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바이든·기시다 세 번째 회담…어디까지 협력?

입력 2023.05.17 (08: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일본 총리가 이번 주 일본 히로시마에서 다시 만납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벌써 세 번째 한미일 정상회담입니다.

핵심 의제는 '안보 협력'입니다. 대통령실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공동 위기에 대한 대응과 전략적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이 '핵협의그룹(NCG)'에 일본이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장기적으로 한미일 3국이 '핵우산 협의체'를 신설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와의 과거사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이 포함된 한미일 안보 협력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 이 문제를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한미일 3국 협력과 글로벌 중추 국가’ 공개 학술회의(국립외교원)‘한미일 3국 협력과 글로벌 중추 국가’ 공개 학술회의(국립외교원)

■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미일 안보 협력 필요"

16일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한미일 3국 협력과 글로벌 중추 국가' 공개 학술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미일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었습니다.

박영준 국방대학교 교수는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안보 상황, 미래 전쟁 가능성 등을 고려해볼 때 한미일 안보 협력은 불가피하고 필연적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는 2022년 말 현재 80~90발로 추정되고, 향후 5~10년 내 160발, 나아가 300발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박 교수는 언급했습니다. 유사시 북한은 자신들의 핵전력으로 한국의 중추부를 마비시키고 주일미군, 인도-태평양사 전력의 한반도 전개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미일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겁니다.

함형필 외교부 국방협력관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일본으로 떨어졌을 경우엔 우리가 갖고 있는 탐지 자산으로 탐지가 안 된다"면서 "당장 일본의 탐지 정보를 우리가 받아서 분석하고 대비를 구축하는 게 미사일 방어에 대한 완결성 구축하는데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와 더불어 ▲중국이 타이완에 군사력을 투입할 가능성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안보 질서가 크게 동요되고 있다는 점 등도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의 안보 협력이 필요한 이유로 꼽았습니다.

■ 한미일 이해 관계 달라…"미·중 격돌로만 정책으로 세웠다간 뒤통수"

그러나 한미일 3국이 갖고 있는 이해 관계가 다르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 미사일 정보 공유를 3국 협력 이슈로 다루면, 곧바로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MD)체계에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나온다"면서 "이 부분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 구도가 아예 굳어진 것으로 보는 시각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신각수 전 주일 대사는 "(지금의 상황을) 미·중 격돌이라고만 보고 정책으로 세우고 나갔다간 뒤통수 맞기 딱 좋은 상황이라는 것 염두에 둬야 한다"고 우려했습니다.

최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과 '탈동조화'를 추구하는 건 아니라고 언급한 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방문을 재추진하고 있는 점 등 최근 미국이 대중 관계를 '관리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신 전 대사는 "한미일 3국 체제에 너무 과부하가 걸리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안별로 한중일 외에 다양한 소다자 네트워크 구축해야 하고, 특히 국내에서 중국 반발을 우려하는 만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과 한중관계와의 양립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이문희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이문희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

이번 학술회의에선 지난 3월 외교비서관에서 물러난 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의 대화 내용이 담긴 미국의 기밀 문서가 유출돼 논란이 됐던 이문희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전 비서관이 국립외교원으로 옮긴 뒤 공개석상에서 발언을 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소장은 폐회사를 통해 "한미일 3국 협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데는 세심한 조정이 필요하다"면서 "그 밑바탕엔 국민적 공감대와 지지를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가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습니다.

그래픽: 배동희, 김서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尹·바이든·기시다 세 번째 회담…어디까지 협력?
    • 입력 2023-05-17 08:02:56
    심층K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일본 총리가 이번 주 일본 히로시마에서 다시 만납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벌써 세 번째 한미일 정상회담입니다.

핵심 의제는 '안보 협력'입니다. 대통령실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공동 위기에 대한 대응과 전략적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이 '핵협의그룹(NCG)'에 일본이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장기적으로 한미일 3국이 '핵우산 협의체'를 신설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와의 과거사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이 포함된 한미일 안보 협력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 이 문제를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한미일 3국 협력과 글로벌 중추 국가’ 공개 학술회의(국립외교원)
■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미일 안보 협력 필요"

16일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한미일 3국 협력과 글로벌 중추 국가' 공개 학술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미일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었습니다.

박영준 국방대학교 교수는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안보 상황, 미래 전쟁 가능성 등을 고려해볼 때 한미일 안보 협력은 불가피하고 필연적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는 2022년 말 현재 80~90발로 추정되고, 향후 5~10년 내 160발, 나아가 300발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박 교수는 언급했습니다. 유사시 북한은 자신들의 핵전력으로 한국의 중추부를 마비시키고 주일미군, 인도-태평양사 전력의 한반도 전개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미일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겁니다.

함형필 외교부 국방협력관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일본으로 떨어졌을 경우엔 우리가 갖고 있는 탐지 자산으로 탐지가 안 된다"면서 "당장 일본의 탐지 정보를 우리가 받아서 분석하고 대비를 구축하는 게 미사일 방어에 대한 완결성 구축하는데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와 더불어 ▲중국이 타이완에 군사력을 투입할 가능성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안보 질서가 크게 동요되고 있다는 점 등도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의 안보 협력이 필요한 이유로 꼽았습니다.

■ 한미일 이해 관계 달라…"미·중 격돌로만 정책으로 세웠다간 뒤통수"

그러나 한미일 3국이 갖고 있는 이해 관계가 다르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 미사일 정보 공유를 3국 협력 이슈로 다루면, 곧바로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MD)체계에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나온다"면서 "이 부분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 구도가 아예 굳어진 것으로 보는 시각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신각수 전 주일 대사는 "(지금의 상황을) 미·중 격돌이라고만 보고 정책으로 세우고 나갔다간 뒤통수 맞기 딱 좋은 상황이라는 것 염두에 둬야 한다"고 우려했습니다.

최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과 '탈동조화'를 추구하는 건 아니라고 언급한 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방문을 재추진하고 있는 점 등 최근 미국이 대중 관계를 '관리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신 전 대사는 "한미일 3국 체제에 너무 과부하가 걸리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안별로 한중일 외에 다양한 소다자 네트워크 구축해야 하고, 특히 국내에서 중국 반발을 우려하는 만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과 한중관계와의 양립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이문희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
이번 학술회의에선 지난 3월 외교비서관에서 물러난 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의 대화 내용이 담긴 미국의 기밀 문서가 유출돼 논란이 됐던 이문희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전 비서관이 국립외교원으로 옮긴 뒤 공개석상에서 발언을 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소장은 폐회사를 통해 "한미일 3국 협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데는 세심한 조정이 필요하다"면서 "그 밑바탕엔 국민적 공감대와 지지를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가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습니다.

그래픽: 배동희, 김서린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