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추락하는 롤러코스터에서 내릴수 있을까

입력 2023.05.1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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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모리는 더 빨리 추락하는 롤러코스터


메모리는 더 빨리 추락하는 롤러코스터에 비유할 수 있다. 이유는 반도체 부문별 가격 변동률에 있다. 아래 파란 메모리 반도체 가격 변동률을 보자. 높이 치솟아 좋았던 시절 말고, 그래프의 끄트머리 2023년을 보자. 바닥을 뚫고 내려갈 기세로 떨어지고 있다. 급락이 완만해지지도 않고 있다.

반면, 주황색 시스템 반도체 가격변동은 다르다. 우선 진폭이 적다. 그리고 2023년 현재, 마이너스도 아니다. 떨어지긴 했지만 플러스(+)이고, 무엇보다 살짝 반등하는 모양새도 나타난다.


그 옆 그래프도 보자. 세계 반도체를 메모리와 시스템으로 나눴을 때, 각각의 상대적 시장 크기를 볼 수 있는 막대 그래프다. 원래도 시스템 반도체 부문이 더 컸지만, 차이는 시간이 갈 수록 더 커지고 있다.

그래도 2018년에는 메모리가 시스템의 60% 안팎은 됐다. 2020년 이 비율은 45%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난해(2022년)에는 35% 수준까지 떨어졌다. 메모리 급락 추세가 지금처럼 이어진다면 올해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4조 5,80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때, 타이완의 TSMC가 여전히 10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유는 여기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기업, TSMC는 시스템 반도체를 제조하는 파운드리 세계 1위 기업이다.

즉, 2023년 경기 하강기에 삼성전자는 TSMC보다 더 빨리 추락하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 이제는 과제가 된 '메모리 의존 탈피'

메모리와 시스템으로 한정하면, 2022년 기준 한국 반도체 수출 중 메모리 비중은 63.8%다. 1분기 반도체 수출 감소 폭이 -40.9%를 기록한 이유는 여기 있다.

메모리 반도체 치중 구조로 인해 한국 경제 전체가 '반도체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KDI가 분석하는 이유다.

세계 전체로 보면 정 반대다. 세계 시장에서 메모리 비중은 30.5%로 우리의 절반에 불과하다.


만약 우리 반도체 산업이 세계 반도체 산업 전체와 같은 비율로 구성되어 있었다면, 수출 충격이 -40%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KDI가 계산해봤다. 우리 반도체 산업이 세계 반도체 산업과 같은 비율이었다면, 수출 감소 충격은 30%대 초반(31.4%)으로 뚝 떨어졌다.

TSMC와 같이 시스템 반도체만 했다면 수출 충격은 더 적었을 것이다.

■ 다행히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메모리 의존을 탈피하려면 투자해야 한다. 특히 세계 반도체 산업의 총아인 '파운드리'에서 TSMC와 경쟁하려면 시스템 반도체 투자가 지속 되어야 한다.

KDI는 '설비투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는 최근의 수출지표와 달리 큰 변동 없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래프를 보아도, 코로나 19 이후인 2020년 이후 전체 반도체 투자는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투자도 늘고 있다. 2013~2017년에는 전체 반도체 설비투자에서 시스템 관련 투자 비중은 5%에 불과했다. 이 비율이 2021년에는 35.7%까지 상승했다. 지속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투자가 늘고 있다.

시스템에 투자하고 도전하는 자체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투자가 곧 결실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투자조차 하지 않으면 가능성이 없다. 다시 말해, 투자하면 지금의 높은 메모리 의존 구조를 탈피할 가능성이 열린다.

■ "반도체 경기 저점은 2분기에서 3분기 사이"

예측 방법은 두 가지다. 우선은 반도체로 만드는 제품의 판매 추이다.

전체 수요의 60% 이상은 컴퓨터(pc/서버)와 모바일 기기가 차지한다. 교체 주기도 안정적이다. 그래서 반도체 경기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컴퓨터 교체 주기는 4~5년, 모바일 기기는 2~3년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 최근 반도체 경기가 저점에 근접했으리라는 것이 KDI의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컴퓨터는 2023년 초중반, 모바일 기기는 2~3분기 사이에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두 번째는 반도체 재고다. 과거 반도체 경기 순환을 보면 반도체 재고 정점의 3~6개월 이후 생산이 저점이었다. 최근 재고가 감소하고 있다. KDI는 이 점도 2~3분기 중에 생산의 저점이 형성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본다.

당장은 이 반도체 경기 저점이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우리 반도체 산업이 급하강과 급등을 반복하는 메모리 롤러코스터 의존도를 얼마나 더 낮추어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반도체 산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므로, 이 탈피는 반도체 산업 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산업 전체의 문제다. (반도체 수출 물량 10% 감소가 GDP를 0.78% 감소시킨다.)

*KDI 보고서*
최근 반도체경기 흐름과 거시 경제적 영향 (조가람 KDI 경제 전망실 연구위원, 정규철 KDI 경제 전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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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이 추락하는 롤러코스터에서 내릴수 있을까
    • 입력 2023-05-10 12: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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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모리는 더 빨리 추락하는 롤러코스터


메모리는 더 빨리 추락하는 롤러코스터에 비유할 수 있다. 이유는 반도체 부문별 가격 변동률에 있다. 아래 파란 메모리 반도체 가격 변동률을 보자. 높이 치솟아 좋았던 시절 말고, 그래프의 끄트머리 2023년을 보자. 바닥을 뚫고 내려갈 기세로 떨어지고 있다. 급락이 완만해지지도 않고 있다.

반면, 주황색 시스템 반도체 가격변동은 다르다. 우선 진폭이 적다. 그리고 2023년 현재, 마이너스도 아니다. 떨어지긴 했지만 플러스(+)이고, 무엇보다 살짝 반등하는 모양새도 나타난다.


그 옆 그래프도 보자. 세계 반도체를 메모리와 시스템으로 나눴을 때, 각각의 상대적 시장 크기를 볼 수 있는 막대 그래프다. 원래도 시스템 반도체 부문이 더 컸지만, 차이는 시간이 갈 수록 더 커지고 있다.

그래도 2018년에는 메모리가 시스템의 60% 안팎은 됐다. 2020년 이 비율은 45%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난해(2022년)에는 35% 수준까지 떨어졌다. 메모리 급락 추세가 지금처럼 이어진다면 올해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4조 5,80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때, 타이완의 TSMC가 여전히 10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유는 여기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기업, TSMC는 시스템 반도체를 제조하는 파운드리 세계 1위 기업이다.

즉, 2023년 경기 하강기에 삼성전자는 TSMC보다 더 빨리 추락하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 이제는 과제가 된 '메모리 의존 탈피'

메모리와 시스템으로 한정하면, 2022년 기준 한국 반도체 수출 중 메모리 비중은 63.8%다. 1분기 반도체 수출 감소 폭이 -40.9%를 기록한 이유는 여기 있다.

메모리 반도체 치중 구조로 인해 한국 경제 전체가 '반도체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KDI가 분석하는 이유다.

세계 전체로 보면 정 반대다. 세계 시장에서 메모리 비중은 30.5%로 우리의 절반에 불과하다.


만약 우리 반도체 산업이 세계 반도체 산업 전체와 같은 비율로 구성되어 있었다면, 수출 충격이 -40%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KDI가 계산해봤다. 우리 반도체 산업이 세계 반도체 산업과 같은 비율이었다면, 수출 감소 충격은 30%대 초반(31.4%)으로 뚝 떨어졌다.

TSMC와 같이 시스템 반도체만 했다면 수출 충격은 더 적었을 것이다.

■ 다행히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메모리 의존을 탈피하려면 투자해야 한다. 특히 세계 반도체 산업의 총아인 '파운드리'에서 TSMC와 경쟁하려면 시스템 반도체 투자가 지속 되어야 한다.

KDI는 '설비투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는 최근의 수출지표와 달리 큰 변동 없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래프를 보아도, 코로나 19 이후인 2020년 이후 전체 반도체 투자는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투자도 늘고 있다. 2013~2017년에는 전체 반도체 설비투자에서 시스템 관련 투자 비중은 5%에 불과했다. 이 비율이 2021년에는 35.7%까지 상승했다. 지속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투자가 늘고 있다.

시스템에 투자하고 도전하는 자체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투자가 곧 결실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투자조차 하지 않으면 가능성이 없다. 다시 말해, 투자하면 지금의 높은 메모리 의존 구조를 탈피할 가능성이 열린다.

■ "반도체 경기 저점은 2분기에서 3분기 사이"

예측 방법은 두 가지다. 우선은 반도체로 만드는 제품의 판매 추이다.

전체 수요의 60% 이상은 컴퓨터(pc/서버)와 모바일 기기가 차지한다. 교체 주기도 안정적이다. 그래서 반도체 경기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컴퓨터 교체 주기는 4~5년, 모바일 기기는 2~3년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 최근 반도체 경기가 저점에 근접했으리라는 것이 KDI의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컴퓨터는 2023년 초중반, 모바일 기기는 2~3분기 사이에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두 번째는 반도체 재고다. 과거 반도체 경기 순환을 보면 반도체 재고 정점의 3~6개월 이후 생산이 저점이었다. 최근 재고가 감소하고 있다. KDI는 이 점도 2~3분기 중에 생산의 저점이 형성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본다.

당장은 이 반도체 경기 저점이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우리 반도체 산업이 급하강과 급등을 반복하는 메모리 롤러코스터 의존도를 얼마나 더 낮추어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반도체 산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므로, 이 탈피는 반도체 산업 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산업 전체의 문제다. (반도체 수출 물량 10% 감소가 GDP를 0.78% 감소시킨다.)

*KDI 보고서*
최근 반도체경기 흐름과 거시 경제적 영향 (조가람 KDI 경제 전망실 연구위원, 정규철 KDI 경제 전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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