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잦은 홍천 ‘공포의 도로’…교차로에 ‘신호등’도 없어

입력 2023.05.20 (21:27) 수정 2023.05.2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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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천에 새로 생긴 국도에서 교통 사고가 잇따라 '공포의 도로'라는 오명이 생겼습니다.

개통된 지 1년 6개월밖에 안 됐는데, 교차로에는 신호등조차 없어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홍천의 56번 국도입니다.

경사가 있는 교차로인데도 차들은 좀처럼 속도를 줄이지 않습니다.

사고가 잦은 곳임을 알리는 현수막도 걸려 있지만, 교차로에서 멈추는 차는 없습니다.

신호등이 없기 때문입니다.

[김진서/홍천군 서석면 풍암1리 : "언덕길이다 보니까. 한 80km 이상 100km씩 막 다니니까. 이 사거리에서 이게 뭐야 서행을 안 하면 이게 저 위험도가 엄청나더라고요."]

이 도로가 개통한 건 2021년 12월.

불과 1년 6개월밖에 안 됐지만, 도로 곳곳에는 사고 흔적이 여러 곳에서 확인됩니다.

마을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교차로입니다.

얼마 전 발생한 충돌 사고로 가드레일이 움푹 파여있고 차량 잔해가 방치돼 있습니다.

마을 안을 지나는 기존 국도 노선을 변경해 119억 원을 들여 새로 1.6km의 우회도로를 만들었는데, 오히려 사고를 부르는 '공포의 도로'가 된 겁니다.

도로 설계 당시 8시간 동안 차량 5백 대가 지나야 한다는 통행량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교차로에 신호등을 설치하지 않은 게 사고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도로 개통 이후, 관리 책임을 강원도도로관리사업소로 넘기는 과정에서 별도의 신호등 예산을 세울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음성변조 : "신호기 비신호로 설치하는 것이 기준에 부합하다고 저희가 판단이 돼서 (사고) 민원이 들어왔을 때에도 저희 쪽에서는 어쨌든 확보된 예산이 없었기 때문에…."]

도로 관리를 이관받은 강원도 도로관리사업소도 예산을 확보하려면 1년 이상 걸린다는 입장입니다.

주민 민원이 잇따르자 결국, 홍천군이 2억 원을 들여 교차로에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를 설치하기로 했지만, 올해 8월에나 들어설 전망입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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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고 잦은 홍천 ‘공포의 도로’…교차로에 ‘신호등’도 없어
    • 입력 2023-05-20 21:27:06
    • 수정2023-05-20 23:46:07
    뉴스9(춘천)
[앵커]

홍천에 새로 생긴 국도에서 교통 사고가 잇따라 '공포의 도로'라는 오명이 생겼습니다.

개통된 지 1년 6개월밖에 안 됐는데, 교차로에는 신호등조차 없어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홍천의 56번 국도입니다.

경사가 있는 교차로인데도 차들은 좀처럼 속도를 줄이지 않습니다.

사고가 잦은 곳임을 알리는 현수막도 걸려 있지만, 교차로에서 멈추는 차는 없습니다.

신호등이 없기 때문입니다.

[김진서/홍천군 서석면 풍암1리 : "언덕길이다 보니까. 한 80km 이상 100km씩 막 다니니까. 이 사거리에서 이게 뭐야 서행을 안 하면 이게 저 위험도가 엄청나더라고요."]

이 도로가 개통한 건 2021년 12월.

불과 1년 6개월밖에 안 됐지만, 도로 곳곳에는 사고 흔적이 여러 곳에서 확인됩니다.

마을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교차로입니다.

얼마 전 발생한 충돌 사고로 가드레일이 움푹 파여있고 차량 잔해가 방치돼 있습니다.

마을 안을 지나는 기존 국도 노선을 변경해 119억 원을 들여 새로 1.6km의 우회도로를 만들었는데, 오히려 사고를 부르는 '공포의 도로'가 된 겁니다.

도로 설계 당시 8시간 동안 차량 5백 대가 지나야 한다는 통행량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교차로에 신호등을 설치하지 않은 게 사고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도로 개통 이후, 관리 책임을 강원도도로관리사업소로 넘기는 과정에서 별도의 신호등 예산을 세울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음성변조 : "신호기 비신호로 설치하는 것이 기준에 부합하다고 저희가 판단이 돼서 (사고) 민원이 들어왔을 때에도 저희 쪽에서는 어쨌든 확보된 예산이 없었기 때문에…."]

도로 관리를 이관받은 강원도 도로관리사업소도 예산을 확보하려면 1년 이상 걸린다는 입장입니다.

주민 민원이 잇따르자 결국, 홍천군이 2억 원을 들여 교차로에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를 설치하기로 했지만, 올해 8월에나 들어설 전망입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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