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쏘고 방어한 뒤 응징한다”…한국형 3축체계의 현주소는?

입력 2023.05.11 (08:03) 수정 2023.05.1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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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축 체계>
북한의 핵 ·미사일 등을 억제·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의 독자적인 능력과 태세를 총칭한다.(2022 국방백서)

'3축체계'는 킬체인-한국형미사일방어(KAMD)-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킬 체인은 북한의 핵심 표적, 즉 핵·미사일을 탐지해 사용 징후가 명백한 경우 발사 전에 공격해 제거합니다. 이른바 선제타격입니다. 한국형미사일방어는 발사돼 날아오는 다양한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해 요격하고 경보를 전파하는 복합 다층방어체계입니다. 각종 공대지미사일들이 핵심 무기입니다. 대량응징보복은 북한이 핵이나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면 압도적 전략적 능력을 바탕으로 전쟁 지도부와 핵심시설을 타격합니다. 고위력 탄도미사일과 특수부대 등이 담당합니다.

3축 체계는 또 다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방법, 즉 '확장 억제'와 차이도 있습니다. 확장 억제는 미국이 한국에게 제공하는 전략 자산을 기본으로 하는 반면, 3축체계는 우리 군의 대응 능력이 중점입니다. 확장 억제는 핵·미사일을 사용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고, 3축체계는 군사적 충돌 직전부터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확장 억제는 최근 한미 정상 간 워싱턴 선언을 통해 더욱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3축체계는 어떻게 평가되고 있을까요? 국내 국방정책을 총괄하는 한국국방연구원 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혔습니다.

■ '3축 체계' 고도화 방안은?

한국국방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6개월간 북핵대응연구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다양한 위협과 전쟁상황을 가정해 수차례 컴퓨터 모의시험까지 진행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킬체인과 KAMD로 얼마나 대응 가능할지 분석하고, 이에 따른 낙탄율까지 계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나 결과는 보안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TF에서는 확장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3축 체계의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존 킬체인은 미사일이 발사 직전 이동식 발사장비(TEL)에 실려 있을 때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갱도나 지하에서 준비 상태일 때부터 쫓을 수 있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KAMD도 현재 발사 뒤 하강 단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발사 초반부터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감시정찰 능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새로운 3축체계 수단 개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현재는 갖추지 못하고 있는 해상기반 3축 체계 도입을 언급했습니다. 또 물리적 타격뿐만 아니라 비물리적으로 북의 미사일 등을 무력화할 수 있는 사이버와 전자기스펙트럼 등을 보강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조남훈 북핵대응연구TF위원장은 "(사이버와 전자기스펙트럼은) 많은 국가가 필요성을 느끼지만 개발이 어려운 기술"이라면서도 개발될 경우 우리가 킬체인을 사용할 때 생길 국제법적인 논란을 피할 수 있어 굉장히 유용한 방안이 될 거라고 밝혔습니다.

■ "3축체계, 주변국 위협 대응에도 효과적"

3축체계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 등 주변국 대응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김윤태 국방연구원장은 "중국과 심각한 교전이 있을 때 3축 체계는 유효할 것"이라며 "국방전략을 짤 때 북한만 고려하는 것은 아니며 여러 시나리오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위원장도 "대만 문제가 일어났을 때 한반도와 주한미군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며 "다만 대만 문제 발생할 때 일어날 간접적 효과를 연구하는 것이지, 한국이 직접 참전한다거나 이런 것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최근 한일 사이 깊어지고 있는 안보협력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긍정적이었습니다.

조 위원장은 "핵 문제는 핵이 터지냐 안 터지냐가 중요하다"며 "안 터지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모든 건 플러스요소"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에 현재 없는 전자전기가 있어 북의 신호를 탐지하는데 우리보다 앞서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원장도 "초계 능력 등 상당 부분이 일본으로부터 들어오면 도움이 되는 게 틀림없다"며 군사적으로 일본의 기여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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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1 08:03:46
    • 수정2023-05-11 08: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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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축 체계>
북한의 핵 ·미사일 등을 억제·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의 독자적인 능력과 태세를 총칭한다.(2022 국방백서)

'3축체계'는 킬체인-한국형미사일방어(KAMD)-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킬 체인은 북한의 핵심 표적, 즉 핵·미사일을 탐지해 사용 징후가 명백한 경우 발사 전에 공격해 제거합니다. 이른바 선제타격입니다. 한국형미사일방어는 발사돼 날아오는 다양한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해 요격하고 경보를 전파하는 복합 다층방어체계입니다. 각종 공대지미사일들이 핵심 무기입니다. 대량응징보복은 북한이 핵이나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면 압도적 전략적 능력을 바탕으로 전쟁 지도부와 핵심시설을 타격합니다. 고위력 탄도미사일과 특수부대 등이 담당합니다.

3축 체계는 또 다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방법, 즉 '확장 억제'와 차이도 있습니다. 확장 억제는 미국이 한국에게 제공하는 전략 자산을 기본으로 하는 반면, 3축체계는 우리 군의 대응 능력이 중점입니다. 확장 억제는 핵·미사일을 사용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고, 3축체계는 군사적 충돌 직전부터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확장 억제는 최근 한미 정상 간 워싱턴 선언을 통해 더욱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3축체계는 어떻게 평가되고 있을까요? 국내 국방정책을 총괄하는 한국국방연구원 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혔습니다.

■ '3축 체계' 고도화 방안은?

한국국방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6개월간 북핵대응연구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다양한 위협과 전쟁상황을 가정해 수차례 컴퓨터 모의시험까지 진행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킬체인과 KAMD로 얼마나 대응 가능할지 분석하고, 이에 따른 낙탄율까지 계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나 결과는 보안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TF에서는 확장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3축 체계의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존 킬체인은 미사일이 발사 직전 이동식 발사장비(TEL)에 실려 있을 때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갱도나 지하에서 준비 상태일 때부터 쫓을 수 있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KAMD도 현재 발사 뒤 하강 단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발사 초반부터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감시정찰 능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새로운 3축체계 수단 개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현재는 갖추지 못하고 있는 해상기반 3축 체계 도입을 언급했습니다. 또 물리적 타격뿐만 아니라 비물리적으로 북의 미사일 등을 무력화할 수 있는 사이버와 전자기스펙트럼 등을 보강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조남훈 북핵대응연구TF위원장은 "(사이버와 전자기스펙트럼은) 많은 국가가 필요성을 느끼지만 개발이 어려운 기술"이라면서도 개발될 경우 우리가 킬체인을 사용할 때 생길 국제법적인 논란을 피할 수 있어 굉장히 유용한 방안이 될 거라고 밝혔습니다.

■ "3축체계, 주변국 위협 대응에도 효과적"

3축체계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 등 주변국 대응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김윤태 국방연구원장은 "중국과 심각한 교전이 있을 때 3축 체계는 유효할 것"이라며 "국방전략을 짤 때 북한만 고려하는 것은 아니며 여러 시나리오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위원장도 "대만 문제가 일어났을 때 한반도와 주한미군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며 "다만 대만 문제 발생할 때 일어날 간접적 효과를 연구하는 것이지, 한국이 직접 참전한다거나 이런 것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최근 한일 사이 깊어지고 있는 안보협력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긍정적이었습니다.

조 위원장은 "핵 문제는 핵이 터지냐 안 터지냐가 중요하다"며 "안 터지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모든 건 플러스요소"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에 현재 없는 전자전기가 있어 북의 신호를 탐지하는데 우리보다 앞서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원장도 "초계 능력 등 상당 부분이 일본으로부터 들어오면 도움이 되는 게 틀림없다"며 군사적으로 일본의 기여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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