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졌는데 곧 불법?…의료계 또 다른 갈등 ‘비대면 진료’

입력 2023.05.05 (21:29) 수정 2023.05.06 (08: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에 의사와 환자 안전을 생각해 3년 전 '비대면 진료'를 시작됐습니다.

지금까지 국민 4명에 1명은 경험해봤고, 열에 아홉은 다시 이용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렇게 익숙해졌는데 곧 비대면 진료가 어렵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코로나19 때 선포했던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이제 끝낼지 논의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비상사태가 끝나면 우리나라도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 아니면 '주의'로 낮추게 됩니다.

'심각' 단계에서만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비대면 진료'의 근거가 없어지게 되는 겁니다.

이참에 의료법을 바꿔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의사와 약사들 사이에, 또 업계에서 논쟁이 이어집니다.

쟁점이 뭔지, 정새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직장인은 가벼운 감기 기운에 비대면 진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점심시간을 활용하자니 병원 대기가 길고, 퇴근 뒤엔 문 연 병원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대면진료 의사 : "(아직 잔기침이 남아있어서 진료신청을 했거든요.) 열도 다 떨어지시고 좋아지셨어요? (네네, 잔기침만 조금 남아있습니다.)"]

처방 받은 약은 회사 앞까지 배송됩니다.

[최재영/서울시 종로구 : "혼자 살다 보면 아플 때 가장 서럽잖아요.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면 걱정 없이 잠 잘 수도 있을 것 같고 생활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이런 편리함을 경험한 사람들은 비대면 진료가 지속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법제화를 놓고 관련 단체 사이의 이견이 큽니다.

우선 비대면 진료의 허용 범위.

의사들은 환자를 처음 대면해 진찰하는 첫 진료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재진부터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김충기/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 "편의를 과연 더 보장해 주는 게 환자의 의료 이용에 있어서 안전을 보장하는 것을 포기해야 할 만큼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겠냐..."]

관련 업계는 '초진'부터 허용해도 무방하다고 주장합니다.

대부분 가벼운 질환으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다는 겁니다.

[임경호/닥터나우 부대표 : "너무 잘 알려진 경증 질환이나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질환에 의해서만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쟁점은 약 배달 서비스.

이를 두고선 약사들이 강하게 반대합니다.

대형 약국만 살아남고 동네 약국은 고사할 거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정일영/대한약사회 정책이사 : "배달을 하게 유도한다든지, 아니면 큰 약국에 몰아 준다든지, 대자본과 연계된 약국으로 처방전을 보내서 거기서 배송을 하게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겠습니까?"]

이 밖에도 부작용이 큰 의약품 오남용이나 과잉 진료 등 비대면 진료 실시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촬영기자:정형철/영상편집:고응용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익숙해졌는데 곧 불법?…의료계 또 다른 갈등 ‘비대면 진료’
    • 입력 2023-05-05 21:29:03
    • 수정2023-05-06 08:50:03
    뉴스 9
[앵커]

코로나19에 의사와 환자 안전을 생각해 3년 전 '비대면 진료'를 시작됐습니다.

지금까지 국민 4명에 1명은 경험해봤고, 열에 아홉은 다시 이용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렇게 익숙해졌는데 곧 비대면 진료가 어렵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코로나19 때 선포했던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이제 끝낼지 논의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비상사태가 끝나면 우리나라도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 아니면 '주의'로 낮추게 됩니다.

'심각' 단계에서만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비대면 진료'의 근거가 없어지게 되는 겁니다.

이참에 의료법을 바꿔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의사와 약사들 사이에, 또 업계에서 논쟁이 이어집니다.

쟁점이 뭔지, 정새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직장인은 가벼운 감기 기운에 비대면 진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점심시간을 활용하자니 병원 대기가 길고, 퇴근 뒤엔 문 연 병원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대면진료 의사 : "(아직 잔기침이 남아있어서 진료신청을 했거든요.) 열도 다 떨어지시고 좋아지셨어요? (네네, 잔기침만 조금 남아있습니다.)"]

처방 받은 약은 회사 앞까지 배송됩니다.

[최재영/서울시 종로구 : "혼자 살다 보면 아플 때 가장 서럽잖아요.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면 걱정 없이 잠 잘 수도 있을 것 같고 생활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이런 편리함을 경험한 사람들은 비대면 진료가 지속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법제화를 놓고 관련 단체 사이의 이견이 큽니다.

우선 비대면 진료의 허용 범위.

의사들은 환자를 처음 대면해 진찰하는 첫 진료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재진부터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김충기/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 "편의를 과연 더 보장해 주는 게 환자의 의료 이용에 있어서 안전을 보장하는 것을 포기해야 할 만큼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겠냐..."]

관련 업계는 '초진'부터 허용해도 무방하다고 주장합니다.

대부분 가벼운 질환으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다는 겁니다.

[임경호/닥터나우 부대표 : "너무 잘 알려진 경증 질환이나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질환에 의해서만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쟁점은 약 배달 서비스.

이를 두고선 약사들이 강하게 반대합니다.

대형 약국만 살아남고 동네 약국은 고사할 거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정일영/대한약사회 정책이사 : "배달을 하게 유도한다든지, 아니면 큰 약국에 몰아 준다든지, 대자본과 연계된 약국으로 처방전을 보내서 거기서 배송을 하게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겠습니까?"]

이 밖에도 부작용이 큰 의약품 오남용이나 과잉 진료 등 비대면 진료 실시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촬영기자:정형철/영상편집:고응용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