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반복되는 집중호우 반지하 침수…올해는?

입력 2023.05.12 (12:41) 수정 2023.05.1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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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로 반지하 주택들이 침수돼 주민들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죠.

다음 달이면 장마철인데, 서울시가 반지하 주택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물막이판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대책으로 올해 장마철, 안전하게 넘길 수 있을까요?

친절한 뉴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여름,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명사고 등 큰 피해가 있었죠.

특히, 반지하 주택이 갑자기 물에 잠겨 집 안에 있던 일가족이 숨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올 여름도 걱정입니다.

태평양 남쪽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 등 기상이변에, 한반도 집중 호우로 대형 홍수 피해 경고도 나옵니다.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호우 피해를 막기 위해 사전 점검과 대비, 필수적인데요.

가장 취약한 곳이 바로 반지하 주택입니다.

반지하 주택 창문에 은색판이 붙어있습니다.

폭우로 불어나는 빗물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물막이판을 설치한 겁니다.

[이용주/서울 용산구건축사회 회장 : "베란다 부분에 세탁기나 여러 가지 물건들을 놓는데, 이런 부분도 잘못하면 물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쇠창살 같은 방범창은 열고 닫을 수 있게 개조했습니다.

지난해 반지하 사망사고 당시 집안이 침수됐는데도 방범창 때문에 탈출은 물론 구조도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김종수/서울 관악구청 건축과 : "(물이 차면) 주 현관문이 안 열리게 되죠. 그러면 유일한 탈출구가 창문이 돼요. 고정형 방범창이 설치되어 있으면 탈출이 불가능하니까 (열고 닫을 수 있게)..."]

하지만 주민들은. 비만 오면 밤낮이고 늘 대비해야 한다는 불안감을 쉽게 떨치지 못합니다.

[반지하주택 거주민/음성변조 : "올 여름에도 또 침수될까 봐 겁이 나네요. 이사를 가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물이 여기까지 들어오니까 다 들어온거죠 양수기 가져다가 퍼낸 거죠."]

반지하주택마다 설치된 물막이판은, 서울시가 홍수 피해 대책으로 설치한 겁니다.

장마철이 시작되는 다음 달까지 설치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인데요.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이나 노인과 아동이 거주하는 곳이 우선 대상입니다.

서울시는 전체 반지하 22만 가구 가운데 2만 가구를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나머지 20만 가구에 대해서도, 침수 위험이 높은 곳에는 물막이판 등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반지하주택 자체를 줄이는 것이 근본 대책이다'.

지난해 여름 홍수 피해 직후 서울시 발표였죠.

[오세훈/서울시장/지난해 8월 : "상습적인 침수, 한파, 사생활 침해 등을 감수하며 살아내야 하는 최악의 주거 환경을 대표하는 지하 공간은 주거 취약계층의 안전에 가장 큰 위해 요인입니다."]

이에 따라 '주거 상향' 사업도 추진합니다.

공공임대주택이나 민간임대주택에 입주하기 위한 보증금, 이주비 등을 지원해주겠단 건데, 대상은 반지하나 고시원, 비닐하우스 같은 곳에 석 달 이상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올해 서울시 반지하 주택 3천 450세대를 매입합니다.

노후도를 판단해 재건축을 하겠다는 건데요.

다세대 주택 전체 가구 절반이 동의해야 돼, 실제 현실화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냔 지적도 있습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반지하 주택이 서울에 많은 이유는 집값 때문입니다.

집값 부담이 큰 탓에 반지하에 사는 건데, 서울시 지원이 끊긴 이후의 거주 비용을 걱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지하 가구의 40% 정도는 본인이나 배우자의 소득이 없는데, 지상층과의 전세보증금 차이는 1억 원이란 조사도 있습니다.

홍수 피해로 당장 집을 떠나도, 다시 반지하방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지상으로 보금자리를 옮긴다는 꿈, 반지하 거주민들에게는 너무 멀리 있는 채 당장 올 여름을 대비해야 합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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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반복되는 집중호우 반지하 침수…올해는?
    • 입력 2023-05-12 12:41:07
    • 수정2023-05-12 13: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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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로 반지하 주택들이 침수돼 주민들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죠.

다음 달이면 장마철인데, 서울시가 반지하 주택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물막이판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대책으로 올해 장마철, 안전하게 넘길 수 있을까요?

친절한 뉴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여름,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명사고 등 큰 피해가 있었죠.

특히, 반지하 주택이 갑자기 물에 잠겨 집 안에 있던 일가족이 숨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올 여름도 걱정입니다.

태평양 남쪽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 등 기상이변에, 한반도 집중 호우로 대형 홍수 피해 경고도 나옵니다.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호우 피해를 막기 위해 사전 점검과 대비, 필수적인데요.

가장 취약한 곳이 바로 반지하 주택입니다.

반지하 주택 창문에 은색판이 붙어있습니다.

폭우로 불어나는 빗물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물막이판을 설치한 겁니다.

[이용주/서울 용산구건축사회 회장 : "베란다 부분에 세탁기나 여러 가지 물건들을 놓는데, 이런 부분도 잘못하면 물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쇠창살 같은 방범창은 열고 닫을 수 있게 개조했습니다.

지난해 반지하 사망사고 당시 집안이 침수됐는데도 방범창 때문에 탈출은 물론 구조도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김종수/서울 관악구청 건축과 : "(물이 차면) 주 현관문이 안 열리게 되죠. 그러면 유일한 탈출구가 창문이 돼요. 고정형 방범창이 설치되어 있으면 탈출이 불가능하니까 (열고 닫을 수 있게)..."]

하지만 주민들은. 비만 오면 밤낮이고 늘 대비해야 한다는 불안감을 쉽게 떨치지 못합니다.

[반지하주택 거주민/음성변조 : "올 여름에도 또 침수될까 봐 겁이 나네요. 이사를 가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물이 여기까지 들어오니까 다 들어온거죠 양수기 가져다가 퍼낸 거죠."]

반지하주택마다 설치된 물막이판은, 서울시가 홍수 피해 대책으로 설치한 겁니다.

장마철이 시작되는 다음 달까지 설치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인데요.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이나 노인과 아동이 거주하는 곳이 우선 대상입니다.

서울시는 전체 반지하 22만 가구 가운데 2만 가구를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나머지 20만 가구에 대해서도, 침수 위험이 높은 곳에는 물막이판 등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반지하주택 자체를 줄이는 것이 근본 대책이다'.

지난해 여름 홍수 피해 직후 서울시 발표였죠.

[오세훈/서울시장/지난해 8월 : "상습적인 침수, 한파, 사생활 침해 등을 감수하며 살아내야 하는 최악의 주거 환경을 대표하는 지하 공간은 주거 취약계층의 안전에 가장 큰 위해 요인입니다."]

이에 따라 '주거 상향' 사업도 추진합니다.

공공임대주택이나 민간임대주택에 입주하기 위한 보증금, 이주비 등을 지원해주겠단 건데, 대상은 반지하나 고시원, 비닐하우스 같은 곳에 석 달 이상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올해 서울시 반지하 주택 3천 450세대를 매입합니다.

노후도를 판단해 재건축을 하겠다는 건데요.

다세대 주택 전체 가구 절반이 동의해야 돼, 실제 현실화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냔 지적도 있습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반지하 주택이 서울에 많은 이유는 집값 때문입니다.

집값 부담이 큰 탓에 반지하에 사는 건데, 서울시 지원이 끊긴 이후의 거주 비용을 걱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지하 가구의 40% 정도는 본인이나 배우자의 소득이 없는데, 지상층과의 전세보증금 차이는 1억 원이란 조사도 있습니다.

홍수 피해로 당장 집을 떠나도, 다시 반지하방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지상으로 보금자리를 옮긴다는 꿈, 반지하 거주민들에게는 너무 멀리 있는 채 당장 올 여름을 대비해야 합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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