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잃기 전 부모 만났어요”

입력 2005.08.26 (20:33) 수정 2005.08.2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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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러나 이런 가슴 아픈 사연도 있습니다.
눈이 멀기 전에 부모님을 한 번만 보게 해 달라는 입양아의 이야기입니다.
⊙앵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이제는 눈까지 멀어가는 한국인 입양아가 25년 만에 친부모를 만났습니다.
이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매릴린, 한국 이름 박소연.
청각 장애를 가진 그녀는 한국인 입양아입니다.
피부색이 다른 양부모가 그녀의 귀와 입이 되어준 지 25년.
특수교육을 공부하며 밝게 살아가던 그녀에게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실명과 난청이 되는 어셔증후군이라는 또 다른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매릴린 뮐렌: 유전적으로 눈에 결함이 있어 안구가 손상되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밤엔 더 나빠집니다.
⊙기자: 희미하게 보이는 지금이라도 친부모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녀의 꿈이 몇 년 만에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한 재단의 초청으로 장애인 입양아들이 고국을 방문하는 행사에 참석하게 되면서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친부모를 만날 기회가 생겼습니다.
⊙박소연(입양아): 부모님을 만나는 날이 기대되고 만나게 돼서 기뻐요.
⊙기자: 부모님을 만나기로 한 오늘.
부모님을 만날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박 씨의 오늘 하루는 미국에서 보낸 25년보다 더 긴 시간이었습니다.
⊙박소연(입양아): 십분 남았어요.
떨려요.
⊙기자: 드디어 반가운 친부모님이 약속 장소에 다다르고.
불편한 다리로 내딛는 한발한발이 친어머니에게는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
그리고...
⊙이옥임(박소연 씨 친어머니): 소연이 맞니?
우리 소연이 맞아?
얼굴 알아보겠어?
⊙기자: 처음에는 잘 알아보지 못한 딸의 얼굴.
⊙이옥임(박소연 씨 친어머니): 우리 소연이가 이렇게 그래도 엄마를 찾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기자: 그 딸의 얼굴을 보는 순간 어머니는 기쁨과 서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옥임(박소연 씨 친어머니): 내가 죽어도 원이 없다, 소연아.
내가 누구한테 내색도 못 하고 이렇게 살았는데...
⊙박소연(입양아): 울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기자: 박 씨는 25년 동안의 그리움올 풀고 올해 미국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그녀의 기억 속에는 부모님의 모습이 또렷하게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KBS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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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력 잃기 전 부모 만났어요”
    • 입력 2005-08-26 20:10:52
    • 수정2005-08-26 21:10:34
    뉴스타임
⊙앵커: 그러나 이런 가슴 아픈 사연도 있습니다. 눈이 멀기 전에 부모님을 한 번만 보게 해 달라는 입양아의 이야기입니다. ⊙앵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이제는 눈까지 멀어가는 한국인 입양아가 25년 만에 친부모를 만났습니다. 이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매릴린, 한국 이름 박소연. 청각 장애를 가진 그녀는 한국인 입양아입니다. 피부색이 다른 양부모가 그녀의 귀와 입이 되어준 지 25년. 특수교육을 공부하며 밝게 살아가던 그녀에게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실명과 난청이 되는 어셔증후군이라는 또 다른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매릴린 뮐렌: 유전적으로 눈에 결함이 있어 안구가 손상되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밤엔 더 나빠집니다. ⊙기자: 희미하게 보이는 지금이라도 친부모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녀의 꿈이 몇 년 만에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한 재단의 초청으로 장애인 입양아들이 고국을 방문하는 행사에 참석하게 되면서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친부모를 만날 기회가 생겼습니다. ⊙박소연(입양아): 부모님을 만나는 날이 기대되고 만나게 돼서 기뻐요. ⊙기자: 부모님을 만나기로 한 오늘. 부모님을 만날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박 씨의 오늘 하루는 미국에서 보낸 25년보다 더 긴 시간이었습니다. ⊙박소연(입양아): 십분 남았어요. 떨려요. ⊙기자: 드디어 반가운 친부모님이 약속 장소에 다다르고. 불편한 다리로 내딛는 한발한발이 친어머니에게는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 그리고... ⊙이옥임(박소연 씨 친어머니): 소연이 맞니? 우리 소연이 맞아? 얼굴 알아보겠어? ⊙기자: 처음에는 잘 알아보지 못한 딸의 얼굴. ⊙이옥임(박소연 씨 친어머니): 우리 소연이가 이렇게 그래도 엄마를 찾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기자: 그 딸의 얼굴을 보는 순간 어머니는 기쁨과 서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옥임(박소연 씨 친어머니): 내가 죽어도 원이 없다, 소연아. 내가 누구한테 내색도 못 하고 이렇게 살았는데... ⊙박소연(입양아): 울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기자: 박 씨는 25년 동안의 그리움올 풀고 올해 미국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그녀의 기억 속에는 부모님의 모습이 또렷하게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KBS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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