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사실 숨기려고 방화…‘정글모’ 썼다가 덜미

입력 2023.05.04 (13:20) 수정 2023.05.0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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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 제주시 봉개동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모습(제주동부경찰서 제공)지난달 2일 제주시 봉개동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모습(제주동부경찰서 제공)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한 창고. 아무도 없는 이곳에 누군가 창문으로 불씨를 내던집니다.

몇 초가 흐르자 불씨가 화마로 변하고, 결국 창고를 집어삼키기 시작합니다.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한 제주특산품 가공공장 2층 창고에서 불이 난 건 지난달 2일 자정.

창고 1층에는 각종 기계와 가공 완제품들이 있었고, 직원 숙소였던 2층에는 각종 장부와 컴퓨터 등이 있었습니다.

이 불로 1, 2층 580㎡ 규모의 창고가 모두 불에 탔습니다. 피해액만 10억 원에 달했습니다.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얼룩무늬 정글모를 쓴 남성이 창문을 통해 불씨를 내던지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2일 제주시 봉개동에서 발생한 창고시설 화재 현장(제주소방서 제공)지난달 2일 제주시 봉개동에서 발생한 창고시설 화재 현장(제주소방서 제공)

제주동부경찰서 형사과 직원들은 사고 현장 반경 1km 이내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분석하고, 이 남성이 이용한 1톤 화물 차량을 특정했습니다.

알고 보니 해당 차량은 공장 직원이 평소 배달용으로 운행하던 차량이었습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이곳에 근무하던 50대 직원으로 특정했습니다. 이 남성이 인근 마트에서 정글모를 구매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50대 남성이 주변 마트에서 정글모를 구매하는 모습50대 남성이 주변 마트에서 정글모를 구매하는 모습

경찰 조사결과 이 남성은 최근까지 거래처로부터 법인계좌가 아닌, 제 3자 계좌로 2억 원 상당을 입금받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관련 자료들이 있던 창고를 태우려고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이 남성을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남성은 횡령 사실은 모두 인정했지만, 방화 혐의는 부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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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령 사실 숨기려고 방화…‘정글모’ 썼다가 덜미
    • 입력 2023-05-04 13:20:20
    • 수정2023-05-04 13:26:35
    취재K
지난달 2일 제주시 봉개동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모습(제주동부경찰서 제공)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한 창고. 아무도 없는 이곳에 누군가 창문으로 불씨를 내던집니다.

몇 초가 흐르자 불씨가 화마로 변하고, 결국 창고를 집어삼키기 시작합니다.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한 제주특산품 가공공장 2층 창고에서 불이 난 건 지난달 2일 자정.

창고 1층에는 각종 기계와 가공 완제품들이 있었고, 직원 숙소였던 2층에는 각종 장부와 컴퓨터 등이 있었습니다.

이 불로 1, 2층 580㎡ 규모의 창고가 모두 불에 탔습니다. 피해액만 10억 원에 달했습니다.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얼룩무늬 정글모를 쓴 남성이 창문을 통해 불씨를 내던지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2일 제주시 봉개동에서 발생한 창고시설 화재 현장(제주소방서 제공)
제주동부경찰서 형사과 직원들은 사고 현장 반경 1km 이내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분석하고, 이 남성이 이용한 1톤 화물 차량을 특정했습니다.

알고 보니 해당 차량은 공장 직원이 평소 배달용으로 운행하던 차량이었습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이곳에 근무하던 50대 직원으로 특정했습니다. 이 남성이 인근 마트에서 정글모를 구매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50대 남성이 주변 마트에서 정글모를 구매하는 모습
경찰 조사결과 이 남성은 최근까지 거래처로부터 법인계좌가 아닌, 제 3자 계좌로 2억 원 상당을 입금받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관련 자료들이 있던 창고를 태우려고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이 남성을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남성은 횡령 사실은 모두 인정했지만, 방화 혐의는 부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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