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투기 목적 다분한데…국토부 “나무 보상비 다 줘라”

입력 2023.05.17 (10:33) 수정 2023.05.1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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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농업기술원은, 해당 나무들은 투기 목적이 다분하다며 보상비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그런데 국토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가 나무 보상금을 지급해주라는 행정처분을 내려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어서 박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북농업기술원은 이전지 발표가 난 이후 심은 나무들은 보상 대상에서 모두 제외시켰습니다.

투기 목적이 다분하다는 겁니다.

이에 나무를 심은 주민들이 이의를 제기했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결국, 국토교통부 산하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 행정처분을 요청했습니다.

위원회는 주민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전 사업이 인가된 2022년 5월 29일을 기준으로, 그 이전에 심은 나무는 모두 보상 대상이라는 겁니다.

사업 인가일 이후부터 개인 개발행위를 제한한다는 '토지보상법'이 근거였는데, 2017년 이전 발표 이후 사업 인가일까지 5년간 투기행위를 모두 인정해 준 셈입니다.

땅의 경우, 사업계획 공람일인 2018년이 보상 기준이 됐지만, 땅 위 지장물은 해당 규정이 없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조정흔/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감정평가사 : "(지장물에 대한) 보상기준일 자체가 명확하지가 않고, 사업인정 고시일로 되어 있다 보니까 그 이전에 일어난 투기 행위에 대해서는 잡아낼 방법이 없는 거예요."]

더 큰 문제는 이번 처분이 알려지면서 사실상 조경업자의 투기 행위가 합법화됐다는 점입니다.

[심상정/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 "결국,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공공사업에 보상을 목적으로 한 투기가 공공연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고, 그 보상은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투기를 뒷밤침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경북 농업기술원은 행정 처분에 이의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이 바뀌지 않는다면, 나무 보상에 대한 법의 허점을 악용한 투기가 잇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박가영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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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투기 목적 다분한데…국토부 “나무 보상비 다 줘라”
    • 입력 2023-05-17 10:33:39
    • 수정2023-05-17 11:12:40
    930뉴스(대구)
[앵커]

경북 농업기술원은, 해당 나무들은 투기 목적이 다분하다며 보상비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그런데 국토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가 나무 보상금을 지급해주라는 행정처분을 내려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어서 박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북농업기술원은 이전지 발표가 난 이후 심은 나무들은 보상 대상에서 모두 제외시켰습니다.

투기 목적이 다분하다는 겁니다.

이에 나무를 심은 주민들이 이의를 제기했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결국, 국토교통부 산하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 행정처분을 요청했습니다.

위원회는 주민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전 사업이 인가된 2022년 5월 29일을 기준으로, 그 이전에 심은 나무는 모두 보상 대상이라는 겁니다.

사업 인가일 이후부터 개인 개발행위를 제한한다는 '토지보상법'이 근거였는데, 2017년 이전 발표 이후 사업 인가일까지 5년간 투기행위를 모두 인정해 준 셈입니다.

땅의 경우, 사업계획 공람일인 2018년이 보상 기준이 됐지만, 땅 위 지장물은 해당 규정이 없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조정흔/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감정평가사 : "(지장물에 대한) 보상기준일 자체가 명확하지가 않고, 사업인정 고시일로 되어 있다 보니까 그 이전에 일어난 투기 행위에 대해서는 잡아낼 방법이 없는 거예요."]

더 큰 문제는 이번 처분이 알려지면서 사실상 조경업자의 투기 행위가 합법화됐다는 점입니다.

[심상정/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 "결국,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공공사업에 보상을 목적으로 한 투기가 공공연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고, 그 보상은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투기를 뒷밤침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경북 농업기술원은 행정 처분에 이의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이 바뀌지 않는다면, 나무 보상에 대한 법의 허점을 악용한 투기가 잇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박가영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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