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공동 참배’ 의미는?

입력 2023.05.22 (19:27) 수정 2023.05.2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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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G7 마지막 날인 어제, 한일 두 정상이 히로시마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했죠.

우리나라 대통령이 이 위령비를 찾은 것도, 한일 정상의 공동 참배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친절한 뉴스, 오승목 기자가 짚어드립니다.

[리포트]

78년 전이죠.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사망한 사람은 20만 명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히로시마에만 2만 명에서 5만 명, 나가사키까지 7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요.

생존자는 2만 명정도였는데, 만 5천 명이 우리나라로 귀국했고 5천 명은 일본에 남았습니다.

김일조 할머니는 18살에 히로시마에서 버스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김일조/일본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 : "(원자폭탄) 떨어지고선 전신이 불바다고 전신만신이 피투성이고... 지금도 이런 게 안 낫는데 온갖 약을 다 발라도 안 나아요."]

평생 동안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박동인/일본 나가사키 원폭 피해자 : "원자탄에 데인 사람은 십 년을 못 넘긴다, 이렇게 하더라고요. 이제 몇 년 살고 나면 죽는구나, 이게 신경이 쓰여 가지고..."]

1952년 이후 해마다 8월 6일이 되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는 기념식이 열립니다.

원폭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도 열리죠.

한국인 위령비는 1970년에 세워졌고, 위령제는 하루 전 날인 8월 5일에 해왔습니다.

한국인들이 중심이 돼 자체적으로 공원 밖에서 열려왔는데, 1999년이 돼서야 지금 있는 평화공원 안으로 이전 설치된 겁니다.

한편, 일본 나가사키 평화공원에는 현지 시의회 반대에 부딪혔다, 2021년에서야 한국인 위령비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이 공간을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 방문했고, 한일 정상이 함께 참배한 것도 처음입니다.

일본 총리는 두 번쨉니다.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의 사죄'라는 말 기억하시는 분들 계시죠.

오부치 게이조.

1998년 일본 총리 자격으로,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한 말인데요.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가해자는 일본, 피해자는 우리나라, 그리고 사죄라는 보다 직접적이고 분명한 표현을 한 인물입니다.

이듬해 한국인 위령비를 히로시마 평화공원으로 옮길 때 직접 헌화했습니다.

["역사 인식 관련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

얼마 전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의 말입니다.

여기에 오부치 전 총리의 말도 포함됐을 텐데, 직접 말하진 않았습니다.

원폭 피해 문제에 관해서는 일본 정치가들 중 가장 적극적인데요.

7년 전 한 이벤트도 외무상 시절 그의 작품이었습니다.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원폭 희생자위령비 앞에 섰습니다.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입니다.

[버락 오바마/당시 미국 대통령 : "우리는 두려움의 논리를 떠날 용기를 가져야 하며, 그것들(핵무기)이 없는 세계를 추구해야 합니다."]

원폭 투하에 대해 사죄하지는 않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가운데 한국인 피폭자를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버락 오바마/당시 미국 대통령 : "우리는 희생자들을 추도하기 위해 왔습니다. 수십만 명의 일본인, 수많은 한국인이 포함됩니다."]

7년 전, 오바마 대통령의 헌화도 일본에서 G7이 열렸을 때였습니다.

기시다가 총리가 돼 열린 이번 G7에서도 윤 대통령과 함께 공동 참배 행사를 진행한 겁니다.

이를 놓고 "직접적 과거사 인정이나, 진정한 사과 없는 알맹이 없는 참배"라는 지적과, '희생자 코스프레'만 하던 과거의 태도에서 벗어나, "강제징용이 있어 원폭 한국인 피해까지 있었단 사실까지 인정했다는 의미"라는 엇갈린 평가가 뒤따릅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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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공동 참배’ 의미는?
    • 입력 2023-05-22 19:27:38
    • 수정2023-05-22 19:51:58
    뉴스7(전주)
[앵커]

G7 마지막 날인 어제, 한일 두 정상이 히로시마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했죠.

우리나라 대통령이 이 위령비를 찾은 것도, 한일 정상의 공동 참배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친절한 뉴스, 오승목 기자가 짚어드립니다.

[리포트]

78년 전이죠.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사망한 사람은 20만 명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히로시마에만 2만 명에서 5만 명, 나가사키까지 7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요.

생존자는 2만 명정도였는데, 만 5천 명이 우리나라로 귀국했고 5천 명은 일본에 남았습니다.

김일조 할머니는 18살에 히로시마에서 버스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김일조/일본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 : "(원자폭탄) 떨어지고선 전신이 불바다고 전신만신이 피투성이고... 지금도 이런 게 안 낫는데 온갖 약을 다 발라도 안 나아요."]

평생 동안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박동인/일본 나가사키 원폭 피해자 : "원자탄에 데인 사람은 십 년을 못 넘긴다, 이렇게 하더라고요. 이제 몇 년 살고 나면 죽는구나, 이게 신경이 쓰여 가지고..."]

1952년 이후 해마다 8월 6일이 되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는 기념식이 열립니다.

원폭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도 열리죠.

한국인 위령비는 1970년에 세워졌고, 위령제는 하루 전 날인 8월 5일에 해왔습니다.

한국인들이 중심이 돼 자체적으로 공원 밖에서 열려왔는데, 1999년이 돼서야 지금 있는 평화공원 안으로 이전 설치된 겁니다.

한편, 일본 나가사키 평화공원에는 현지 시의회 반대에 부딪혔다, 2021년에서야 한국인 위령비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이 공간을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 방문했고, 한일 정상이 함께 참배한 것도 처음입니다.

일본 총리는 두 번쨉니다.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의 사죄'라는 말 기억하시는 분들 계시죠.

오부치 게이조.

1998년 일본 총리 자격으로,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한 말인데요.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가해자는 일본, 피해자는 우리나라, 그리고 사죄라는 보다 직접적이고 분명한 표현을 한 인물입니다.

이듬해 한국인 위령비를 히로시마 평화공원으로 옮길 때 직접 헌화했습니다.

["역사 인식 관련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

얼마 전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의 말입니다.

여기에 오부치 전 총리의 말도 포함됐을 텐데, 직접 말하진 않았습니다.

원폭 피해 문제에 관해서는 일본 정치가들 중 가장 적극적인데요.

7년 전 한 이벤트도 외무상 시절 그의 작품이었습니다.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원폭 희생자위령비 앞에 섰습니다.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입니다.

[버락 오바마/당시 미국 대통령 : "우리는 두려움의 논리를 떠날 용기를 가져야 하며, 그것들(핵무기)이 없는 세계를 추구해야 합니다."]

원폭 투하에 대해 사죄하지는 않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가운데 한국인 피폭자를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버락 오바마/당시 미국 대통령 : "우리는 희생자들을 추도하기 위해 왔습니다. 수십만 명의 일본인, 수많은 한국인이 포함됩니다."]

7년 전, 오바마 대통령의 헌화도 일본에서 G7이 열렸을 때였습니다.

기시다가 총리가 돼 열린 이번 G7에서도 윤 대통령과 함께 공동 참배 행사를 진행한 겁니다.

이를 놓고 "직접적 과거사 인정이나, 진정한 사과 없는 알맹이 없는 참배"라는 지적과, '희생자 코스프레'만 하던 과거의 태도에서 벗어나, "강제징용이 있어 원폭 한국인 피해까지 있었단 사실까지 인정했다는 의미"라는 엇갈린 평가가 뒤따릅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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