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마리 넘게 나왔어요”…신축 아파트 입주민 괴롭히는 혹파리떼

입력 2023.05.2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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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의 한 신축아파트 가구에서 곰팡이와 혹파리떼가 발견되고 있다인천 송도의 한 신축아파트 가구에서 곰팡이와 혹파리떼가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인천의 한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이 모 씨, 지난주 신발장을 보고 경악했습니다.

신발장을 비롯해 화장대, 냉장고 등 가구들이 이미 갖춰진 새 아파트였지만, 이런 붙박이 가구를 중심으로 그 틈에서 벌레가 나오기 시작한겁니다.

이 씨는 "지난주 월요일부터 벌레가 하나 둘씩 보이더니, 3일 정도 지나자 100마리 넘게 나왔다"며 괴로움을 호소했습니다.

■ '혹파리' 추정 벌레 떼로 나와…"붙박이 가구에 집중"

이 씨 집만이 아닙니다. 해당 아파트는 1,820세대 규모로 올해 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신축 아파트인데, 지난달 중순부터 붙박이 가구에서 벌레가 떼로 나오기 시작했다고 입주민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벌레의 정체는 '혹파리'로 추정됩니다. 혹파리는 주로 날씨가 따뜻해지는 4~6월 많이 나타나고, 가구의 원재료 등에 알이나 유충 상태로 있다가 성충이 되면 가구 틈을 통해 밖으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씨는 "시공사 측에서 실시한 방역과 자체적으로 실시한 방역 등 모두 2번에 걸쳐 소독했지만, 벌레는 계속 나오고 있다"며 "특히, 소독 냄새 때문에 아내와 아이는 다른 곳에 머물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벌레로 집 소독을 할 때마다 가구를 빼야하고, 일상 생활이 힘들 정도"라며 "가구를 교체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 방법인데도 불구하고, 시공사 측은 방역으로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입주민 가운데 일부는 수백만 원을 들여 붙박이 가구를 자체적으로 철거하거나, 전세 계약 파기를 요구한 세입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공사 측은 뒤늦게 특별 방역 작업을 하고 있지만, 입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추가 방역을 하는 등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 "붙박이 가구 어떻게 하나?…시공사 대응 소극적"

논란이 지속되자 시공사 측은 지난 17일 입주자 예정협의회와 만나 '혹파리 및 곰팡이 처리 계획'을 안내했습니다.


계획서에는 '혹파리 및 곰팡이 처리 방법' 과 '혹파리 및 곰팡이 발생 가구 처리 방법'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입주자들은 시공사 측이 여전히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씨는 "가구 처리 방법과 관련해 일정은 추가 협의할 예정이라고 돼 있는데, 누구랑 협의한다는 건지 구체적이지 않다"며 "시공사 측에서 선제적으로 전수조사해 가구를 교체해주는 것이 아니라 입주민이 증빙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시공사 측이 입주민의 고통을 뒤로한 채 최소한의 대응으로 넘어가려고 하는 사이 입주민들은 끔찍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신청 여부와 무관하게 곰팡이가 핀, 벌레가 나온 가구 종류 일체에 대해 전수조사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시공사 측은 "신청 세대에 한해 이번 주 중으로 방역 작업을 완료할 것"이라며 "추가 요청이 있을 경우, 방역 작업을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가구 교체를 진행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개별 대응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을 하지 못했다"며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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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2 19: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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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의 한 신축아파트 가구에서 곰팡이와 혹파리떼가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인천의 한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이 모 씨, 지난주 신발장을 보고 경악했습니다.

신발장을 비롯해 화장대, 냉장고 등 가구들이 이미 갖춰진 새 아파트였지만, 이런 붙박이 가구를 중심으로 그 틈에서 벌레가 나오기 시작한겁니다.

이 씨는 "지난주 월요일부터 벌레가 하나 둘씩 보이더니, 3일 정도 지나자 100마리 넘게 나왔다"며 괴로움을 호소했습니다.

■ '혹파리' 추정 벌레 떼로 나와…"붙박이 가구에 집중"

이 씨 집만이 아닙니다. 해당 아파트는 1,820세대 규모로 올해 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신축 아파트인데, 지난달 중순부터 붙박이 가구에서 벌레가 떼로 나오기 시작했다고 입주민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벌레의 정체는 '혹파리'로 추정됩니다. 혹파리는 주로 날씨가 따뜻해지는 4~6월 많이 나타나고, 가구의 원재료 등에 알이나 유충 상태로 있다가 성충이 되면 가구 틈을 통해 밖으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씨는 "시공사 측에서 실시한 방역과 자체적으로 실시한 방역 등 모두 2번에 걸쳐 소독했지만, 벌레는 계속 나오고 있다"며 "특히, 소독 냄새 때문에 아내와 아이는 다른 곳에 머물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벌레로 집 소독을 할 때마다 가구를 빼야하고, 일상 생활이 힘들 정도"라며 "가구를 교체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 방법인데도 불구하고, 시공사 측은 방역으로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입주민 가운데 일부는 수백만 원을 들여 붙박이 가구를 자체적으로 철거하거나, 전세 계약 파기를 요구한 세입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공사 측은 뒤늦게 특별 방역 작업을 하고 있지만, 입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추가 방역을 하는 등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 "붙박이 가구 어떻게 하나?…시공사 대응 소극적"

논란이 지속되자 시공사 측은 지난 17일 입주자 예정협의회와 만나 '혹파리 및 곰팡이 처리 계획'을 안내했습니다.


계획서에는 '혹파리 및 곰팡이 처리 방법' 과 '혹파리 및 곰팡이 발생 가구 처리 방법'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입주자들은 시공사 측이 여전히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씨는 "가구 처리 방법과 관련해 일정은 추가 협의할 예정이라고 돼 있는데, 누구랑 협의한다는 건지 구체적이지 않다"며 "시공사 측에서 선제적으로 전수조사해 가구를 교체해주는 것이 아니라 입주민이 증빙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시공사 측이 입주민의 고통을 뒤로한 채 최소한의 대응으로 넘어가려고 하는 사이 입주민들은 끔찍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신청 여부와 무관하게 곰팡이가 핀, 벌레가 나온 가구 종류 일체에 대해 전수조사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시공사 측은 "신청 세대에 한해 이번 주 중으로 방역 작업을 완료할 것"이라며 "추가 요청이 있을 경우, 방역 작업을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가구 교체를 진행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개별 대응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을 하지 못했다"며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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