.

[이종수·최세용/단양 영춘초 5학년 : "영춘초등학교 5학년 이종수고요, 영춘초등학교 5학년 최세용이요."]

[정지혜/단양 가곡초 5학년 : "가곡초등학교 대곡분교 5학년 3반이요. 처음 보는 애들도 있어서 신기하고 재밌어요."]

충북 단양의 초등학교는 모두 10곳, 학생 수는 800여 명에 불과합니다.

이 가운데 학생 수 50명 미만인 7개 학교가 군 공설운동장을 빌려 연합 운동회를 개최했습니다.

[정기홍/단양 대강초 교장 : "(전교생) 38명이고요, 내년에는 2명 정도 입학 예정입니다. 이런 여러 친구들과 함께하는 운동회를 할 수가 없습니다."]

주민들도 운동회를 지켜보며 과거 북적였던 초등학교 운동회의 추억을 되살려 봅니다.

[채영선/단양군청년회 : "애들이 너무 밝고 명랑해서... 너무 신나고, 저도 어릴 때 놀던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3년 전 인구가 3만 명 아래로 줄어든 충북 단양군.

계속된 인구 감소로 지역 소멸 위기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초등학교 운동회 풍경까지 달라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수아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